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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수출과 투자가 동시에 부진하며 올해 1분기 우리나라 경제가 전분기대비 -0.3%로 역성장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0년 만에 최악의 성적이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1분기 우리나라 GDP는 전분기대비 0.3% 감소했다. 지난 2008년 4분기 3.3% 감소한 이후 41분기 만에 가장 저조한 실적에, 지난 2017년 4분기 이후 5분기 만에 맞는 첫 역성장이다. 증권가에서는 한은이 제시한 올해 성장률 2.5%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와 함께 ‘쇼크’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당초 시장에서는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을 0%대 초반 수준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수출과 투자, 민간소비 등이 부진한 가운데 정부의 성장기여도는 1.2%p에서 -0.7%p로 떨어졌다. 지난해 4분기 3.0%였던 정부 소비가 올 1분기 0.3%의 증가율로 내려앉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수출도 부진했다. 올 1분기 수출은 2.6% 떨어지며 지난해 4분기 1.5% 감소에 이어 2분기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연말부터 부진했던 반도체 수출이 올 2월부터 회복되는 흐름을 보였으나 LCD(액정표시장치) 등은 부진세를 떨쳐내지 못한 탓이다. 중국 경기 둔화로 대중 수출이 급감한 영향도 작용했다.

투자 하락도 문제였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기계류 투자가 줄면서 설비투자는 전분기대비 10.8% 급감했다. 지난 1998년 1분기 24.8% 떨어진 이래 21년 만에 최저치다. 국내총생산에 대한 지출에서 설비투자의 성장기여도는 -0.9%p였다. 그만큼 성장세를 끌어내렸다는 뜻이다. 건설투자도 0.1% 감소하며 지난해 4분기(1.2%) 이후 1분기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1분기 경제성장률이 하락한 것은 지난해 이후 지속된 투자 부진에 연말 수출 둔화로 성장 모멘텀이 강하지 않은 가운데 정부지출 기여도가 크게 하락하고 민간소비 증가세가 주춤해진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수출과 투자, 소비가 회복될 기미가 좀처럼 보이질 않는 상황에 전날 발표한 정부의 추경 편성이 성장률을 0.1%p 끌어올리는 정도에 그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의 수출도 297억달러에 불과해 1년 전보다 8.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수출 감소가 5개월째 이어질 전망이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2분기에는 성장률이 플러스로 돌아서긴 하겠지만 지금 추세를 보면 그 폭이 크지 않을 전망”이라며 “정부의 재정투입 효과도 예상보다 규모가 적은 상황이라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와 한은은 시장의 반응과는 달리 올해 전망대로 ‘2%대 중반(2.5~2.7%)’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은 2분기 1.2% 이상, 3~4분기 0.8~0.9% 성장하면 2.5%의 성장률을 달성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한은 관계자는 “민간 성장 모멘텀이 나쁘지 않고 1분기에 집행되지 않은 정부지출이 2분기 이후 집행될 가능성이 높다”며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하반기부터 회복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은 기관에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긴급 경제장관회의를 소집한 홍남기 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2분기 이후 재정 조기집행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경기가 점차 개선될 것”이라며 “당초 제시한 성장 목표(2.6~2.7%)를 달성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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