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신한카드

[여성소비자신문 김인수 기자] 육아휴직에서 복귀 후 수년간 직장 내에서 조직적인 괴롭힘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신한카드 여직원에 대해 근로복지공단이 산재를 인정했으나 관련자를 처벌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이 올라와 결과처리가 주목된다.

지난 13일 게시글이 올라온지 9일만인 22일 현재 2266명이 서명에 동참했다.

해당 게시글은 일부 내용이 국민 청원 요건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카드사 이름이 **로 처리돼 있지만 여러 언론보도로 신한카드로 알려졌다.

청원인은 “신한카드에서 14년간 근속한 직원이 3개월 반 동안 육아휴직을 쓰고 복직 이후 10년간 한 업무가 아닌 다른 새로운 업무로 이동하고 2년간 인사 고과에서 이유를 알수 없는 낮은 점수를 받았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래서 높은점수를 받기 위해서 스스로 다른 업무로 이동했는데 거기서 한참 경력 어린 후배의 지도 지시를 받는 업무를 하고, 기피 업무를 주고 인신공격을 하는 등 조직적인 왕따에 시달리다 자살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또 “육아 휴직을 하는 것은 사람이 죽을 정도로 괴롭힘 당해도 되는 잘못을 저지르는 거냐”면서 “아이를 낳고서도 커리어를 이어가겠다는 것이 죽어도 되는 대단한 욕심을 부린나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이렇게 육아 휴직 하나 제대로 쓰지 못하는 나라에서 어떻게 아이를 낳을수 있겠냐”면서 “이런 일이 앞으로는 일어나지 않도록 신한카드에 대한 조사 및 관련자 처벌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더불어 올 7월에 시행된다는 직장 내 왕따 방지법으로는 육아 휴직 후 있는 인사 차별을 방지하기에는 부족할수 있기에 육아 휴직자를 차별하는 기업에 불이익을 줄 수 있는 법률 제정을 청원한다”고 말했다.

업계와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고인이 된 여직원 A씨는 당시 LG카드 시절인 2000년 고졸특채 게약직으로 입사한 후 능력을 인정받아 정규직으로 전환됐고, 근속 10년이 되던 2010년에 본사로 발령받았다.

‘카드심사’가 주업무이던 A씨는 입사 14년 만인 2014년 5월부터 9월까지 약 3개원 반 육아휴직을 다녀온 후 돌연 ‘자동차 대출업무’로 바뀌었다. 하지만 A씨는 예전과 다름없이 성실히 일했지만 지점장은 인사고과에서 2년 연속 C를 줬다. 입사후 한번도 받아본 적이 없는 등급이었다. 평가 근거는 ‘상대평가’라는 것이었다.

이에 A씨는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 방식의 센터 발령을 자청했다. 문제는 여기서도 발생했다. 대리급인 A는 사원급인 후배 직원에게 6개월간 교육과 업무지시를 받아야 했다. 신한카드 측은 “업무 숙련도에 따라 하위직급이 팀장을 하기도 한다”고 해명했다.

A씨에게는 파견직 직원을 해고하는 업무 등 기피업무가 주어지기도 했다. 게다가 돼지라는 소리를 듣는 등 외모지적질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스트레스를 받던 A씨는 2015년 1월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다.

신한카드 측은 “내부조사 결과 직장내 괴롭힘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4월 A씨를 산재로 인정했다. A씨가 고인이된 지 1년 만이다.

공단은 ▲복직 후 근무장소 및 직무가 변경된 점 ▲정신과 의무기록에서도 업무 관련 애로사항을 호소한 점 ▲업무 체계에 대한 불만과 갈등으로 업무상 스트레스를 호소한 점 ▲지속적으로 낮은 인사고과를 받고 승진에서 누락된 점 등 이유에 의한 스트레스로 정신적 이상상태에서 자살에 이르렀다는 것으로 판정했다.

다만 근로복지공단은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서는 “입증할 만한 객관적인 근거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인수 기자  kis@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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