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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명 건강칼럼⑤] 난치성 질환자가 찾는 민간요법에 대해
은명 대한통합암학회 학술이사 | 승인 2019.01.07 15:36

[여성소비자신문]난치성 질환자분들이 찾는 민간요법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 할 때 먼저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민간요법이라는 범위를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설정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디까지 믿어야 하고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가이다.

그 이유는 인류가 이루어낸 현대 의학의 발전은 수 천 년의 역사와 함께 해온 민간요법들 중에서 인류에 도움이 된다고 인정되는 것들에 대해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검증된 것들을 중심으로 발전되어 왔기 때문이다. 즉, 민간요법이 현대 의학의 시조인 것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민간요법이 불씨라면 현대 의학은 안전하게 설계된 난방기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근본이 같으면 결과도 같을 수 있다는 착각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단순히 불씨만을 생각한다면 언제 어디로 날아가서 화재를 일으키는 화마가 될 수도 있지만 안전한 난방기를 놓고 보면 혹한에서 체온을 보존해 주어 인간에게 매우 유익한 도구가 된다.

이와 같이 민간요법과 현대의학 즉, 가공되기 전과 가공된 후의 차이는 명백하기 때문에 나는 이에 관해 약 20년의 임상 경험들과 대학원에서 공부한 대체의학적 지식을 가미하여 설명하려 한다.

양의학 발전의 기초는 독일을 비롯한 유럽대륙 전 지역의 민초들이 사용하던 약초에서부터 시작되었다. 500년 전에 지금과 같은 정제약이 있었을 리는 만무하다. 우리가 현재 복용하는 모든 양약은 알고 보면 민간요법으로 이용되던 약초를 가져다가 인간에게 해로운 성분을 제거하고, 유익한 성분만을 정제하여 공장에서 대량 생산을 하여 보급된 것이다.

그런데 수많은 사람들은 양약이 생산되기까지의 모든 과정은 알지 못하고, 오로지 결과물이 나오는 마지막 과정인 공장에서 대량 생산한다는 일면 만을 과도하게 비난하면서, 양약이 몸에 해롭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제약회사에서 하나의 약이 출시되기까지의 과정을 보면, 수 년 이상의 연구를 통해 고안된 어떤 성분들의 조합으로 약 10년 이상의 임상 테스트와 관련 학회들의 논문 검증 과정들을 통해 최종적으로 식약처에서 공급 허가를 내게 된다.

또한 제약회사의 약제조 과정을 직접 들어가서 보면, 우주복과 같은 옷에 완전 멸균 공간에서 1차적으로 성분 조합을 한 후 완성단계에서 일정한 규격으로 찍어내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번 생각해 보자. 민간요법으로서 효험이 있다고 믿어지는 약초를 자연 그대로 다려 먹는 것과 그 약초에서 특정성분을 추출하여 정제한 양약을 복용하는 것 중에 인체에는 어느 쪽이 더 이로울까.

이러한 질문을 듣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너무도 복잡하고 어려운 과학적 접근을 하기에 앞서, 편안하게 넘어 가기 쉬운 감성적 수긍을 먼저 하려는 경향을 많이 가지게 된다. 이런 경우에 자주 듣게 되는 말이 있다. 약제원리와는 무관하게, 그리고 뜬금없이…. “자연 그대로가 좋은 것이여…”

답변자가 이렇게 대응을 해버리면, 저는 그 자리에서 얼음이 되어 버린다. 그냥 할 말을 잃어버리고, 처음에 질문한 것에 대해 아무런 판단을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객관적 검증들을 거친 합리적 결과물로서의 과학을 바탕으로 이야기하기보다는 그 근거도 정확하지 않은 단어를 나열한 것으로, 마치 분명한 대답이 된양 이야기하는 것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실제로 이런 종류의 대답을 접하게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아듣기는 쉬워서 “아,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갈 수 있지만, 나중에 다시 생각해 보면, 어떠한 정확한 설명도, 근거도, 결론도 전혀 없는 허공의 소리였을 뿐임을 깨닫게 된다. 게다가 여기에 덧붙여서 ‘음양오행의 이치를 깨우쳐야 자연 그대로를 받아들일 수 있다’라고 말하는 것을 듣게 되면,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다.

그럼 다시 현대 의학의 발전 과정을 과거에서부터 거슬러 올라가 보자. 진시황을 비롯해 수많은 인류의 조상들은 인체의 무병장수를 위해 매우 억척스럽고도 지독한 시행착오의 과정을 거쳐 현대 의학의 발전을 이룩해 왔다.

하다 하다 못해 벌꿀통까지 검사해서 인간에게 유익한 것을 추출하고, 된장을 연구하여 인체에 유익한 성분을 약으로 만들고, 얼마 전에는 인간의 대변을 가져가서 유익균과 유해균들을 연구하여 더 좋은 정장제를 개발하는 등 현대 의학의 연구 범위는 실로 말할 수 없이 넓고 깊게 발전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2019년을 맞이한 오늘날까지 오면서 기존의 민간요법이라고 할 만한 것들 중에 그 효능이 입증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는 것들이 얼마나 있을까? 사람 머리카락의 끝 부분에 묻은 성분들까지 진단 검사에 이용하는 21세기 의학의 시대,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의학 연구들은 진행되고 있으며 상업적 성취를 위해 달려가는 제약회사들의 연구소 불빛은 24시간이 모자라는 지경이다.

