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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 소비자 피해 급증…정부정책과 제도 바뀌어야
연기영 동국대 명예교수 | 승인 2019.01.31 11:13

설 명절 소비자피해 급증

설 연휴 기간 중 가장 많은 소비자피해가 발생하는 분야는 ‘항공·택배·상품권’ 분야라고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원과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설을 맞아 소비자 피해가 자주 발생하는 분야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피해예방과 대처에 만전을 기할 것을 강조하였다. 이는 설 연휴인 1~2월 수요가 공급을 초원하여 소비자 이용이 크게 증가하는 분야로, 최근 3년 간 소비자상담과 피해구제 접수 건수가 꾸준히 상승했다고 한다.

항공분야에서는 항공기 운항지연·취소 시 보상 거부 및 운송과정에서 위탁수하물 파손이 가장 많았다. 구매한 항공편의 운항이 취소돼 여행 일정에 차질이 생겼음에도 항공사가 보상을 거절하거나, 파손된 위탁수하물에 대해 정확한 보상 안내를 하지 않는 경우다.

택배는 물품 분실 및 파손으로 택배서비스 이용이 집중되는 설 명절 특성상 배송지연, 물품 분실 등의 사고가 많이 발생하며, 신선식품의 경우 상한 상태로 배송되는 피해가 발생한다. 특히 배송 예정일이 지난 후 미배송 사실을 알게 된 경우 물품에 대한 배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어느 소비자가 지난해 설 지인에게 선물하기 위해 60만원 상당의 한우선물세트를 택배업체에 의뢰했지만 배송되지 않은 사실을 설이 지나 지인을 만나서 알게 되었다. 이에 해당 택배회사에 손해배상을 요구했지만, 배송사고는 맞지만 사고 접수 사실이 없다며 배상을 거절했다.

상품권은 유효기간 경과로 이용 거절 및 환급 거부 등이 주를 이뤘다. 상품권의 유효기간이 짧음에도 사업자가 이를 상세하게 안내하지 않아 기한 경과로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했다. 어느 소비자가 지난해 1월 상품권 판매처 인터넷사이트에서 3만9000원 상당의 상품권(문자 배송)을 구입하고 한 달 뒤 상품권을 등록하려고 하니 유효기간 만료로 사용이 불가능했다. 상품권 구매 후 판매처에서 보낸 문자에만 유효기간이 25일이라고 적혀 있음을 확인했고, 구매 시 상세 안내에는 유효기간 관련 문구가 없어 판매처에 구입대금 환급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하고 말았다.

에어비앤비, 부킹닷컴 등 외국계 숙박 예약업체로부터 피해를 보는 소비자들도 관계기관의 단속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 이들 업체의 불공정약관 시정명령에도 불구하고 고발이나 단속이 여러 가지 어려운 점을 알고 ‘배짱영업’을 계속하고 있어 소비자 피해 우려가 크다.

또한 외국계 숙박 예약업체 일부가 약관 상당 부분을 영어로 게재하거나, 환불이 가능해도 숙박 예약업체와 호텔이 서로 책임을 미루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들은 불만이 크다. 대부분 여행 중에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피해접수 등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 포기하기 쉽다.

이밖에도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화장품, 의류 등의 구매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해시태그 기능을 통해 사용자들의 게시물이 랜덤으로 노출되는 등 ‘소셜네트워크’로서의 기능이 뛰어난 반면 블로그, 트위터 등 다른 SNS 계정에 비해 ‘차단’, ‘댓글 없애기’ 기능 등 사적 영역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다수 설정돼 소비자들의 접근이 용이하지 않기 때문이다. 포털 쇼핑, 오픈마켓 등 온라인 중개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에게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상품 공급자가 아니라 플랫폼을 제공한 기업이 손해를 배상하도록 규제하는 제도가 없어서 문제이다.

정부정책과 제도 바뀌어야 한다

첫째, 전자상거래관련법령의 개정과 정책이 시급히 요구된다. 특히, 고령소비자의 권익보호정책이 시급하다. 고령사회에 접어들면서 고령소비자의 전자상거래 이용 빈도가 높아지면서 관련 피해·불만도 증가하고 있다.

