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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최근 여성가족부가 양성평등기본법 제21조를 근거로 ‘직장 내 양성평등’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여가부는 지난달 19일 여성 임원 확대 관련 간담회를 개최하고 이달 정부위원회 대상 성별 참여 현황 조사 결과를 발표한 데 이어 25일 주요 경제 단체들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진 장관은 취임 당시부터 기업 내 여성 대표성 제고를 주요 추진 과제로 설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가부 “여성 경제활동 증가했지만 임원 비율은 OECD 최하위”

10개 경제단체와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은 이날 오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10개 경제단체와 함께 기업 내 성별 균형 확보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은 협약식에 참석해 “오늘의 협약은 다변하는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다양한 소비자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기업 내 다양성과 포용성은 물론 직장 문화의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데에 공감해준 경제단체들의 참여로 마련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증가하고 있지만 여성 관리직 및 임원 비율은 여전히 낮아서 의사 결정 영역에서의 성별 중용 수준을 높일 필요가 있는 상황”이라며 “세계적으로 성별 다양성 제고 및 수평적 조직문화 정착이 기업의 재무성과 등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국가 경쟁력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고 말했다.

진 장관은 또 “일과 생활의 균형을 중시하는 청년 세대의 입직이 증가함에 따라 기업의 조직문화 혁신에 대한 요구도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고 협약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여가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52.9%로 2010년 49.6%, 2014년 51.5%에 비해 증가했다. 그러나 관리직과 임원 내 여성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9개국 중 7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는 상태다. OECD 평균 여성 임원 비율은 22.9%인 반면 한국은 2.3%다. 여성 관리직 비율은 한국이 12.5%, OECD 평균은 31.9%로 집계됐다.

여가부는 또 “지난 2017년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청년 여성 8% 이상은 결혼·출산 이후에도 경력 유지가 가능하거나 근무환경이 좋은 편이라면 중소기업이라도 취업하겠다고 응답했다”며 “청년 여성들은 취업과 경력 유지를 위한 의지가 있음에도 실제로는 고위직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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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단체들 “기업내 성별균형 국민 공감대에 맞출 것...실무 기획단 운영하겠다”

10개 경제단체와 여가부는 이날 ‘기업 내 의사 결정 영역에서의 성별균형 수준’을 높이기 위해 조직 내 연구·조사,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기업지원, 인식개선 사업 등을 공동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경제단체들은 여가부와 협약을 맺고 “기업내 성별균형을 통해 기업과 국가의 포용적 성장에 기여하도록 노력 하겠다”며 “성별에 상관없이 능력과 성과로 평가 받는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 및 조직 문화를 통해 실질적 기회의 평등이 보장될 수 있도록 노력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평등하고 포용적인 사회 실현을 위한 기업의 인식 개선과 대국민 공감대 형성에 노력 하겠다”며 “홍보 및 교육, 자문상담, 연구·조사 등의 사업을 상호협력하고 이의 지속적 협력 추진을 위하여 실무 기획단을 구성·운영하겠다”고 다짐했다.

구체적인 시행 계획도 밝혔다. 우선 연구 및 조사의 경우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실증연구를 실시하기로 했다. 기업 내 성별 균형 확보가 기업성과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연구가 외국에 치중되어 있다는 이유다.

기업지원을 위해서는 기업대표·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일-생활 균형 등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자문 지원 등을 추진한다.

또 인식개선을 위해 포럼·학술회의 등을 개최하여 논의의 장을 마련하는 한편, 기업이 자율적으로 성별 균형 수준을 높이기 위한 목표·계획 등을 제시·이행하는 ‘기업과의 실천 약속 이어가기(릴레이) 캠페인’도 진행할 방침이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이날 협약식에 참석해 “여성에게 불편한 환경을 두고 배려하기보다 애초에 배려가 필요 없는 업무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대한상의는 기업의 성별 다양성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한 기업대표 간담회를 개최하고, 회원사의 의견을 수렴하여 여성가족부 정책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윤숙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은 “여성 인재아카데미 및 포럼 등에 협회의 성공한 여성 경제인 및 여성 임원들의 사례 전파를 통해 여성 임원에 대한 인식개선에 협력하겠다”며 “조직 내 여성 대표성과 기업 성과 간 관련성 실증 사례 연구 시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김순옥 한국여성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외국의 여성단체 및 여성 기업대표들이 참석하는 국제콘퍼런스를 개최하고 여성 임원 목표제 자율협약 기업 모집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이라며 “여성 인재 활용, 새로운 기업문화를 위한 실천 방안 자문과 상담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한국경영자총협회는 회원사 관계망을 활용하여 조직 내 성별 다양성 확대 관련 우수사례나 해외사례에 대한 홍보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인사담당자 대상 교육과 상담도 진행할 방침이다.

한국무역협회는 여성 특화 상품 수출지원을 위한 마케팅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수출전문위원 및 관세사를 매칭해 밀착 지원하는 등 여성 제조업체들의 수출 기업화를 지원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무역협회의 실질적인 운영기구인 이사 상사(143개사)구성에 여성 기업 비율이 확대되도록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여성들이 많이 근무하는 대기업들의 성별 균형과 관련된 제도들을 발굴하여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권태신 부회장은 “올해 기업들이 직원들의 일·생활 균형을 위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우수사례들을 파악하여 보다 많은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기업 일터 지침서를 제시하는 ‘일토피아 프로젝트’를 통해 실질적 기회의 평등을 제공하는 좋은 일터 환경을 만들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서승원 부회장은 이에 대해 “중소기업 대표들을 대상으로 조직 내 여성 대표성 제고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회원사를 대상으로 여성 대표성 제고 관련 온·오프라인 안내 자료를 배포하고 관련 포럼 개최 시 전문가를 추천하는 등 행사 및 홍보를 지원할 방침이다.

이에 더해 한국외국기업협회는 외국인투자기업 회원사 중 성별 균형 실천 모범사례를 발굴하여 전파하겠다며 회원사 대상 여성 대표성 제고 및 인식 개선을 위한 홍보 활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벤처기업협회도 회원사 대상 여성 대표성 제고를 위한 홍보 활동 지원, 상담(멘토링) 프로그램 운영 시 여성 창업자 참여를 확대하는 한편 벤처기업 대상 연구조사에 협조할 방침이다.

이날 협약식에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용근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 한진현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권태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서승원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반원익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부회장, 이승현 한국외국기업협회 회장, 정윤숙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 김순옥 한국여성경영자총협회 회장, 김영수 벤처기업협회 전무 등 10개 경제 단체 대표들이 참석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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