이렇게 실험과 검증을 통한 산물인 현대 의학의 의료용 약제와 처치에 대한 믿음을 생각할 때, 그 믿음은 정확한 검증 연구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 민간요법보다는 분명히 커야 하고, 더 확고해야 한다. 즉 감히 비교 자체를 할 수 없는 정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현대 의학적 치료의 일선에서 보여지는 환자분들의 현실은 어떨까? 대부분의 난치성 환자분들은 치료 초기에는 믿음을 가지고 현대 의학에 의존하여 치료진행을 받아 가다가, 어떠한 결과도 맛보지 못한 상태에서, 만족되지 않는 과정들을 맞이하는 매 순간 순간마다, 언제 어디서 나타났는지 알 수 없는 민간요법이라는 것들에 강력하게 이끌려서 이미 중반을 넘어 진행되고 있는 치료의 틀을 포기하거나 깨버리고 다시 치료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서 쳇바퀴를 도는 경우들을 많이 보게 된다.

즉, 난치성 질환자분들은 어느 누가 시키지 않았다 하더라도,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의존적 약자의 심정으로 현대 의학적 치료와 민간요법적 접근을 근본적으로 구별하지 못하고, 마치 이 둘은 서로 대등한 관계인 양 보려고 하는 경향을 가질 수 있다. 환자 입장이 되어 본다면 전혀 이해를 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진정으로 환자를 생각하는 의사로서는 가슴이 아프고 먹먹해지는 것을 피해갈 수도 없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의료인으로서의 사명감과 용기인데, 어떠한 방식으로든 끈기있게 개입을 해서 환자들에게 닥친 위험을 최소화하려고 해야 한다. 만일 의료인들이 이러한 노력을 게을리 한다면, 인류의 마지막 동아줄 마저 남지 않게 되어 인류의 미래까지도 불투명하게 되어갈 것이다.

의사가 아닌 일반인들이 또는 주변인들이 나에게 “남들이 다 인정하는 민간요법인데, 왜 너만 부정하려 하느냐”라고 무어라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느껴진다고 하더라도, 아직 어떠한 검증 연구도 진행되지 않아 도저히 확신할 수 없고, 평가를 할 수 없는 그러한 민간요법이라면, 환자의 생명이 위험해 지는 것을 막기 위한 의료인의 적극적인 개입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현대의학에서 무언가 정형화되어 제시된 치료법이 있다고 한다면, 아무리 그 실효가 당장에 보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일단 현대 의학의 정형화된 치료법을 먼저 믿고 따라 가는 것이 환자에게 더욱 유익하리라 생각한다. 도저히 현대 의학적 치료에서 방향이 안 잡히면서 계속 악화의 일로로 간다고 하더라도, 민간요법은 최후의 선택 수단이 되어야 한다.

의료현장의 임상 경험을 통해 보면, 난치성 환자분들의 경우 몇 몇 환자분들은 아직 마지막 선이 보이지도 않았는데 환자 스스로 마지막 선을 그어 놓고, 자신도 모르게 떠밀려 넘어가 버리는 경우들을 종종 보게 된다.

즉, 아무도 그렇게 하라고 하지 않았고, 아무도 다른 치료법을 제시하지 않았는데 스스로 어디서 가져왔는지도 알 수 없는 비과학적 정보들을 조합해서 마치 실효성이 있는 치료법인 것처럼 믿고 스스로 확신을 가지고 자신의 몸을 기꺼이 마루타로 만들어 놓게 된다.

그 정보의 대부분은 자신과는 전혀 이해관계가 없는 수많은 인터넷 체험 사례들이라는 것인데, 이러한 인터넷 체험 사례들은 알고 보면, 그 이면에 수많은 상업적 마수들이 조종하고 있거나 상업적 상품에 자신이 조종당하는 것도 모르는 사람들에 의해 자생되어 재생산에 재생산을 거듭한 정보들인 경우가 많고, 그 과정에서 정보의 축적된 양 또한 매우 많다.

이렇다 보니 동일한 체험 사례가 많이 축적되었다는 이유로, 마치 객관성을 가진 것처럼, 마치 과학적 검증이 충분히 이루어진 것처럼 믿음을 가지게 된다. 사실 이렇게 축적된 정보들은 모두 다른 환경적, 다른 신체적 조건을 가진 개인들의 체험 사례일 뿐 결코 과학적이거나 검증 되었다거나, 안전하다고는 할 수 없는 것들이다.

제가 이제 환자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이야기를 정리하자면 이렇다. 난치성 질환이란, 아무리 현대 의학이 오랜 역사 속에서 많은 발전을 거듭해 왔다고 하더라도 치료적 접근이 매우 어렵고 오래 걸릴 수 있는 질환이라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의료 행위의 주체인 의사와 의료 처치의 수용자인 환자가 완전히 구별된 입장에서 치료를 생각하기 보다는, 환자 스스로도 의료 행위의 주체자가 되어 환자 자신의 내면에서 스스로 설정한 심리적 마지노선을 협소하지 않고, 튼튼하게 세워야만, 나약하고 의존적인 자신에게 파고들려 하는 수많은 거짓 정보들로부터 보호될 수 있고, 정형화되고 검증된 치료의 선상에서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 어떠한 치료보다도 더 중요하다.

그리고 하나 더. 현대의학의 발달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이미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비약적인 발전을 한 상태이다. 그러니까 끝까지 희망을 버리면 안된다.

나는 난치성 환자분들에게 항상 이렇게 이야기 한다. “환자분들이 가지는 희망이 치료를 수행하는 의료인들에게는 마치 등대의 불빛과 같다. 그래서 의료인들은 환자분들이 비춰주는 그 등불에 의지하여 올바른 치료 방향을 잡을 수 있게 된다”라고.


 

은명 대한통합암학회 학술이사  bryonsilv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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