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 2019.10.16 수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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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PW한국연맹 ‘미디어속의 양성평등을 위한 전략모색’ 세미나 개최“가부장제가 낳고 미디어가 키운 여성성 차별, 여전히 현재 진행형”
한지안 기자 | 승인 2019.06.10 16:16
사진=여성소비자신문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미디어를 통한 여성의 인권 침해 및 무분별한 사생활 노출’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세미나가 개최됐다.

전문직여성한국연맹(이하 BPW한국연맹)은 5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자유한국당 원유철 의원실과 함께 ‘미디어 속의 양성평등을 위한 전략 모색’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는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를 죄장으로 한국여성변호사회 김현아 변호사의 ‘여성관련 범죄의 현황과 법적 검토’, 서울 YWCA 여성운동국 황경희 간사의 ‘미디어의 성차별적 젠더 재현’,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변신원 교수의 대중매체 다양화와 통제 불능의 여성혐오에 대한 교육적 대응, 건국대 경찰학과 강소영 교수의 ‘미디어 속 여성대상 범죄의 쟁점과 과제’ 등을 주제로 진행됐다.

BPW한국연맹 이정희 회장은 “미디어의 성장은 양적, 질적으로 빠르게 진해오디고 그 힘과 영향력은 실로 막강하다. 반면 느리지만 서서히 전진해 온 여성인권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며 “가부장제가 낳고 언론과 미디어가 키워온 여성성에 대한 차별과 편견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디지털 기기를 사용해 여성을 불법촬영하고 이를 편집·조작·유포하는 행위, 그것이 무차별적으로 소비되는 유통 플랫폼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사이버 스토킹이나 지인 간의 단체 대화방을 통한 여성의 성희롱·성폭력 피해사건은 매일같이 뉴스로 접할 정도로 빈번하다”고 지적했다.

사진=여성소비자신문

이 회장은 “세미나에서 제안된 의견들을 잘 정리하여 관계 부처 및 법안마련을 위해 관계자들께 전달할 계획”이라며 “이런 우리의 노력과 의지가 사회 전반에 퍼져있는 성차별적 문화, 관행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깨고 양성 평등한 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지속가능한 해법을 찾아나가는 결실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여성 관련 범죄의 현황과 법적검토’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 김현아 변호사는 “미디어에 의한 인권침해에 대해 말하고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에 따르면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는 지난 10년간 가장 급격한 증가를 보인 범죄 유형이다. 전체 성폭력범죄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06년에는 3.6%에 불과했으나 2015년 24.9%급증하고 2016년 17.9%, 2017년 20.2%를 차지했다.

그는 “오늘 주제는 디지털, 미디어 등이지만 사실 여성관련 범죄는 온·오프라인이 밀접하게 관련되어있다. 스토킹의 경우 현재 우리가 처벌하는 것은 경범죄 처벌법 시행령 규정 범칙행위 및 범칙금으로만 가능하다. (스토킹의)범칙금은 8만원이다. 그러나 암표를 판매했을 때의 범칙금은 16만원”이라며 “사이버 스토킹도 심각한 문제다.

온라인에서 여성들을 따라다니며 피해를 입히는데 그치지 않고 오프라인에 까지도 영향을 미친다. 데이트 폭력의 경우 ‘불법영상물’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디지털 성폭력과 연결돼 협박의 수단으로 쓰이기도 한다. 이렇듯 우리가 ‘디지털 성범죄’라고 부르는 것은 다른 범죄들과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현행법상 형사처벌 규정을 보면 가해자 처벌은 가능하지만 피해자 보호 방법은 부족하다”며 여성을 보호하는 데이트폭력 관련 법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디지털 성범죄의 가장 큰 특징은 과학기술의 발전과 온라인이라는 공간의 특성상 빠른 확산, 무한 확산과 결합하여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한다는 것이다. 드론이 처음 개발되었을 당시 오지에 택배를 배달한다는 등 긍정적인 면이 굉장히 많이 부각됐지만 여성 인권침해 범죄를 다루는 이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많았다.

