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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임산부·미혼부모 위한 사회적 지원체계 구축돼야‘미혼모지원을 통해 본 위기 임신 출산 지원제도의 필요성’ 토론회 개최
한지안 기자 | 승인 2019.04.30 15:14
사진=여성소비자신문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위기임신출산이란 고립돼 혼자서 맞이하는 임신과 출산을 뜻한다. 임신 상태에서 신체, 사회. 경제적 위기를 맞은 임산부나 미성년자·노숙인·장애인 임산부, 알코올·약물 중독, 이혼, 배우자 사망·유기·학대 등에 처한 임산부가 포함된다.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지원이 필요한 임신과 출산 시기에 고립돼 있으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위기임신출산을 위해서는 사회적인 지원의 인프라가 구축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남인순 의원과 (사)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국회 아동·여성·인권정책포럼은 ‘미혼모 지원을 통해 본 위기임신출산지원제도의 필요성’ 토론회를 개최하고 이같이 주장했다.

남인순 의원은 토론에 앞서 축사를 통해 “우리 사회는 그동안 임신으로 인한 갈등에 처한 여성들이 임신 상태에 대한 상담과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체계가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남 의원에 따르면 지난 2월 발표된 ‘인공임신중절 실태조사’ 결과, 피임·임신·출산에 대한 남녀 공동책임의식 강화, 원하지 않는 임신 예방을 위한 성교육 및 피임 교육, 인공임신중절과 관련된 체계적인 상담제도에 대한 정책 요구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의료상담 이외의 심리·정서적 상담’에 대해서는 97.7%가, ‘출산·양육에 관한 정부의 지원 정책과 관련된 상담’의 경우 96.7%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와 관련 남 의원은 “조사결과에서 보듯이 상담에 대한 정책적 요구가 상당히 높은데, (이는)임신상황이 위기적이거나 갈등적일 때 상담 등 지원서비스를 충분히 받기 어려운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신상황을 유지하기 어려운 임산부의 갈등상황과 어려움을 고려할 때 혼인 여부를 불문하고 미성년자, 노숙인, 장애인 임산부와 알코올, 약물 중독, 이혼, 배우자의 사망·유기·학대 등으로 인해 위기상황에 처한 임산부 등 위기임산부를 위한 체계적인 지원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토론회의 발제를 맡은 신옥주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신 교수는 “사회·경제적 사유로 인한 임신중단을 허용하는 것은 국가의 책임을 다하지 않고 의무를 회피하는 결과를 야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임신출산위기’는 여성의 체재에서 발육하고 있는 태아가 자궁 밖으로 나오기까지 갑작스럽게 악화 되거나 상황이 좋지 않아 위험한 고비에 처하는 것을 의미한다. ‘임신출산위기여성’은 좁은 의미에서 임신과 출산에 관련된 갈등에 놓여있는 여성을 일컫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며 “임신출산위기는 원치 않거나 예기치 않은 임신을 한 경우, 출산에 대한 제반 여건이 갖추어지지 않은 경우 임신중절과 출산, 직접양육과 입양 사이에서 임신갈등이 발생함으로써 생겨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임신갈등이라는 용어 조차 생소하다. 임신중절은 다양한 연령층에서 고르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사회적 취약계층인 미혼모, 청소년미혼모들과 같이 임신과 출산에 대한 불인정과 차별 및 낙인을 겪는 경우는 임신갈등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더욱 큼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인식과 사회적 배려는 전혀 없는 실정”이라며 “이제 우리나라도 임신과 출산으로 어려움에 처한 임산부를 지지하고 돕기 위해 법과 제도, 그리고 위기 지원에 대한 지식과 기술, 관련 조직 혹은 기관 등을 구성 요소로 하는 종합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여성소비자신문

이어 발제에 나선 오영나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대표는 “고립돼 혼자서 맞이하는 임신과 출산을 뜻하는 위기임신출산에 대한 사회적인 지원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며 “출생신고가 어려워 아동을 유기하는 사례 등 위기임산출산에 대한 사회적인 지원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국가가 태아 생명권을 들며 임신중지를 처벌했으면서 정작 위기상황에서 출산한 여성과 태아의 인권은 보장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오 대표는 “사실상 이혼이나 별거 중이라 하더라도 아이를 출산한 경우 배우자의 자녀로 출생신고가 되고, 이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친생부인의 소송을 거쳐야만 한다”며 “우리나라는 본래 부모 중 한쪽이 확인되면 그 자녀도 대한민국 국적을 가지므로 무리 없이 부모 한쪽의 자녀로 출생신고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이어 “정부 주도로 ‘위기임신출산지원센터’를 세워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현재는 미혼·청소년 임산부 지원서비스의 대부분을 비정부 단체가 맡고 있다.

