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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농협동칼럼⑩]자기 주도적 자연인의 삶
권갑하 도농협동연수원장/시인 | 승인 2019.01.09 15:12

[여성소비자신문]5년째 방송 중인 ‘나는 자연인이다’ TV프로가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다. 50대 남성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고 한다. 교양프로그램이 6%대의 시청률을 유지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그렇다면 이 프로가 이렇게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대리만족을 통한 힐링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론, 손수 집을 짓고 원시적(?)인 삶을 사는, 현실에서는 이룰 수 없는 남성적 모험에 대한 판타지적 호기심이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19세기 후반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Walden’이 던진 자연 예찬과 문명사회 비판의 메시지가 오늘날에도 유효함을 이 TV프로를 통해 확인하게 된다.

나는 이 프로에서 삶의 방식과 치유적 관점에 주목한다. 자연인이 된 사연은 건강을 잃었거나 이혼, 사업 실패 등 다양하다. 공통적으로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갈등과 상처가 컸음을 읽을 수 있다. 그런 사람들이 자연적인 삶을 통해 몸과 마음의 치유를 얻고 있다는 점이다. 산 속의 맑은 공기도 도움이 컸겠지만, 사람과의 접촉을 끊고 자기 의지대로의 삶을 통해 정신적 신체적 면역력이 높아진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사람에게서 받는 상처’는 일찍이 사르트르가 말한 ‘타인은 지옥’을 떠올리게 한다. 그는 희곡 ‘출구 없는 방’에서 “지옥, 그것은 타인들이다”라고 일갈했다. 세 남녀가 방처럼 생긴 저승에서 서로가 서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고민하고 싸우다가 깨달은 말이다. 물론 타인과의 관계가 언제나 지옥과 같다고 말한 것은 아니다. 사르트르는 “사람들이 타인들의 판단과 평가에 지나치게 의존하기 때문”임을 그 이유로 들었다.

‘나는 자연인이다’ 프로가 인기를 끄는 것 또한 역설적이긴 하지만, 남 눈치 보기와 비교하기, 인정과 관심 구걸 같은 풍조가 우리 사회에 폭넓게 깔려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리라. 남을 너무 의식한 나머지 스스로 주체적인 삶을 살지 못함으로서 타인 자체가 지옥이 되는 구조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남 눈치와 평판을 걱정하면서 타인이 주는 상처를 원망만 하는 삶이어서야 ‘타인이 지옥’인 구조에서 벗어날 수 없다. 스스로 타인의 눈치와 평판에 노예가 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자신을 변화시켜 나가야 한다. 말하자면 ‘자연인의 삶’을 살겠다는 결단이 필요하다. 산으로 들어가는 도피적 자연인이 아니라 남의 시선의 노예가 되지 않는 자기 주도적인 삶을 사는 자연인이 되는 결단이다.

빅터 프랭클(Victor Frankl)은 외부의 자극에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자신의 성장과 행복이 좌우된다고 말했다. 순간순간 닥쳐오는 상황들에 무릎을 꿇을 것인지, 극복해 나갈 것인지의 선택이 중요하단 이야기다. 선택에는 자유 의지와 힘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자기 성찰과 명상 훈련이 요구된다. 이를 통해 진정한 행복에 이르는 자기 주도적인 삶을 살 수 있게 된다는 원리다. 이렇게 자신의 삶이 단단해지고 행복해지게 되면 남을 사랑하게 되고 모두가 잘 사는 화평의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된다.

황금돼지의 복이 충만한 2019년 새해에는 ‘자기 주도적 자연인의 삶’을 통해 우리 모두가 행복과 화평의 세상을 열어갔으면 좋겠다.

권갑하 도농협동연수원장/시인  sitop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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