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김성민 기자] 한진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한진칼과 그룹의 모태인 ㈜한진의 2대 주주인 행동주의 펀드 KCGI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한진칼 주식 차명 보유 의혹을 제기하면서 한진과 KCGI의 공방전이 가열되고 있다.

KCGI는 최근 성명을 통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 임직원과 관련 단체 명의로 된 한진칼 지분 3.8%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지난 2월 법원으로부터 주주명부 열람권을 얻은 KCGI은 한진칼 주주명부를 검토했다. 이 과정에서 KCGI는 한진칼 계열사이자 조양호 회장의 특수관계인 대한항공의 본사가 주소로 기재된 대한항공 임직원 2인 및 대한항공 관련단체 명의 주식 224만1629주의 존재를 확인했다.

이에 대해 KCGI는 “이 지분의 평가액은 500억원을 상회하며 지분율도 3.8%에 이르는데 이들 지분은 자본시장법이나 공정거래법상 특수관계인 또는 동일인 관련자의 지분으로 신고돼 있지 "면서 ”한진칼에 관련 주식에 대한 해명을 요청했으나 한진칼 측은 해당 주식의 취득 자금 출처 등에 대한 명확한 설명 없이 이 지분들이 대한항공 직원 또는 대한항공 직원들로 구성된 자치조직(대한항공 자가보험 또는 대한항공사우회) 등을 위해 보유하는 지분으로 지분 취득 및 의결권 행사에 일절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회신했다“고 했다.

이어 "만약 조양호 회장의 특수관계인인 대한항공이 대한항공 자가보험이나 대한항공사우회의 운영자금을 일부라도 출연했거나 그 운영이 대한항공 특정 직책의 임직원들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면 이는 조양호 회장이 특수관계인인 대한항공을 통해 해당 단체들의 중요한 경영사항에 대해 사실상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자본시장법상 특수관계인 및 공정거래법상 동일인 관련자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KCGI가 제기한 차명주식 의혹에 대해 한진그룹 측은 “한진칼과 한진칼 특수관계인은 해당 주식에 대해 일체 관여한 바 없으며, 관여할 수도 없다”고 반박했다.

한진칼의 주주 3명(대한항공 자가보험, 대한항공 사우회, 대한항공 우리사주조합)은 대한항공 본사 주소로 기재된 주식 224만1629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한진칼 특수관계인의 차명 주식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진 측에 설명에 따르면 이 주식은 한진칼 설립 당시, 2013년 8월 대한항공 인적분할 과정에서 대한항공 주식이 한진칼 주식으로 전환된 것이며, 이 주식의 명의자는 대한항공 직원 또는 직원 자치조직을 대표하여 한진칼 해당 주식을 관리하고 있을 뿐이라고 논란을 일축했다.

한편, 한진과 KCGI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대립하고 있다. KCGI는 지난해 11월부터 한진칼과 ㈜한진 지분을 확보해 2대 주주로 올라선 이후 한진칼에 감사·이사 선임 및 이사 보수한도 제한 등의 안건을 제안하기도 했다.

김성민 기자  smk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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