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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삶의 질 개선되면 출산율 개선될 것"‘저출산·고령사회 정책 2년간의 성과 및 향후 과제’ 포럼 개최
한지안 기자 | 승인 2019.04.30 18:34
사진=여성소비자신문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저출산·고령사회 관련 정책이 여성의 고용 및 노동 환경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2040세대의 ‘삶의 질’을 개선해야 출산율도 늘어날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지난 25일 국회 의원회관 3세미나실에서 열린 ‘저출산·고령사회 정책 2년간의 성과 및 향후 과제’ 포럼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김상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통계청에서 지난 2월 합계 출산율 0.98명이라는 역대 최저치 통계 자료를 발표, 3월에는 기존 예측보다 인구감소 시점이 3년 앞당겨져 2028년부터 우리나라 인구가 줄기 시작한다는 장래 인구전망 특별 추계를 발표했다”며 “성장률이 떨어지고, 경제 활력이 줄어들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고조되는 한편 인구감소에 대한 긍정론과 부정론도 복합적으로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이어 “마음 놓고 아이를 낳고 기르며 건강하고 안락한 노후를 보내는 것은 인간의 기본 욕구이자 보장되어야 할 권리이며,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는 전제 조건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는 이를 위협받고 있다. 절벽 앞에 선 출산율, 인구통계가 우리 사회에 구조의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세계 유례없이 급속한 인구구조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대책들도 각 분야에서 발 빠르게 이루어져야 한다. 재정, 교육, 국방, 연금, 주거 등 모든 방면에서 인구감소에 대한 예측을 통해 미래를 대비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2020년 내실있는 제4차 기본계획이 수립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김희삼 광주과학기술원 기초교육학부 교수는 “극심한 저출산 현상은 지금까지의 한국사회에 대한 현 세대의 적응 및 선택의 결과이지만 사회적 최적을 위한 정부의 개입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에 대해 “여성 경제활동의 증가, 아이를 낳고 키우기 힘든 사회경제적 환경, 치열한 교육경쟁, 비혼·만혼 및 비출산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 사적 부양 규범의 쇠퇴 등 출산과 육아의 사적 순편익이 낮게 평가되는 상황에서 저출산은 사적인 최적 선택의 결과”라며 “그러나 국가의 사회경제를 유지하는 데 있어 ‘생산가능인구’는 공공재적 성격과 긍정적 외부효과가 있는 만큼 출생아 수가 사회적 최적 수준보다 현격히 낮을 경우 국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사진=여성소비자신문

김 교수는 또 “출산율 목표 대신 삶의 질 제고로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한 것은 적절하지만 출산율 수치에 내포된 경고에는 엄중한 인식이 필요하다”며 “출산장려보다는 모든 세대의 삶의 질 보장, 성 평등, 미래세대에 대한 사회투자 확대로 정책 기조를 전환한 것은 국가 중심에서 국민 중심으로 정책 설계의 관점을 이동한 의의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를 통해 여성고용률의 상승과 함께 낮아진 출산율도 성 평등 바탕 위에 여성고용률이 더 상승하면서 반등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권덕철 보건복지부 차관은 “제6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출범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내기 위해 민간위원을 대폭 확대했으며 청년과 여성 위원의 비율을 높였다”며 “지난 2017년 12월 사람 중심으로 저출산 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면서 위원회는 사회적 공론화의 장 마련을 위한 저출산 고령화 월간 포럼 개최, 저출산·고령사회 비전 제안, 저출산·고령사회 로드맵 발표, 청년·학부모·노인 등 정책 수요자와의 끊임없는 현장 소통 등을 통해 국민의 삶의 질 제고로 저출산 정책 방향을 전환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저출산위원회는 제3차 기본계획(2016~2020)을 대폭 수정한 ‘저출산·고령사회 정책 로드맵’을 발표했다. 저출산·고령화 관련 기존 194개 과제 가운데 35개만 역량집중과제로 선정하고 정책 목표를 ‘출산율 제고’에서 ‘삶의 질 개선’과 ‘성 평등 확립’으로 바꿨다.

이날 토론에서 양난주 대구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서 저출산 현상의 원인으로 우리사회의 낮은 ‘삶의 질’과 ‘젠더 불평등’을 지목하고 이를 개선을 정책목표로 제시한 패러다임 전환 발표는 많은 언론의 호응을 받았다”며 “출산율 상승을 직접적인 목표로 해온 정책에 젠더적 관점에서의 비판과 실효성에 대한 의문의 누적이 환영의 토대가 되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패러다임 전환 이후 기존의 저출산· 고령사회정책은 어떻게 변화했는가”라고 덧붙였다.

양 교수는 “정책목표와 뚜럿한 연관성 없이 총망라되어있던 과제들을 재검토해 위원회에서 직접적으로 집행과 성과를 관리할 주요 과제를 축약한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그러나 변화한 패러다임에 부응하는 과제가 ‘저출산’과 ‘고령사회’로 나뉠 수 있는 것인지, 또 나누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양 교수는 노동시장에서 여성의 지위를 보장하는 것이 주요 정책목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령사회에서 여성의 수명이 더 길고 여성 독거노인이 많다”며 “노동시장의 제도 개혁을 통해 여성의 지위를 보장하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대규모 빈곤 여성 노인을 만드는 결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양 교수는 또 “‘함께 돌보고 함께 일하는 사회’라는 과제에서 여성의 경제활동과 노동시장에서의 불평등 문제는 비중 있게 다뤄지지 않고 있다. ‘2018년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우리나라 여성고용률은 50.8%로 남성고용률인 71.2%와 큰 차이가 난다. 그런데 이는 10년 전인 2009년 47.8%보다 3%p 상승한 결과”라며 “2017년 여성 월평균 임금은 229만 8천원으로 남성임금의 67.2% 수준이다. 교육수준 격차가 없는 조건에서 남녀간 임금격차는 근로조건의 불평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을 높이고 노동시장에서 남녀평등 수준을 높이는 것은 고령 사회에서 노후소득보장 문제와도 밀접한 연관을 가진다”고 말했다.

‘2017년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남성의 경우 노인독거가구는 전체 남성노인의 10.8% 수준이다. 반면 여성은 33%에 달했다.

양 교수는 이에 대해 “여성노인의 독립적인 노후소득보장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여성 임금근로자 가운데 41.2%가 비정규직이고, 비정규직 근로자의 52.4%가 시간제 근로자이며 국민연금 가입률이 64.4%에 불과한 것은 조속한 변화가 요청되는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여성소비자신문

이어 고득영 보건복지부 인구아동정책관은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이하 기본계획)‘은 출산율의 양적 목표 설정 등 국가 주도적 관점에서 여성·청년·아동·노인 등 정책 수요자에 대한 고려 부족이라는 비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고 정책관은 “젊은층에게 결혼·출산을 장려하면 반감을 주게 되며 따라서 출산 장려 등의 정책적 접근보다는 근본적으로 삶이 안정되게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방향성 변화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상임위 이명수 위원장도 동의한 사항”이라며 “제3차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 수정안은 2040 세대에게 결혼과 출산을 선택하더라도 삶의 질이 떨어지지 않고 행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성 평등한 일터와 사회가 되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고 정책관은 이에 대해 “2040세대의 안정적 삶의 기반 마련을 위한 일자리·주거 대책 등을 위해 중소기업 취업 청년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중소·중견기업 근로자 육아휴직 후 복귀 시 지원을 확대하겠다”며 “청년주택 공급 확대, 임차 가구 주거비 지원 강화, 신혼부부 맞춤형 임대·분양주택 공급 확대 등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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