피해를 경험한 고령소비자 2명 중 1명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는 보도가 있다. 한국여성소비자연합 전북지회가 전주·군산·익산·김제지역의 고령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고령소비자의 전자상거래 관련 소비자인식과 소비자불만’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고령소비자들이 쉽게 피해상담 및 구제를 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고령소비자들은 전자상거래법령을 알지 못하므로 교육프로그램과 홍보가 절실히 필요하다. 심지어 7일 이내 청약철회를 알고 있는 고령소비자는 58.6% 밖에 되지 않았으며, 상품에 하자가 발생하면 반품하고 환급받는데 문제가 없다는 것을 아는 고령소비자는 50.7%에 불과하다.

고령소비자가 증가하고 전자상거래가 더욱 활성화되고 있는 만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소비자 관련 기관·단체 및 노인 관련 기관·단체를 연계한 소비자상담·피해구제 체계를 시급히 구축해야 한다. 아울러 고령소비자 권익보호를 위한 관련법령의 정비도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즉, 고령소비자 중심의 정보 제공과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를 규정하는 조항을 별도로 마련해 취약계층 소비자보호를 명시할 필요가 있다.

둘째, 소비자정책 및 소비자관련 법제도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 BMW 차량 화재 사건, 라돈 침대 사건을 비롯하여 최근에 일어난 염모제 ‘헤나방’ 피해사건 등의 대형 소비자 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소비자 피해의 신속한 발견 및 예방에 실패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소비자 정보제공방식을 개방적이고 수평적인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 현재 폐쇄적이고 중앙집중적인 정보 제공 방식에서 다양한 정부기관과 지자체, 사업자와 및 소비자 등이 참여하는 개방적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특히, 위해정보의 개념을 보다 넓고 명확히 규정하고, 위해정보의 수집 및 처리 과정을 개선하고 신속한 정보공개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또한 실질적으로 신속한 소비자피해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소비자분쟁해결시스템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을 다양하게 마련하고 분쟁조정관련 제도의 개선도 선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 조정,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자율분쟁조정 등에서 조정위원의 전문성 향상이나 조정의 효력을 강화해야 한다. 소비자피해 우선보상제도의 도입도 소비자기금을 조성하여 ‘선보상 후조사’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

셋째, 소비자피해의 신속한 구제를 위해 집단소송제도와 단체소송제도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 피해자 한 사람이나 일부가 가해자나 가해 기업을 대상으로 소송을 하면 다른 피해자들도 개별소송 없이 단일 판결로 모두 구제받는 제도로 현재 증권 분야에만 적용되고 있다. 향후 결함 제조물, 담합, 거짓·과장·기만적인 광고, 전자상거래 등 모든 소비자 피해 분야에 대해 집단소송제를 확대 도입하는 법률개정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소액의 제품을 구매한 후 피해를 본 다수의 소비자들 개개인을 대신해 소비자단체가 기업에 일괄적으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소비자단체소송제도를 활성화하고, 소비자소송지원도 확대한다.

넷째, 소비자기본법에 명시된 소비자주권의 실현을 위해 소비자참여형 소비자정책으로 정책전환이 시급하다. 정부정책이 법규범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 소비자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함에 있어서 소비자의 참여가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소비자정책의 평가 주체도 정부 측 공정거래위원회가 아닌 소비자단체가 되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소비자정책의 추진주체이기 때문에 자기평가에 머물러 있게 되면 객관성과 공정성이 의문시 된다. 소비자정책 및 평가 결과도 소비자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전부 세밀하게 공표해야 한다.

다섯째, 소비자 안전보장정책이 강화되어야 한다. 평상시는 물론이지만 명절에는 더욱 그렇다. 소비자 안전 확보를 위해서는 농축수산물, 식품, 의약품, 생활화학제품 등 일상적인소비 분야와 다중이용시설, 교통시설 등 취약분야의 안전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신기술·신물질 적용 융복합 제품·서비스의 안전제도 개선도 시급함을 강조한다.

연기영 동국대 명예교수  yeunky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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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옥션피해자 2019-01-31 15:45:42

    저도 옥션에서 물품 시키고 15일이 지나도록 배송이 않되 문의했더니 1주일정도 판매자, 배송자등 서로 미루다가 배송중 파손되어 배달않되고 품절되었으니 취소만 할수 있다고 하네요. 1주일정도 늦어도 좋으니 다시 배송해 달라 요청했으나 거절해서 옥션측에 취소신청했는데 2달 가까이 환불이 않되어서 전화했더니 전화상 신청하지 않아 환불되지 않았다고 지금 환불하겠다 하면 해주겠다고 하네요. 옥션측은 아무잘못없다는 듯이 미안하다는 말도 없네요. 배송지연, 환불늦은 것에 대한 배상에 대한 법률이 있어야한다가 봅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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