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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의 핵심 생산시설인 경남 거제 옥포조선소에 대한 현장실사에 착수하지 못했다.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 등 20명으로 구성된 현장실사단은 실사 일정 첫날인 3일 오전 조선소 출입을 시도했지만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와 대우조선해양 동종사 매각반대 지역경제살리기 거제범시민대책위원회의 현장에 진입하지 못했다. 실사단은 오후에 재차 현장방문을 시도했지만 노조와 시민단체가 조선소 출입구를 전부 봉쇄하면서 철수했다.

신상기 대우조선 노조 지회장은 현대중 실사단을 향해 “현대중공업이 인수를 철회하지 않는 이상 일체 대화는 하지 않을 것이니 찾아오지 말라”고 강조했다. 이후 현대중공업이 현장 실사를 시도하면 물리적 충돌도 감수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현대중공업이 정한 옥포조선소 실사 기간은 3일부터 14일까지다. 다만 현장 실사가 필수인 것은 아니다. 현장실사를 하지 않아도 인수절차에 법적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는다.

한편 현대중공업 노조는 3일 오전 8시30분부터 회사 분할 승인에 반발하며 ‘주총 원천 무효’를 주장하기 위한 파업에 들어갔다. 노조는 이날 하루 전면 파업한 뒤 비상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통해 추가 파업 여부 및 향후 투쟁 방향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노조 측에 따르면 이날 파업에는 지난달 주총장 점거 농성 때와 같은 조합원 2000여명이 참여했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31일 울산대학교 체육관에서 해당 안건을 통과시켰다. 당초 주총은 이날 오전 10시 울산 동구 전하동 한마음회관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노조가 지난 27일부터 해당 장소를 점거해 농성을 벌이는 등 마찰이 생기면서 주총 장소가 이날 오전 울산대학교 체육관으로 긴급 변경됐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를 두고 “노조가 우리사주 지분을 3.1% 보유한 주주임에도 변경된 주총 내용 등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고 회사가 변경 내용을 알린 시간도 주총장 이동이 어려울 정도로 촉박했다”며 “우리사주조합 등 주주들의 자유로운 참석이 보장되지 않아 주주총회는 적법하지 않고, 위법한 주총에서 통과된 안건 역시 무효”라며 소송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사측은 법원이 선임한 검사인이 기존 주총 장소인 한마음회관에서 주주총회가 정상적으로 열릴 수 없다고 판단했고 검사인의 입회 하에 진행했으므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확성기와 유인물 등으로 현장에서 주총 변경 내용을 충분히 알린데다 버스 등 울산대까지 갈 수 있는 이동수단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같은 날 현대중공업 공동 대표이사인 한영석·가삼현 사장은 담화문을 내고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의 첫 관문인 물적분할을 마무리했지만 그 과정에서 적지 않은 오해와 갈등이 있었다”며 “감정에 사로잡혀 갈등을 지속해서는 안되며 이제는 화합하고 배려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수차례 밝혔듯 분할 후에도 어떠한 불이익이 없도록 하겠다는 점 다시 한 번 분명하게 약속한다”며 “단체협약 승계와 고용안정 약속도 반드시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국내·외 기업결합 심사에서 승인받을 수 있도록 힘을 모으는 것”이라며 “역량을 모아 철저히 준비하고 실행한다면 반드시 심사를 통과해 기업결합을 완수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조를 향해 “노동조합과 회사가 구성원 모두의 미래를 논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당장의 이해득실만 따질 것이 아니라 열린 자세로 합리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대안 마련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한영석·가삼현 사장은 또 “회사 분할에 대해 지역에서 많은 오해와 우려가 있었는데 이는 현대중공업이 울산에서 차지하는 무게가 그만큼 무겁고 시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며 “성공적인 물적분할과 기업결합으로 경쟁력을 높여 더 많은 고용을 창출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물적분할을 통해 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는 바탕을 마련했다”며 “새로운 50년을 위한 도전에 모두 힘을 합쳐 100년 기업의 역사를 쓰자”고 전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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