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김성민 기자] 비타민C '레모나'로 잘 알려진 중견 제약사 경남제약이 상장폐지 위기에 처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 14일 기업심사위원회를 개최, 심의를 벌인 결과 경남제약에 대해 주권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기업심사위는 지난달 경남제약이 제출한 경영 개선계획 이행 내역을 검토한 뒤 경영 투명성 등이 미흡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거래소는 코스닥 상장규정에 따라 15영업일 이내인 다음달 8일까지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어 상장폐지 여부, 개선 기간 부여 여부 등을 최종 심의·의결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993년 창립된 경남제약은 창립 8년만인 2001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이희철 전 경남제약 대표는 지난 2007년 녹십자로부터 경남제약을 인수했다. 이 전 회장은 인수 이듬해인 2008년부터 2013년까지 50억원 규모의 허위 매출을 기재한 혐의로 2014년 기소됐고, 횡령·사기 등의 죄가 인정돼 지난해 3년형이 확정받고 수감 중이다.

이 전 회장이 경영권 복귀에 나서며 갈등이 시작됐다. 이 전 회장은 경영권을 되찾기 위해 부인 명의로 돼 있던 지분 경남제약 13.7%를 자신의 명의로 전환하며 최대주주에 오른 후 자신의 대리인을 등기이사로 임명했다.

이에 류충효 대표 등 현 경남제약 경영진은 지난해 9월 이 전 대표를 상대로 분식회계로 회사에 끼친 손해를 배상하라며 160억원의 손해 배상 청구와 50억원 규모의 주식 가압류를 법원에 신청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거래소는 지난 3월 분식 및 자본시장법 위반 등 이유로 경남제약의 주식 거래를 정지하고,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를 통해 지난 11월 14일까지 개선 기간을 부여했다.

이에 경남제약은 한국거래소에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에 따라 최대주주 변경을 통한 경영 투명성을 확보를 목적으로 지난 5월 4일 공개매각 M&A 공고를 냈다. 같은 달 30일 인수제안서를 제출, 6월 4일 KMH아경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하지만 매각 과정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KMH아경그룹과 주요 주주 및 이해관계자들 간 견해 차가 조정되지 못했고 결국 6월 29일 경나제약은 KMH아경그룹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철회하고 공개매각 인수·합병(M&A) 절차를 중단했다.

한국거래소의 상장 폐지 결정에 대해 경남제약 측은 “상장유지와 거래 재개 결정이 내려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경남제약은 "상장폐지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코스닥시장위원회의 최종 심사에 앞서 지금까지 진행해 온 회사의 경영 개선 노력과 성과들에 대해 보다 더 적극적으로 소명하고 필요한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2018년 2월 28일부터 회계처리 위반으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된 이후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차입금을 상환해 지난해 말 기준 약 111억원의 차입금을 현재 약 55억원 수준으로 줄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영업분야에서는 대표상품인 레모나의 중국시장 진출과 유통채널별 다양한 신제품 출시, 내부 효율성 제고 등을 통해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전년 대비 5% 내외의 매출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회사는 소액주주연대와 함께 신기술사업조합이 운영하는 투자조합을 전략적 투자자로 유치해 최대주주를 변경했고, 최대주주인 마일스톤KN펀드과 함께 소유와 경영의 분리라는 대원칙 아래 재무 건전성 확보를 위한 추가 유상증자를 유치하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했다"고 강조했다. 

김성민 기자  smk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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