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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처럼 전파되는 사랑, 엘 시스테마 정신과 테레사 효과
박승주 세종로국정포럼 이사장/전 여성가족부 차관 | 승인 2019.04.18 16:55

[여성소비자신문]베네수엘라에는 ‘엘 시스테마’(El Systema)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청소년들이 무료로 음악교육을 받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경제학자인 아브레우 박사와 비올라 연주자 폴로가 1975년, 한 차고에서 11명의 청소년에게 악기를 사주고 연주 방법을 가르치면서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이후 베네수엘라 정부와 기업들이 지원하게 되면서 35년 동안 약 30만명의 청소년에게 음악교육을 실시했다. 참 대단한 성과다.

인구의 80퍼센트가 빈민이며 청소년 범죄율이 높은 베네수엘라는 엘 시스테마 덕분에 많은 청소년들이 방황을 멈추고 오케스트라 안에서 변화해 갔다. 자신들을 믿고 기회를 주는 울타리 안에서 자존감을 키워갔던 것이다.

엘 시스테마가 놀라운 규모로 확산된 데는, ‘사랑을 받아 본 사람은 사랑을 줄줄 안다’는 사랑의 선순환 구조 때문이었다. 음악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교사가 되고, 그들이 다시 후배들을 가르치며 희망을 전한다. 자신이 받은 만큼 사회에 돌려주는 게 엘 시스테마의 정신이 된 것이다.

너무 배가 고파 한 끼 식사가 간절할 때 정성이 담긴 따뜻한 밥 한 그릇을 대접받은 사람은 그 때를 평생 잊지 못한다. 그리고 언젠가 비슷한 상황에 처한 누군가를 보면 자신도 따뜻한 선물을 건네게 된다. 사랑은 씨앗과 같다.

남에게 좋은 일을 하여 사랑을 실천하면 그 씨앗이 싹을 틔워 또 다른 사랑을 만들어간다. 사람 사이에 사랑의 씨앗이 계속 퍼지고 전파된다. 이 씨앗은 타인에게만 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마음에도 뿌리를 내린다. 사랑의 뿌리가 내리는 것이다. 그래서 사랑을 한번 나누게 되면 계속해서 또 나누고 실천하고 싶어진다. 그 사람의 사랑을 담는 마음그릇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랑을 많이 주고받다 보면 마음속에 사랑이 충만해진다. 사랑이 충만해지면 가치관도 좋은 방향으로 정립되고 분별력도 좋아진다. 지혜도 비례해서 높아지고 예지력도 커진다. 모든 문제가 술술 잘 풀린다. 그래서 충만한 사랑은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는 마술사와 같다.

‘테레사 효과’라는 말이 있다. 인도의 테레사 수녀는 헌신적인 봉사와 섬김의 생을 살았다. 누군가의 사랑의 선행 행위를 듣거나 보게 되면 그 사람은 마음이 착해지고 몸도 강해지는 효과가 생기는데, 이를 테레사 효과라고 한다.

하버드 의대에서 테레사 수녀의 생애를 찍은 영상을 사람들에게 보여줬더니 바이러스와 싸우는 면역강화 물질이 많이 생겼다는 보고서가 그 증거다. 사랑의 실천은 이렇게 건강까지 가져온다.
이쯤해서 중요한 질문을 하나 하고자 한다. 왜 사랑을 나누고 실천해야 하는가?

좋은 말 해주고, 잘 되게 도와주고, 기부하고 봉사하고, 공덕 짓는 사랑의 실천은 나를 희생하는 일인가? 정답은 ‘다른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다’이다. 바로 나 자신의 성숙과 내 인생의 성공을 위한 일이다. 그래서 사랑의 실천은 나 자신을 위해서 필요한 가장 중요한 일이다.

사랑을 실천하면 대인관계가 좋아진다. 좋은 인간관계에서 좋은 정보를 가져 올 수 있기에  그만큼 성공 가능성을 높여준다. 또 사랑을 주고받다 보면 마음속에 사랑이 충만 되어 가치관과 분별력이 높아지고 지혜도 높아져, 아무리 어려운 일도 쉽게 풀어갈 수 있다. 또 면역력을 높여줘 건강까지 좋아진다. 그래서 사랑은 받은 사람에게도 좋지만, 주는 사람에게 더 큰 성과를 준다. 바로 성공과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이다.

초중고 학생을 둔 부모라면 자녀의 어디에 관심을 가져야 할까? 경쟁에서 이기도록 국영수 교과공부도 중요하다. 그러나 자식의 마음속에 사랑이 충만해지도록 나누고 배려하고 봉사하는 사람이 되도록 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어릴 때 형성된 따뜻한 마음은 평생의 성공자산이 되기 때문이다.

박승주 세종로국정포럼 이사장/전 여성가족부 차관  sjparkciv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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