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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농협동칼럼⑫]24절기와 봄 음식
권갑하 도농협동연수원장 | 승인 2019.02.26 10:37

[여성소비자신문]어느덧 입춘·우수가 지나고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도 멀지 않았다. 지구가 태양을 도는 1년을 기후와 계절 변화에 따라 일정 주기로 나눈 것이 24절기다. 달의 움직임으로 음력을 썼던 선조들이 농경사회가 되면서 태양에 의한 기온 변화가 중요해져 만든 것이 24절기다. 농경사회의 풍습은 오늘날 많이 퇴색했지만, 24절기에 담긴 지혜는 생활 속에 남아 있다.

봄의 첫 절기는 입춘(2.4)이다. 동풍이 불어 언 땅이 녹고 동면하던 벌레가 움직이기 시작하는 시점이다. 이 때가 되면 대문마다 ‘立春大吉 建陽多慶’ 입춘방을 써 붙이고 길하고 경사스런 한 해를 기원했다.

하지만 봄은 순식간에 지나간다. 5월 6일(입하)이면 여름이 시작되니 짧아도 너무 짧다. 봄이 이렇게 짧게 느껴지는 것은 입춘절인 2월을 봄으로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2월 입춘맞이가 중요한 이유다. 그래야 봄을 온전히 누릴 수 있게 된다.

입춘 보름 뒤가 우수고, 그 보름 뒤가 경칩이다. 대지가 녹아 물이 맑아지고 봄바람이 일기 시작하는 때다. 꽃샘추위는 여전하지만 대동강 물도 풀리는 때니 풀과 나무에 싹이 트고 봄기운이 완연해진다.

봄은 “물을 댄다, 물이 오른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초목과 암컷에 생명의 물이 오르는 계절, 그 시절이 바로 봄이다.

입춘이 지나면 도심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우선 달의 변화다. 입춘을 기점으로 흰 달이 노란 달로 바뀐다. 또 다른 변화는 낮의 길이다. 캄캄하던 퇴근시간이 어느새 환한 시간에 퇴근을 하게 되는 것이다.

봄은 햇나물로 시작된다. 가난했던 시절, 햇나물은 임금께 진상할 정도로 보약 이상의 식재료였다. 궁중에서는 눈 속에서 캔 햇나물로 오신반(五辛飯)을 차렸다. 움파, 산갓, 당귀싹, 미나리싹, 무싹, 파 등 자극성 있는 봄나물로 만든 입춘절식이다.

움파는 겨울에 베어낸 줄기에서 연한 속대가 자란 대파를 말한다. 식이섬유와 칼슘이 풍부하고 콜레스테롤 체내 흡수를 막아주며 비타민 C가 사과의 다섯 배를 넘는다고 한다. 민간에서도 파, 겨자, 당귀의 어린 싹으로 입춘채를 만들어 먹었다. 향긋한 쑥국이며 냉이·달래로 끓인 된장찌개, 미나리를 넣고 끓인 생태지리, 봄나물을 된장·고추장에 쓱쓱 비빈 비빔밥 등 봄 음식은 생기 넘치는 최고의 건강식이다. 제철음식만큼 건강에 좋은 것은 없기 때문이다.

 

권갑하 도농협동연수원장  sitop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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