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김윤환기자] ‘골목상권’ 논란 가운데, 롯데의 지하철 상권 과점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 계열 편의점 브랜드인 세븐일레븐은 현재 지하철 5~8호선 역사에 약 70여 개의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롯데는 자사의 커피브랜드인 엔제리너스까지 함께 입점하고 있어 역사 내 중소 커피전문점 상인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

2007년 세븐일레븐은 서울도시철도공사가 낸 ‘역 구내 편의점 운영사업자 선정 사업’에 입찰해 5년간 단독 입점 사업권을 부여받았다.

하지만 이 사업은 출발부터 지하철 매점상인들의 반발을 받았다. 지하철 검표기 안팎에 위치한 소형매점 상인들은 모두 저소득층이었기 때문이다.

‘서울시 공공시설 내의 신문, 복권판매대, 매점 및 식음료용 자동판매기 설치 계약 조례’에 따르면 지하철 역사 내에서 매점 등을 운영할 수 있는 사업자 자격은 기초생활수급대상자이면서, 장애인(1~2급), 65세 이상, 모·부자 가정, 독립유공자 가정이어야 한다.

공사가 2007년 진행한 ‘역 구내 편의점 운영사업자 선정 사업’은 애초에 대기업이 운영하고 있는 편의점을 입찰대상으로 하고 있어 서울시 설치 계약 조례에 정면으로 대치된다. 그러나 공사는 이를 밀어 붙였고, 롯데가 사업권을 따내면서 편의점이 지하철 역마다 입점하게 된 것이다.

현재 세븐일레븐은 지하철 내 5호선 47개 매장, 6호선과 8호선 50개 매장, 1~4호선 21개 매장, 부산지하철 18개 등 총 137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서울도시철도공사와의 재입찰을 통해 2017년까지 추가 운영권까지 따냈다.

최근 롯데는 편의점만이 아니라 자사의 커피전문점 브랜드 엔제리너스까지 입점하고 있다. 이러한 점포는 경쟁입찰 방식이기 때문에 대자본을 보유한 롯데가 유리하다

이미 2~4호선에 자리를 잡고 있는 중소브랜드 커피전문점들은 엔제리너스 입점소식에 불안에 떨고 있다.

한 상점 관계자는 “롯데가 역사 내 편의점에 이어 커피 사업까지 가세하면서 싹쓸이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900~1000원에 판매되고 있는 저렴한 커피 전문점이 언제 거대자본에 밀릴지 알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윤환 기자  heoju@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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