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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된 진화생물학이 가져온 낙태무죄 판결
강창원 건국대학교 명예교수 | 승인 2019.04.25 10:16

[여성소비자신문] 우려가 현실이 됐다. 임신 후 22주까지의 태아는 강제유산 즉, 낙태(落胎)가 허용 된다. 그간 낙태죄 폐지를 주장해온 낙태자유주의자 단체들은 “우리는 승리했다. 새로운 역사의 장이 열렸다”고 환호했다.

한편 종교계를 비롯한 낙태 반대 운동가들은 “헌법재판소가 자기방어 능력이 전혀 없는 태아를 살해해도 좋다고 허용했다”고 분개하고 있다. 우리나라 헌법재판소가 올해 4월11일에 66년간이나 지켜오던 낙태죄를 위헌이라 판결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53년에 임신 후 태아를 강제유산 시키는 것을 형법위반 즉, 낙태죄로 규정하되 강간이나 산모에게 위협이 되는 경우에만 낙태가 허용됐다.

낙태는 살인행위가 아니라는 주장은 독일의 진화생물학자인 헤켈(E. Haeckel)의 배아발생반복설(recapitulation theory)에 근거한다. 헤켈은 사람의 태아가 어머니 자궁에서 성장하는 과정을 현미경 사진으로 제시함으로서 태아의 발달과정이 물고기, 파충류, 조류 등 다른 종(種)들의 배아 성장과 유사하고 이는 인간의 진화과정이 태아발생에서 반복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즉, 모태의 태아는 수정 후 몇 개월 동안에는 물고기의 아가미, 원숭이 꼬리 등, 생물의 진화과정과 같아서 이 시기에는 태아를 인간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여성의 자기 결정권을 주장하는 낙태 자유론자들은 헤켈의 주장을 들어 태아는 인간이 아니므로 낙태를 살인으로 여기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진화론적 세계관은 과학의 정설로 여겨졌고 DNA구조로 노벨상을 받는 진화론자 크릭(F. Crick)은 임신 중의 태아에게 유전자 검사를 실시하여 기형이 없는 건강한 태아만을 분만하는 정책을 수립하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들 진화론자들과 낙태 자유론자들의 영향으로 1973년 미국의 연방대법원은 모태 자궁속의 태아(human fetus)는 사람으로 인정될 수 없기에 낙태는 불법이 아니라는 판결을 내렸다. 그 후 세계 여러 나라에서도 낙태허용이 법으로 제도화 되었고 나라에 따라서는 인구정책의 일환으로 낙태가 국가의 보호를 받는 경우도 발생하였다.

그러나 1997년 미국의 저명학술지인 사이언스(Science)에는 그간 진화론자들이 금과옥조처럼 여기던 헤켈의 배아발생 사진과 그림들이 조작되고 위조됐음이 폭로됐다. 이 헤켈의 논문조작은 세계과학계의 8대 사기사건으로 손꼽히고 있다.

그러나 지금껏 헤켈을 신봉해온 진화론자들은 이러한 폭로에도 불구하고 발생반복설의 허구를 쉽게 인정하려들지 않고 있다. 물고기, 파충류, 사람 등 종(種)에 따라 DNA와 유전자가 전혀 다른데도 불구하고 낙태 자유주의자들은 발생반복설을 인용하며 엄마의 자궁 속에서 발달하는 태아가 물고기에서 파충류, 새 등을 거쳐 사람으로 변하는 진화과정의 반복이므로 태아는 인간이 아니라는 주장을 고집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성적 방종, 경제적 안일, 쾌락추구를 위해 진화생물학자들의 사기와 허구적 주장을 이용해 낙태를 자기 결정권 보호라는 인권운동으로 포장하고 있다. 과학적으로 생명체의 시작은 적절한 환경조건에서 영양소의 공급이 이루어지면 자기복제(세포분열)와 단백질 합성이 가능한 때이다. 즉, 난자와 정자가 만나 수정란이 되면 인간의 유전자 구성이 완성되고 여성의 자궁에서 영양소가 공급되어 연속적인 자기복제가 이루어짐으로써 인간생명은 시작된다.

기독교를 비롯한 각 종교에서는 낙태를 죄악시하여 금하고 있다. 자궁에서 난자와 정자가 만나 수정이 이루어지는 순간 수정란은 고유의 유전자를 지닌 인격체로서 생명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특히 기독교에서는 인간의 시작을 영혼이 신체에 들어올 때이며 이 싯점이 잉태 즉, 수정란 형성으로 보고 있다. 성경에 나오는 세례요한이 “모태로부터 성령의 충만함을 받아”라고 기록된 것은 자궁속의 태아인 세례요한이 이미 영혼을 지닌 살아있는 인격체임을 말하고 있다.

설령 기독교 신앙인이 아니라 할지라도 태아의 수정에서 출생까지의 태내 발달과정을 공부한 사람이라면 모태에서 성장 중인 태아를 물고기라고 말하지 못한다. 정자와 난자의 수정과 함께 남성과 여성의 염색체가 결합을 마쳐 인간의 유전자 정보를 모두 갖춘 생명체로 세포분열을 시작한다. 1주일이 지나면 엄마의 자궁벽에 자리 잡고 모체의 혈관에 연결부를 만들어 신체적 시스템이 작동한다. 4주가 되면 뇌와 신경조직이 형성되고 20일이면 심장의 펌프질이 시작된다. 이러한 태아를 물고기나 파충류라고 우기는 것은 사기이고 협잡이다.

미국의 강력한 낙태반대운동가인 나단손(B. Nathanson)박사는 한때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낙태시술소를 운영하며 수만 명의 태아를 살해한 진화론신봉자였다. 그러던 중 의료기 발달로 자궁 안 태아의 모습을 스크린으로 보고 나서 그간 저지른 태아살인에 크게 충격을 받아 기독교인이 되었다. 그 후 생명의 귀중함을 알리며 낙태 반대 운동의 지도자가 됐다.

나 또한 낙태를 면하였기에 70여년의 여생을 누리는 행운아가 된 셈이다. 그래서 매년 내 생일이 다가오는 4월이 되면 낙태 당하지 않은 행복과 감사가 넘친다. 해방 후 극도의 혼란 속에서 병약한 40대 중년부인인 나의 어머니에게 8번째 자식을 가졌다는 것은 참으로 절망적인 상황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생명에 대한 고귀함을 가진 나의 부모님은 최악의 상황에서도 태아살인은 하지 않으셨다. 그 후 나의 어머님은 병약함으로 실명은 하셨지만 100세 하고도 몇 개월을 더 사신 후 천국으로 돌아가셨다. 낙태 당하지 않았기에 태어난 8번째 자식의 돌봄으로 생애 마지막 20년 가까이는 무척 행복하신 나의 어머님이셨다.

‘임신한 여성에게 임신 유지와 출산을 강제하고 있어서 여성의 자기 결정권이 침해당함으로’ 낙태죄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너무나도 무책임하고 비인간적인 판결이다.

여성 인권이라는 이름으로 인간 존재와 생명의 기본 원칙을 저버리고 자신만의 유익과 성적 쾌락주의를 추구하는 사회윤리를 제시한 것이다.

유물론적인 세계관 속에 날조된 진화론을 빌려 현세의 쾌락과 방종을 추구하는 이기적 개인주의로는 결코 이 땅의 행복과 평화를 지속할 수 없을 것이다.

강창원 건국대학교 명예교수  kkucwkang@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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