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뉴시스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금융당국이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고 있는 KT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중단하기로 했다.

17일 금융위원회는 KT가 신청한 케이뱅크에 대한 ‘주식보유한도 초과보유 승인’ 심사를 중단키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앞서 KT는 지난달 12일 금융위에 케이뱅크 지분을 10%에서 34%로 늘리기 위한 초과보유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입찰 담합 혐의와 관련된 공정위 조사가 발목을 잡았다. 다만 조사에 소요되는 기간을 대주주 적격성 심사 기간(60일)에서는 제외키로 했다.

금융위는 “심사과정 중 KT에 대한 공정위 조사 등 은행법 시행령과 은행업 감독규정 등에 해당하는 사유가 확인됐다”며 “심사중단 사유 등은 신청인 측에 통보하고 사유가 해소되면 즉시 심사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신청인에 대한 형사소송 절차가 진행 중이거나 금융위, 공정위, 국세청, 검찰청, 금감원 등으로부터 조사·검사 등을 받고 있을 경우 승인 심사를 중단할 수 있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려면 최근 5년간 부실금융기관의 최대주주가 아니어야 한다. 이에 더해 공정거래법이나 금융관련 법령, 조세범처벌법,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 형사 처벌을 받은 경력이 없어야 한다.

이번 조사로 KT는 심사 통과 여부를 쉽게 예측할 수 없게 됐다. 담합이 공정거래법 위반 사항인 만큼 혐의가 인정되면 KT가 케이뱅크의 대주주로 올라서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문제는 케이뱅크의 자본확충이 또다시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케이뱅크는 당초 오는 25일로 잡아놨던 592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대주주 적격성 심사 지연에 따라 다음 달에 진행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금융위의 심사중단으로 이마저도 어렵게 됐다.

케이뱅크는 금융위 의결 이후 발표한 입장 자료를 내고 “유상증자 분할시행과 신규 투자사 영입 등 실행 가능한 모든 방안에 대해 협의에 착수했다”며 “KT와 우리은행, NH투자증권, IMM 등 주요 주주사들과 본격 협의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보통 지분율을 유지하면서 전환신주 발행을 통해 일정 규모의 증자를 브리지(가교) 형태로 시행하고 이후 대주주 적격 심사 결과가 나오면 대규모 증자를 재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또 업계 리딩기업이 케이뱅크의 주요 주주사로 새롭게 참여할 수 있도록 시장 조사와 대상 기업 협의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케이뱅크는 “앞으로도 변함없이 주주사들과 힘을 합쳐 1금융권 은행으로서 안정적인 운영을 지속할 것”이라며 “ICT가 주도하는 인터넷은행이 금융혁신을 더 가속화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속히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