현상을 선의로 바라보지 못한다는 지적도 많이 받았지만 결국 우려했던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불법적으로 촬영한 영상물을 온라인으로 유포할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그러다보니 피해자에게는 불법영상물이 평생 가는 문제가 된다.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가 어느 순간 진심으로 참회하고 피해자의 피해회복을 위해 노력하게 될 수 있지만, 가해자가 사과하고 반성하더라도 유포된 영상물을 수거하고 삭제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과학 기술의 발달로 범죄의 수단과 방법은 진화하지만 법이 범죄 속도를 못하는 ‘입법 공백’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사진=여성소비자신문

이와 관련해 김 변호사는 “90년대 모 백화점 몰래카메라 사건의 경우 사건 발생 이후에 부랴부랴 관련 법이 만들어졌지만 그 당시에는 우리 국민들이 이렇게 빨리 컴퓨터와 스마트 폰을 갖게 될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유포 행위는 처벌하지 않고 촬영행위만 처벌하는 규정을 만들었다. 나중에 급속도로 기술이 발달하며 유포가 문제가 되니 유포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을 만들었지만, 이번에는 촬영당시 동의하지 않은 영상물만이 처벌대상이 됐다. (이 같은 이유로)이른바 ‘리벤지 포르노’로 지칭되는 연인관계의 영상물이 문제가 됐고 이후에 이를 처벌하는 규정을 다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황경희 서울YWCA 여성운동국 간사는 “성인지 관점의 미디어 모니터링을 통해 차별, 비하, 폭력, 등을 조장하는 부정적 사례를 발굴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서울YWCA는 2014년부터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과 함께 ‘대중매체 양성평등 내용분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예능·어린이 프로그램, 광고, 인터넷 언론 기사 등을 모니터링 해 질적·양적으로 분석한다.

황 간사는 “출연자의 성비를 분석해보면 거의 모든 장르에서 비슷한 형태의 결과가 나타난다. 주된 역할을 담당하는 사람이 여성보다 담성이 많다는 것”이라며 “지난 3년간 예능 오락프로그램 출연자 성비 분석결과 여성의 비율은 40%단 한차례도 넘어서지 못했다. 평균적으로 여성은 37%남성은 63%를 차지한다. 이는 광고와 어린이프로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성별 연령대를 분석해보면 여성은 주로 30대 이하의 출연자가, 남성은 30대 이상 출연자가 많이 등장한다”며 “이를 종합하면 미디어는 현실과 달리 남성을 과대 대표하고 여성은 과소 대표 하고 있다는 것이며 여성의 다양한 현실을 보여주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 간사는 또 “드라마·웹툰 등 대중매체가 성역할 고정관념을 강화시키고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한다”고 지적했다. “여성에 대한 성적대상화, 성폭력 등을 정당화한다고”는 발언도 이어졌다.

황 간사는 “최근 대한민국은 다양한 젠더 이슈로 인한 격동의 해를 보냈다. 2018년 미투운동은 문화예술계, 교육계, 정치계, 종교계 등에서의 폭로로 번졌고 우리사회의 성차별적 단면을 드러냈다”며 “시대의 흐름을 반영해 미디어에서도 주체적이고 전문적인 여성 캐릭터가 눈에 띄게 늘어났고, 성차별적 현상을 꼬집는 프로그램도 증가했다. 그러나 다른 한 편으로는 여전히 여성을 외모로만 판단하고, 남성과 여성의 영역을 나누고, 데이트 폭력을 로맨스로 그려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성 평등한 미디어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콘텐츠 제작자들을 대상으로 한 성 평등 교육 및 간담회 등을 통해 성 평등 의식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제작자의 성비 불균형, 남성중심적인 문화 등 성차별적인 방송제작 구조를 개선하는 움직임도 필요하다”며 유관 부처와 방송사의 강력한 조치를 촉구했다.

다만 그는 “그러나 사용자가 자유롭게 영상을 올리고 공유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이 늘어나면서 모든 미디어의 유해성을 검증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규제를 통한 미디어 개선 또한 한계가 존재한다”며 “성차별적 내용을 선별해내고 이를 비판하는 시청자, 이용자의 목소리가 미디어 환경개선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이를 위해 어린이, 청소년, 성인들이 미디어를 통해 접하는 내용을 선별적으로 취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도록 ‘성인지적 관점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보다 체계적으로 시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BPW는 1930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창립됐으며 UN 경제사회이사회의 1급 자문단체로 110여개의 회원국이 가입돼 있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단체다. BPW한국연맹은 1968년 BPW세계연맹에 가입했다. 외교통상부 소속 비영리사단법인으로 현재는 전국 20개의 로컬클럽에 2천여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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