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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를 향해 ‘지적’의 메시지를 던졌다. 취임 첫 해인 지난 2017년 이후 두 번째다. 김 위원장은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포용 사회라는 전제 조건을 형성하는 데 함께 해주시기를, 아니 선도해주시기를 희망한다”며 “그것이 한국 자본주의의 미래를 구하는 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이해진 GIO가 “기업은 세계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연구·개발(R&D)에 힘을 쏟고 다른 사회적 책임 부분은 사회, 정치, 학계에서 분담했으면 한다”고 말한데 따른 것이다.

이 GIO는 지난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한국사회학회·한국경영학회 공동 심포지엄에 참석해 “가령 농업시대가 끝날 쯤 트렉터가 나왔다고 치자. 농민들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으니 트렉터를 만들지 말라고 하는 게 맞겠느냐”며 기업의 어려움을 비유했다. “세계에서 경쟁하기에도 벅찬 트랙터 기술 기업에 일자리를 잃는 농민들한테 사회적 책임을 다하라고 한다면 너무 큰 부담일 것”이라는 것이다.

그는 “기업은 시대의 변화에 뒤처지지 않기도 힘든데 너무 많은 책임을 지우는 것이 아니냐”며 “기업은 연구개발과 트렌드를 따라갈 수 있도록 하는 게 맞다. 유럽에서 배운 것은 큰 회사가 나와야 규모의 경제 효과로 글로벌 경쟁에 효과적이라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졌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이 커지고 강해지도록 하는 것을 부도덕하게 보고 규제하는 것은 나라의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기업이 크다, 작다는 건 반드시 글로벌 스케일로 놓고 봐야지, 우리나라만 따로 떨어뜨려 놓으면 잘못된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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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GIO는 이날 “5조원, 10조원 규모 회사가 크다고 규제하는 게 나라에 도움이 되느냐”며 “우리는 옛날식 프레임으로 큰 회사가 나오면 규제를 하고 잡는다”고도 말했다. 공정위의 대기업집단 지정과 이에 따른 규제를 향해 ‘쓴소리’를 낸 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트랙터 회사에 농민의 일자리까지 책임지라는 것은 과도하다’는 말씀에는 원칙적으로 동의한다. 산업 정책, 적극적인 노동 시장 정책, 사회 안전망 정책을 시행하는 것은 정부의 책임”이라면서도 “그러나 정부 혼자서 잘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정부가 제한된 정책 자원을 그 일에 투입하기 위해서는 국회의 지원과 국민의 동의가 전제돼야 하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포용 사회라는 전제 조건 형성을 선도해주시기를 희망한다”며 “그것이 한국 자본주의의 미래를 구하는 길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취임 첫해인 2017년에도 이 GIO를 비판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같은 해 9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전 네이버 의장이었던 이 GIO에 대해 “네이버 정도의 기업이 됐으면 미래를 보는 비전이 필요하다”며 “스티브 잡스 전 애플 최고경영자(CEO)처럼 우리 사회에 그런 것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평했다.

네이버는 2017년 자산 규모 5조원을 넘기면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공시대상기업집단(준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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