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오피니언 칼럼
유리지갑 직장인 신용카드 소득공제혜택 지속돼야직장인과 자영업자, 고소득 전문직과의 과세 형평성 우선 이루어져야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회장 | 승인 2019.03.12 13:12

[여성소비자신문]정부가 근로소득자에 대한 신용카드 사용액 소득공제를 축소하려다가 철회하는 등 세제정책이 오라가락 했다. 홍남기 부총리는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도입 취지를 달성한 제도로 세제혜택을 축소하겠다고 발표했다가 여론의 호된 뭇매를 맞고 하루 만에 전격 취소했다. 유리지갑 저소득 직장인들을 생각하면 매우 잘한 일이다.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1999년9월 조세특례법제한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도입돼 지금까지 7차례 일몰 연장을 거쳤다. 자영업자들의 과표를 양성화해 탈세를 막고 신용카드 사용을 늘려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한 취지였다.

이 결과 국내총생산(GDP) 대비 지하경제 규모는 1999년 28.5%에서 2015년 19.8%까지 축소됐다. 현재 근로소득자 총급여액의 25%를 초과하는 신용카드 사용금액에 대해 15% 소득공제를 적용한다.

지난해 연말정산을 한 근로자 1800만명 중 968만명이 22조의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받았다. 2017년 근로소득공제 234조9346억원 중 161조9057억원(68.9%)이 신용카드 소득공제에 해당한다. 유리지갑인 직장인들이 연말정산으로 환급받은 금액 중 비중이 가장 크다. 신용카드 소득공제로 나가는 조세지출액은 2017년 기준 1조8537억원이다.

신용카드 소득공제지속 결정은 정책이 오락가락했지만 잘한 결정이다. 매년 가처분소득이 줄어드는 저소득 근로자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축소시키려 했던 것 자체가 잘못이다.

정부는 슬그머니 여론을 떠보다가 뿔난 국민여론에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다. 국민 3명 중 2명 즉, 65.9%의 국민이 정부가 연말에 폐지 또는 축소하려는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를 연장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여론이 형성됐고, 소비자단체에서도 반대의사를 펼치면서 청와대나 민주당도 국민여론을 무시하지 못하고 여론을 따른 것이다.

신용카드 소득공제가 도입된 것은 자영업자 소득탈루를 막기 위해 도입됐다. 근로소득자들은 사업주가 소득을 신고해서 소득 탈루가 불가능 하지만, 자영업자들은 실제소득의 50% 수준 이하로 과세표준을 낮게 잡아 신고하는 관행을 바로잡고자 도입한 것이다.

특히, 카드사, 가맹점, 소비자 3자가 견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카드사용료 소득공제제도는 완벽한 크로스체크로 가능하다. 이에 더하여 2000년 1월에는 신용카드영수증과 직불카드 복권제도를 도입해 카드사용을 크게 활성화시켜 확산시켰다.

신용카드 소득공제제도 도입취지가 과표 양성화, 즉 자영업자들의 소득을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현재로서는 그 취지가 충분히 달성됐다고 볼 수 있다.

자영업자 대부분은 수입의 80~90%가 카드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소득과표가 거의 투명해졌다. 가게에서 현금 결제시 할인까지 해주면서 현금거래를 유도할 만큼 소득과표가 확실하고 투명해진 것은 사실이다.

한국은행 조사에 의하면 2016년 기준 국내 현금사용률(26.0%)이 신용카드(50.6%)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지급결제 수단으로서 현금사용 비중이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비현금 거래 추세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현금 없는 사회’의 선두주자인 스웨덴은 대부분의 소매점에서 합법적으로 현금을 거부할 수 있다.

유리지갑 직장인과 자영사업자의 세금형평성 문제는 심각하다. 또한 우리나라는 지하경제의 규모가 GDP 대비 20%가 넘는 것으로 집계된다. OECD의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 볼 때 3배가 넘는 엄청난 규모다.

물론, 신용카드 소득공제제도가 돈을 많이 버는 직장인일수록 많은 혜택을 받는다는 역진성도 일부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소득이 많을수록 소득지원 효과가 커지는 신용카드 소득공제의 ‘역진성’을 지적했다. 물론 고소득자 혜택도 있고 없앨 수 없다. 하지만, 저소득 근로자 혜택은 더 크고 무시할 수 없다.

요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이용한 모바일 결제 시장, 첨단적인 지불결제수단이 도입되고 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한다면 현재의 신용카드 소득공제제도는 직불, 또는 다른 결제수단에도 소득공제혜택의 비중을 나누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또한, 단기적으로는 소득공제혜택의 역진성 문제나 소득공제 일몰제폐지, 직불카드나 소상공인 페이에 대한 소득공제를 확대하는 방향 등 전반적으로 제도를 다듬어야 할 필요가 있다.

직장인 소득은 유리지갑에 비유된다. 그만큼 투명하고 맑다. 반면, 자영업자, 의사, 변호사 등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는 투명하다고 말할 수 없다. 그러나 그나마 신용카드소득공제의 쥐꼬리 만한 세제혜택을 축소한다고 하니 들고 일어서는 것이다.

다른 고소득자들의 과표현실화로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한 과세가 이루어 져야 한다. GDP의 20%,선진국의 3배가 넘는 지하자금도 양성화시켜 과세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국민들이 세금이 낭비되지 않고 국가와 사회, 우리를 위해 사용된다는 정부에 대한 신뢰가 우선 확보되어야 한다. 그것이 문재인 정부가 제1의 기치로 내세우는 ‘공정한 사회’로 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회장  kicf21@gmail.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