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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구구·마녀사냥·탁상행정으로 산업이 피해받는 일 없어야
한지안 기자 | 승인 2019.06.20 15:55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지자체가 철강업계를 상대로 ‘조업정지 10일’ 행정처분을 내렸다. 국제적인 기준도, 해결책도 없는 상태에서 ‘블리더(Bleeder·안전밸브) 개방에 따른 오염 물질 무단 배출 행위’를 지적하고 나섰다. 해답 없는 난제를 풀라는 주문이다.

앞서 충청남도는 지난달 30일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제2고로에 대해 ‘블리더(Bleeder·안전밸브) 개방에 따른 오염 물질 무단 배출 행위’라며 조업 정지 10일 처분을 내렸다. 경상북도와 전라남도도 포스코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의 2고로에 대해 조업 정지 10일을 사전 통지하고 의견서 제출이나 청문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한국철강협회는 최근 입장문을 냈다. “조업 정지 이후 고로를 재가동한다고 해도 현재의 기술로는 안전밸브를 사용하지 않고 고로를 가동할 방법이 없다. 조업정지 처분은 국내에서 일관제철소 운영 중단을 의미한다”며 “조업정지 기간이 4~5일을 초과하면 고로 안에 있는 쇳물이 굳어 고로 본체가 균열될 수 있으며 이 경우 재가동과 정상조업을 위해서는 3개월, 경우에 따라 6개월 이상 소요될 수 있다”고 호소하는 상황이다.

고로는 한번 가동을 시작한 후 15~20년 동안 계속 쇳물을 생산하게 되는데, 1500℃의 쇳물을 다루는 고로 특성상 안전성 확보를 위해 연간 6~8회 정기적인 정비를 해야 한다. 그러나 정비를 위해 송풍 등 작업을 멈추는 과정에서 고로 내부 압력이 외부 대기 압력보다 낮아지면 외부 공기가 고로 내부로 유입되어 내부 가스와 만나 폭발할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고로 내부에 스팀(수증기)을 주입해 외부 공기 유입을 차단한다.

지자체가 지적한 안전벨브 개방은 이 때 주입된 스팀과 잔류가스를 배출하기 위해 시행된다. 그러나 이는 ‘전세계 제철소가 지난 100년 이상 진행해 온 프로세스’다. 환경문제에 민감한 다른 유럽 국가들도 고로 안전밸브의 개방을 특별히 규제하지 않고 있다.

지자체들은 이번 철강 조업정지 논란으로 ‘탁상 행정’이라는 지적을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고로 가동과 조업 과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철강 산업 압박에 나섰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편 미세먼지의 원인을 국내에서 찾겠다는 목적 하에 이뤄진 보여주기식 마녀사냥이라는 인상도 지울 수가 없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는 현재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집행정지와 행정심판을 청구한 상태다. 결과는 위원회의 판단에 달려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가 철강업계의 바람대로 별다른 피해 없이 끝나더라도, 지자체와 정부는 주먹구구식 탁상 행정이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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