오 대표는 “비혼 임산부를 위한 지원서비스로는 한부모가족상담전화와 ‘미혼모자가족복지시설’ 정도가 운영될 뿐”이라며 “그러나 최근 임신상황을 유지하기 어려운 임산부의 낙태 및 출산 후 영유아 유기 사례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혼인 여부를 불문하고 위기임산부를 위한 지원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미혼부모가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한부모 어머니 대표로 참석했다”며 “생후 5개월 아이와 함께 성장해나가는 엄마”라고 본인을 소개한 김예은씨는 “이 자리에 오기까지 많은 상처와 어려움이 존재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한 사람이 태어나 성장하기까지 금전적인 도움은 물론 감성적인 도움도 필요하다”며 “모든 부부, 개인이 자녀의 수 그리고 이에 관한 시·공간적 환경을 자유롭고 책임감 있게 결정하고 이를 위한 정보와 수단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하는 재생산권은 스스로의 결정권이자 책임이다. 이에는 선택이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여성소비자신문

이날 토론에는 이른바 ‘사랑이 법’의 당사자 김지환씨도 참석했다. 사랑이 법이란 미혼부가 생모의 인적사항을 몰라도 출생신고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이다.

김 씨는 “2013년 7월 태어난 지 한 달 정도 된 사랑이는 엄마가 출생신고도 못 해주고 떠나 주민등록번호도 없었다. 사랑이는 어린이집에 갈 수도 없었고, 의료보험 혜택과 양육지원도 받을 수 없었다”며 “사랑이가 아플 때 2달 만에 신용 불량자가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운이 좋았다”면서도 “저희 가정이 이 정도의 삶의 모습을 갖추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이 ‘운’이라는 것을 다시 생각해봐 달라. 부모의 능력과 노력, 사회제도, 나라의 법과 정책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라 운이 좋아서 되었다는 상황이 불편하지 않으냐”고 주장했다.

김씨는 “아직도 우리나라는 미혼부 혼자 출생신고를 하거나 미혼모가 출생 증명서를 보유하지 못한 경우에 소송을 거쳐야 한다. 이전보다 간소화되기는 했지만 소송은 소송”이라며 “출생신고 관련 법과 제도, 행정 절차가 태어난 아이에게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배보은 킹메이커 대표는 “청소년 미혼 커플들이 임신과 출산을 통해 처하게 되는 사각지대 상황이 청소년 발달을 저해할 뿐 아니라 신생아에게도 많은 위협이 되는 상황임에도 이들의 위기임신출산 상황은 한부모가족 범주에 들지 못해 ‘한부모가족 및 청소년미혼모 지원’에서 배제된다”고 지적했다.

사진=여성소비자신문

킹메이커는 청소년미혼커플, 청소년낙태모, 청소년입양모 등 지원을 받기 어려운 사각지대의 청소년 위기임신출산가정의 자립을 지원하는 단체다.

배 대표는 “청소년 미자립가정의 위기임신 및 출산 상황은 정부의 지원제도를 통한 개입 없이는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청소년 커플이 미혼이고 동거 중일 경우 청소년미혼모 지원을 받을 수 없다. 스스로 해결하려 해도 청소년 지위로는 법적 행위가 불가능해 적정 주거를 구하지 못하고 찜질방이나 모텔을 전전하게 된다”며 “이 같은 불안정은 또 다른 가정해체를 발생시켜 이차적인 위기를 초래하게 된다”고 말했다.

배 대표는 “가정의 해체로 일인 주거 생활을 하던 청소년 낙태모와 입양모의 위기 상황도 이와 다르지 않다”며 “청소년미혼모로 주거 및 생활 지원을 받다가 낙태와 입양을 하게 되면 한부모가족 및 미혼모 지원의 범위에서 탈락하게 된다. 이는 또 다른 위기 임신 및 출산으로 이어질 확률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배 대표에 따르면 낙태 및 입양 후 신체·정신적으로 피폐해진 청소년은 의식주 해결을 위한 성매매 및 원조교제 등을 통해 재임신을 겪는 사례가 많다. 그는 “미혼모지원네트워크에서 발제했듯이 이 같은 위기임신출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드시 정부 주도의 지원제도가 구축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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