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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3기 신도시 발표...미분양 우려·주민 반발 등 험로 예상
한지안 기자 | 승인 2019.05.15 15:45
사진제공=뉴시스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정부가 3기 신도시 지정을 확정하면서 침체된 건설경기가 다시 살아날지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건설사들은 주택을 공급할 택지지구가 늘어나는 만큼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경기침체에 따른 미분양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편 기존 1,2기 신도시 주민들은 집회를 열거나 국민청원을 올리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라 진통이 예상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7일 오전 남양주 왕숙과 하남 교산, 인천 계양에 이어 고양 창릉, 부천 대장 등 5곳을 3기 신도시로 최종 확정했다.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르면 내년부터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86곳에 주택 30만호를 순차적으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신도시 5곳 17만3000호, 중규모 택지 20곳 9만1000호, 소규모 택지 61곳 3만6000호 등이 예정되어 있다. 중·소 규모 택지는 내년부터, 신도시는 2020년 지구지정, 2021년 지구계획 등을 거쳐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분양에 들어간다.

3기 신도시의 경우 부지 5곳을 모두 합해 총 3274㎡에 17만3000호를 공급한다. 구체적으로 남양주 왕숙은 1134만㎡에 6만6000호, 고양 창릉은 813만㎡에 3만8000호, 하남 교산은 649만㎡에 3만2000호, 부천 대장은 343만㎡에 2만호, 인천 계양은 335만㎡에 1만7000호가 들어설 예정이다.

국토부는 공급 물량을 확대함으로써 집값 안정을 유도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또 2기 신도시와 달리 서울 접근성을 높이고 추가 교통 대책을 마련해 도심까지 30분 이내에 출퇴근 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자족기능을 살리기 위해 제1판교 테크노밸리의 11.1배에 이르는 553만㎡를 자족용지로 계획했다.

한편 국토부의 이같은 계획에 건설업계에서는 “3기 신도시가 조성되면 일거리가 늘어난다”며 경기 부양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한편 “업계에 적용되는 규제가 그대로라 3기 신도시 계획만으로 건설경기가 반등하기엔 어렵다”는 의견이 동시에 나온다. 2기 신도시 분양이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 미분양을 우려하는 의견도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민간택지 개발 분양이 어려워 물량이 적은 공공택지로 몰리는 상황이었다”며 “3기 신도시 계획 조성으로 일거리가 늘어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우선 규제 해소가 필요하다”며 “현재 건설업계를 둘러싼 규제가 너무나 많은 데다 3기 신도시 입찰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경기에 즉각적인 반응이 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일각에선 “아직 2기 신도시 분양도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기존 신도시 주민들의 반발과 토지 보상, 교통체계 구축 등 아직 살펴볼 거리가 산더미”라며 “2기 신도시 분양상황이 어떻게 될 지도 지켜봐야 한다. 3기 신도시에서도 미분양이 발생하면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발도 거세다. 지난 14일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계양에서 신도시 개발사업과 관련된 주민설명회가 열릴 예정이었으나 일부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앞서 12일에는 파주 운정·고양 일산 지역 주민들이 반대 집회를 열어 모이기도 했다. 이들은 18일 2차 집회도 예고한 상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14일 오후 계양구청 대강당에서 ‘인천계양 테크노밸리 공공주택지구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설명회’를 개최할 계획이었으나 주민 100여명의 입구 봉쇄로 무산됐다.

이날 설명회에는 인천 계양 주민뿐만 아니라 하남 교산, 남양주 왕숙 등 3기 신도시 주민들로 구성된 ‘전면 백지화 연합대책위원회(연합대책위)’와 검단신도시 입주자 총연합회 관계자도 참석했다.

당초 LH는 이날 설명회에서 주민들에게 토지이용구상 기본방향 등을 제시한다는 계획이었다. LH가 배포한 설명회 자료에 따르면 사업 추진시 인근 주거지역과 하천환경에 미치는 환경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굴포천 변 완충공간을 확보하고 인근에 위치한 동양지구 등 주거지의 비산먼지나 소음발생 대책을 수립할 예정이다.

