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SK하이닉스가 임단협 부결에 따라 전임직(생산직)을 제외한 기술사무직에 경영성과급을 당초 계획대로 우선 지급하기로 했다. 전날 SK하이닉스 노조가 임시 대의원 대회를 열고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1700% 성과급이 포함된 임금·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이 부결됐기 때문이다.

사측의 이같은 결정에 노조가 반발하고 나서면서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에도 노사 갈등이 심화되는 모양새다.

지난 24일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 40조4451억원, 영업이익 20조8438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34.3%, 51.9% 늘어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사측은 이같은 매출을 고려해 지난 2017년 성과급(1600%)보다 100%포인트 오른 1700%(PS 1000%+특별상여 500%+PI 200%)를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29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날 기술사무직 사원들에게만 성과급 지급 통보 메일을 보냈다. 생산직 노동자들이 조직한 전임직 노조(SK하이닉스 노동조합)와 대졸 사무직과 엔지니어가 주축인 4급 이상 기술사무직 노조(화학섬유식품노조 SK하이닉스기술사무직지회) 중 기술사무직 노조에만 성과급을 지급한다는 뜻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기술사무직노조와 전임직 노조의 성과급 지급 시기가 다른 이유에 대해“이번 임단협안 부결은 전임직 노조 임단협이 부결된 것이며 지난해 결성된 기술사무직지회는 2018년 임단협 주체가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술사무직 직원들은 임단협 재협상에서 배제하고 생산직 직원들에게는 기존에 지급된 생산격려금(PI) 200%를 제외한 1500%를 당분간 지급하지 않는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와 관련 기술사무직 노조(지회장 김병호)는 입장문을 내고 “역대 최고의 영업실적에도 불구하고 전년도와 별 차이 없는 경영성과급 지급에 대해서는 전임직이든 기술사무직이든 SK하이닉스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밖에 없는 불만사항”이라며 “전임직과의 또다른 차별”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회사의 의도는 부결 상황에 따른 재협상 과정에 기술사무직을 희생양 삼으려는 의도로 해석 된다”며 “재협상에 발목을 잡으려는 것으로밖에 해석이 안 된다”고 밝혔다.

또 “경영성과급 지급에 대한 노사 최종 결정 후 전임직과 차별없이 같은 시기에 지급될 수 있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전임직 노조 측도 이같은 내용을 촉구하며 사측에 회신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측은 “성과급은 노사간 임단협의 협상 대상이 아니다”라면서 임단협과 관련해 전임직 노조와 계속 합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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