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는 뉴스9와 시사기획 창을 통해 가거도항 태풍피해복구공사 연약지반 설계변경 과정에서 시공사인 삼성물산이 견적을 부풀려 국가 예산을 편취하고 특허기술을 빼냈다고 지난 30일 보도했다.

 

삼성물산이 가거도 방파제공사 당시 중소업체 ‘청문건설’에 공사를 주겠다며 견적 금액을 부풀리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다. 청문건설측은 첫 견적금액은 190억원이었으나 수차례 조정을 거쳐 315억원으로 맞춰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더해 삼성물산이 바닷속 연약지반 설계변경 과정에서 관련 특허기술을 보유한 청문건설에 접촉해 특허기술을 탈취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청문건설이 특허 장비 사용료로 약 30억원을 요구하자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다른 건설업체와 하도급계약을 채결, 청문건설의 특허 장비를 개발한 특허권자 개인과 접촉했다는 것이다.

 

이후 삼성물산은 특허권자 개인에게서 청문건설의 장비와 사실상 동일한 장비를 3억원에 구입했다. 이를 두고 “특허 공법에 관한 정보를 청문건설에서 다 받아보고는 결과적으로 업체를 버리고 정보만 빼간 셈”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삼성물산은 이같은 의혹에 대해 “공사 특성과 설계변경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가운데 공사참여를 기대했다가 제외된 특정업체의 일방적인 주장을 따른 것”이라며 “사실과 전혀 다른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삼성물산은 “연약지반개량 관련 설계변경을 결정하고 설계가격을 책정할 수 있는 권한은 시공사에 없다”며 “긴급공사로 발주된 가거도항 태풍피해 복구공사를 수행하면서 시공사가 손실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물산에 따르면 설계변경은 발주처인 해양수산부 산하 목포지방해양수산청 결정에 따라 시행됐다. 사측은 “시공사가 지반보강을 이유로 추가 예산을 요구했다고 보도하고 있으나 이는 사실관계가 잘못된 것”이라며 “가거도항 태풍피해 복구공사는 2013년 입찰 당시 과거 지반조사 자료를 기반으로 기본 설계가 진행되어 착공 후에 지반조사를 시행하는 조건으로 계약됐다. 지반조사 결과 연약지반이 발견되어 발주처가 설계변경을 결정하고 이후 예산 확보, 설계가격 책정 등 설계변경 과정을 주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공사는 견적 부풀리기를 요구하지 않았고, 해당 견적을 받은 사실도 없다”며 “견적부풀리기 근거로 제시된 ‘190억~315억원’에 해당하는 수차례의 견적은 특정업체가 설계사에 제출한 것이다. 시공사가 요구하거나 받은 사실이 없는 견적서를 근거로 시공사가 견적부풀리기를 주도해 100억원이 넘는 국가예산을 편취했다는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사측은 또 특허 침해 주장 역시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삼성물산이 청문건설의 특허기술을 탈취했다는 내용의 보도는 한쪽 당사자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는 것. 삼성물산에 따르면 법원은 청문건설이 제기한 특허침해 관련 소송에 ‘특허를 침해한 바 없고 실제 현장에 해당 공법을 사용하지도 않았다’고 판결했다.
 
삼성물산은 “연약지반개량공사는 이미 국내 다수의 시공사가 수십년간 시공하면서 공법과 장비 등이 일반화되어 있다”며 “특정업체의 공법이나 장비를 고집할 이유도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삼성물산은 가거도항 태풍피해복구공사 시공사로서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