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홍원호기자] 법원이 네이트-싸이월드 이용자 약 3500만명의 개인정보를 해킹당한 SK커뮤니케이션즈(SK컴즈)에 대해 소송을 제기한 피해자 1인당 2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서울 서부지법 민사12부(배호근 부장판사)는 15일 해킹 피해자 2881명이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SK컴즈에게 원고 1인당 2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다.

다만 재판부는 원고들이 이스트소프트, 시만텍코리아, 안랩 등 보안 업체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는 기각했다.

재판부는 "SK컴즈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회원들의 개인정보를 보호할 의무가 있는데, 이 의무를 위반해 해킹사고를 방지하지 못했다"며 "그로 인해 원고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정신적 손해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총 3495만4887명의 개인정보가 10G의 크기로 외부망으로 유출됐는데, 대용량의 개인정보가 새벽에 파일로 생성되고 여러 단계의 내부망을 거쳐 외부로 전송되는 것은 통상적이지 않은 형태의 작업인데도 SK컴즈의 침입탐지시스템은 이를 이상 징후로 탐지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해커는 공개용 알집을 사용하는 컴퓨터에 악성 파일을 감염시켰는데, 공개용 알집은 외부 서버와 실시간으로 연결돼 있어서 기업용 알집에 비해 보안상 취약하다"며 "기업용 알집을 사용했더라도 동일한 수준의 해킹사고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SK컴즈는 개인정보 접근 권한이 있는 컴퓨터에서 보안상 취약한 FTP 서비스를 제공했으며, DB 관리자는 업무수행 후 로그아웃을 하지 않았고 자동 로그아웃 설정도 하지 않아 새로운 일회용 비밀번호(OTP)를 구하지 않고도 DB 서버에 접근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해킹 피해자들은 2011년 7월 해킹 사건이 발생하자 인터넷 카페를 개설, SK컴즈와 보안업체를 상대로 여러 건의 집단소송을 제기했지만 최근 잇따라 패소했다. 이번 소송은 피해자들이 SK컴즈를 상대로 낸 집단소송에서 승리한 첫 사례다.

SK컴즈는 판결문을 받아 본 후 항소 결정 및 공식적인 입장을 전달할 방침이다.

 

홍원호 기자  hongfire@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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