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글로벌 5개국서 '파운드리 포럼 2019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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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5월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를 시작으로 10월까지 중국 상하이, 서울, 일본 도쿄, 독일 뮌헨 등 도시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19'를 개최한다. 지난달 25일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글로벌 비메모리반도체 시장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한 만큼 현재 파운드리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대만 TSMC를 따라잡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한편 '반도체2030' 사업 비전을 작접 주도하는 만큼 이재용 부회장이 포럼에 참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도체 산업은 크게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비메모리 반도체로 나뉜다. 비메모리 반도체는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 스마트폰의 두뇌로 불리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이미지센서 등 시스템 반도체와 위탁생산을 뜻하는 파운드리 등을 포함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비메모리 분야 점유율은 전체 시장의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분야에 뛰어드는 이유는 메모리 반도체의 부침과 연관되어있다. 메모리 반도체는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이지만, 가격 변화가 심해 경기 상황에 큰 영향을 받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 호황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분기마다 경신했다. 그러나 올해 1분기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0% 이상 감소했다.

메모리 반도체가 전체 반도체 산업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점도 비메모리 반도체 육성이 필요한 이유다. 세계 반도체 시장의 70%가 비메모리 분야다. 업계에서는 향후 해당 메모리보다 비메모리 분야의 수요가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있다.

한국은행이 발간한 ‘세계 반도체 시장의 호황 배경 및 시사점’에 따르면 2017년 기준 메모리 시장 규모는 1240억달러(약 138조원), 비메모리 시장은 2882억달러(322조원)이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올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가 지난해 (1651억달러)보다 약간 줄어든 1645억달러(184조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전체 반도체 시장은 비메모리 반도체 부문 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4780억달러(534조)에서 4901억달러(547조)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모바일 프로세서와 모뎀칩, 이미지센서 등의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경쟁력을 쌓았지만 파운드리 사업에서는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을 들었다. 현재 해당 시장 점유율은 대만업체 TSMC가 1위다.

이번 파운드리 포럼은 고객, 파트너사, 전문가 등을 초청해 삼성전자의 기술과 향후 개발·투자 로드맵 등을 설명하는 자리로 계획됐다. 지난달 16일 극자외선(EUV)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힌 `5나노 공정`과 '7나노 EUV 공정' 제품 출하, 내년 본격 가동할 화성 EUV 생산라인 등을 소개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개발한 차세대 '5나노 공정'은 셀 설계 최적화를 통해 기존 7나노 공정 대비 로직 면적을 25% 줄일 수 있다.

이번 행사에는 정은승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장, 권상덕·정기태 파운드리 기술개발실 연구위원, 박재홍 파운드리 디자인 플랫폼 개발실장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한편 반도체 산업은 최근 정부의 관심이 높은 분야다. 반도체 수출이 전체의 20%를 담당하고 있는데다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업황에 따라 실적차가 크게 벌어지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30일 기업들의 시스템반도체 도전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산업 생태계 육성에 나서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경기 삼성 화성사업장 부품연구동(DSR·Digital Solution Research)에서 열린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 참석했다. 지난해 7월 인도 순방 당시 노이다 현장을 방문한 뒤로 두 번째 삼성전자 공장 방문이다. 국내 삼성 공장은 취임 후 처음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메모리 반도체에 이어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도전하는 기업을 지원해 종합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그는 "우리가 메모리반도체 시장에 뛰어들었을 때 세계는 우리가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지만 보란 듯이 성공했다"며 "1983년 64킬로 디램을 개발하며 자신감을 가졌고, 1992년에는 세계 최초 64메가 디램 개발에 성공했다. 이후에는 연달아 세계 최초 제품을 선보이며 2002년 이래 현재까지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목표는 분명하다"며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는 세계 1위를 유지하는 한편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분야 세계 1위, 팹리스 분야 시장점유율 10%를 달성해 종합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파운드리(위탁생산) 세계 1위로 도약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밝혔다"며 "원대한 목표 설정에 박수를 보내며 정부도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 산업통상자원부는 팹리스(설계전문기업)와 파운드리 분야 모두에서 세계 선두권으로 도약하기 위한 계획을 담은 '시스템반도체 비전과 전략'을 발표했다. 재정·금융·세제 지원과 인적자원 투자를 통해 반도체 설계부터 생산까지 이뤄지는 생태계를 국내에 구현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이 부회장은 "메모리에 이어서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당부하신 대로 확실히 1등을 하도록 하겠다"며 "굳은 의지와 열정, 그리고 끈기를 갖고 꼭 해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반도체는 산업의 쌀로 불렸지만 이제 데이터 기반의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거대한 세상을 움직이는 작은 엔진이자 우리 미래를 열어가는 데 꼭 필요한 동력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이날 문 대통령의 방문에 맞춰 세계 최초 7나노미터(nm) 극자외선(EUV) 공정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출하식을 개최했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7나노 EUV에 성공해 비메모리 분야에서도 기술력을 입증했다는 평을 듣는다. 사측은 올 하반기 출시할 예정인 ‘갤럭시노트10’에 7나노 AP를 탑재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글로벌 AP 1위인 퀄컴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