사진제공=뉴시스

그러나 주민들은 정부가 그린벨트를 법이 아닌 지침으로 개발하겠다고 나서는 등 주민 의견을 수렴할 생각없이 설명회를 밀어붙이고 있다며 입구를 봉쇄했다. “계양 테크노밸리 공공택지지구 90% 이상이 환경 1·2등급인 그린벨트라 법적으로 개발이 불가능한 데도 불구하고 정부가 이를 무시하면서까지 급하게 개발 사업을 진행하려고 한다”는 주장이다. 이날 설명회는 주민센터를 찾은 LH·국토교통부 관계자와 주민들의 갈등으로 시작 예정시간인 2시를 5분 넘겨 무산됐다.

당현증 인천계양 대책위원장은 이날 “주민 반발이 심하기 때문에 이번 설명회는 무산시키는 것으로 하고 이번주 3기 신도시에서 진행되는 주민설명회가 모두 끝나면 국토부와 한 차례 면담을 가지고 향후 일정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김규철 국토부 공공주택추진단장은 “연합대책위와 면담을 진행하면서 신뢰관계가 생기고 있다”며 “대책위라는 소통채널이 있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만나서 의견 주고받고 소통하면서 풀어나겠다”고 설명했다.

검단신도시 입주자 총연합회 이태준 공동대표는 “2기 신도시를 아직 마무리하지도 않았으면서 3기 신도시를 바로 옆에 만들어서 2기 신도시를 고사시키려고 한다”며 “정책에 일관성이 없기 때문에 이 부분은 반드시 처리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토부 발표 이후 고양시 일산과 파주시 운정 등 기존 1, 2기 신도시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이들은 지난 12일 오후 파주 운정행복센터 앞에서 집회를 개최한 이후 오는 18일 일산 호수공원에서의 2차 집회를 예고했다.

12일 집회에서 운정신도시연합회는 성명서를 내고 “운정신도시 주민들은 10년 전 아파트 최초 분양가 이상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라며 “아파트 분양가 가격만이라도 제발 회복해서 재산상의 큰 손해만 보지 않으면 그동안의 피눈물을 감수하며 만족한다는 주민이 대부분인데 국가 정책에 순응한 댓가를 정부의 3기 신도시 지정 발표로 똑똑히 보았다”고 밝혔다.

일산신도시 연합회 관계자는 13일 “국회의원과 시장이 모두 민주당인 고양시와 파주시 주민들이 정부의 정책에 순응해 온 결과를 똑똑히 경험한 만큼 앞으로 행동하는 모습을 보이겠다”며 “18일 호수공원 2차 집회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결의를 다지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3기 신도시 고양지정, 일산신도시에 사망선고-대책을 요구합니다’ 청원에는 15일 오후 16,507명이 참여한 상태다. 이들은 청원을 통해 “국토부에서 발표한 3기신도시 지정은 일산신도시에 사망선고와 다름이 없다”며 “지어진지 30년이 다 되어가는 일산신도시는 과밀억제권역으로 묶여 이렇다 할만한 일자리 없이 베드타운으로 전락했다”고 호소했다.

이 외에 고양 창릉 3기신도시 지정으로 일산·파주가 배드타운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는 청원이 이어지고 있다.

일산지역 주민들은 도시가 지어진지 30여년이 경과해 노후화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 교통망 및 자족기능이 구축되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아직 일부 지역의 분양이 끝나지 않은 파주 운정의 경우 인근 고양 창릉에 신도시를 지정하면 집값 하락을 피해갈 수 없을 거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검단지역 주민들 사이에선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돼 있는 상황에서 부천 신도시에 대규모 주택이 공급되면 공급 과잉이 악화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 청원자는 “수요가 많아 가격이 급등하고 불안정해지는 강남, 서울의 집값을 잡기 위해 3기 신도시를 발표했고 이것 자체는 나쁘지 않다”며 “다만 이로 인해 고통을 받을 수 있는 지역에 대한 대책을 먼저 수립하고 진행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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