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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희 의원 "세상을 바꾸는 도구 되고 싶어"치과의사 출신 1호 변호사..."힘들고 어려운 이웃에게 실제적인 도움주는 법 만들 것"
김성민 기자 | 승인 2018.12.17 15:09

[여성소비자신문 김성민 기자] 우리나라에서 의사로서는 최초로 사법고시에 합격하며 ‘치과의사 출신 1호 변호사’란 타이틀을 갖고 있는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후 의료소송 전문 변호사로 활발하게 활동하던 전 의원은 지난 2003년 에이즈에 감염된 혈우병 환자들이 국내 굴지의 제약회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맡아 10년 가까이 일하며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변호사로서 법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법을 만드는 것이 어쩌면 더 의미있는 일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이에 정치권의 문을 두드린 전 의원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보수의 텃밭으로 불리는 강남 3구 가운데 한 곳인 서울 강남(을)에서 야당 후보로 24년 만에 당선되며 최대 이변의 주인공으로 주목을 받았다. <여성소비자신문>은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만나 그가 걸어온 발자취와 함께 현재 화두가 되는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의료소송 전문 변호사로서 활발히 활동하시다 정계에 입문하시게 된 배경을 우선 듣고자 한다.

“의료소송 전문 변호사로 일하며 국내 굴지의 제약회사를 상대로 한 혈우병 환자들의 소송을 맡아 10년 가까이 일했다. 부당한 현실에 맞서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뿌듯할 때도 있었지만, 단지 정의감과 열정만으로는 현실을 바꾸기 충분하지 못하다는 것도 알았다.

소송 초기에 진실을 밝혀달라며 국회에 찾아가 호소했던 기억도 있었고, 불합리한 현실을 변화시키는 가장 큰 힘은 정치라는 생각도 들었다. 보다 많은 사람을 위해 내가 가진 능력을 쓸 수 있다면, 그리고 우리 사회를 위해 기여할 수 있다면 그것이 더 가치 있는 일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도전하게 되었다.”

-18대 국회 때는 주로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활동하셨다. 20대 국회에서는 국토교통위원회에 이어 환경노동위원회로 상임위원회를 변경했다. 상임위를 변경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또 각 상임위원회에서 활동하며, 이건 잘했다고 자부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무엇인지 소개해 달라.

“제 20대 국회 전반기에는 국토교통위원회에 배정됐다.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으로서 지역 현안을 돌보며, 위례-과천선, 대모산 터널 착공을 위한 각종 토론회, 간담회 등을 여는 등 교통 문제 해결에 앞장서 왔다.

상임위원회를 환경노동위원회로 바꾼 것은 탄소배출권,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이슈를 선제적으로 제기하고, 노동자가 존중받고 차별받지 않는 나라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기 위해서다.

제 입으로 말하기는 쑥스럽지만 상임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잘했다고 자부할 수 있는 일이 많다. 그래도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지난 5월 28일 본인이 대표 발의한 물관리기본법안이 국토교통위원회 대안으로 통합‧조정되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이 아닐까 싶다.

문재인 정부의 통합물관리에 대한 기틀을 마련하고, 물관리 사업중복으로 인한 예산낭비, 물관리 사업의 연계성 부족 등 불필요한 행정력 소모를 해결한 것에 많은 책임감과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에겐 불모지나 다름없다고 여겨지는 강남구를 택한 이유가 있다면.

“지난 19대 총선에서 강남(을) 지역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의 무덤이라 불리는 강남 지역 출마에 주변 모두가 반대했지만 지역주의·계급주의 혁파, 정치혁신에 앞장서고 싶었다. 하지만 경선에서 패배하여 아쉽게 출마의 꿈을 접어야만 했다. 당에서는 저를 아깝게 여겨 이례적으로 다른 지역구에 전략공천을 했다. 그 지역구는 강남(을)보다 당선 확률이 높다는 게 정치권의 평가였다.

하지만 경선 패배 이후 지역구를 바꾸는 것은 강남 주민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고 이는 제가 가졌던 소신과 다르다는 생각에 공천장을 반납했다. 그런 저를 사람들은 ‘바보’라고 불렀지만, 강남 주민들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었기 때문에 기꺼이 ‘바보’가 되었다.”

-최근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 도입을 둘러싸고 카카오와 택시업계의 갈등이 여전하다. ‘카풀제 대책 태스크포스(TF)팀’ 위원장을 맡고 계신다.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시는가.

“최근 SK 등 대기업들의 카풀시장 진출도 예상되고, 카카오 측은 해당 시장을 선점하고 미래기술을 선도하기 위해 뒤로 물러설 수 없는 입장인 것 같다. 택시업계는 생존권이 침해당한다고 생각하시고, 정부에 대한 신뢰 문제도 말씀하신다. 이 과정에서 우리 TF는 정부가 마련한 지원대책을 포함한 안을 갖고 택시업계와 카카오 측을 끊임없이 만나 소통과 설득의 과정을 이어왔다.

택시업계와 논의를 하다 보면 과연 정부가 그 안을 제대로 이행할 수 있느냐고 반문하신다. 과거부터 이어져 오고 있는 택시업계의 열악한 노동환경 등 구조적 문제가 이미 만연한데도, 그동안 방치해놓은 정부를 믿지 못하는 것이다. 서로 간에 신뢰 구축을 위해 정부의 더욱 전향적이고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한 상황인 것이다.

일각에서는 서비스 전면 유예를 위한 이른바 카풀금지법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법안을 논의하고 있는 만큼, TF가 법안 이야기를 하는 것은 권한 범위를 넘어서는 것일 수 있다.

또한 국민 여론도 동시에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 TF는 당과 함께 긴밀히 협의하며 양측의 의견을 수렴·조정하면서 끊임없이 중재를 이어나갈 생각이다.”

-국회 에너지특별위원회가 출범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지금까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탈원전, 탈석탄을 비롯해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정책과 전기요금개편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보시는가.

“에너지특별위원회는 최근 두 차례의 업무 보고를 받았다.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 일반에 관한 논의와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권고안을 보고받았고, 현안 논의를 했다. 일주일 사이 연거푸 두 번의 회의를 여는 강행군을 했지만, 성과를 내기에는 기간이 좀 짧았던 면이 있다.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에너지원에서 재생가능하고 무한한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로의 확대는 전 세계적 추세이고, 시대적 과제이다.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정책은 이를 토대로 하고 있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 임기 내에서는 에너지전환 정책으로 인한 전기요금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이미 발표한 바 있다.

문재인 정부 임기 동안에는 오히려 원전이 현재보다 늘어난다. 원전 감축은 앞으로 70년에 걸친 장기적인 사업이다. 당장 원전을 철폐하고, 전기요금이 오를 것처럼 호도하는 가짜뉴스가 시중에 떠돌지만, 사실이 아니다.

그리고 최근 신재생에너지 기술의 발전 속도가 가파르다. 이미 원전보다도 채산성이 좋은 재생에너지가 나오고 있다. 산업부의 자료에 따르면, 영국의 해상풍력 단가는 이미 원전보다 낮아졌다고 한다. 이처럼 신재생 에너지 기술의 발전이 단가 절감을 가져오기 때문에, 경제성까지 확보한 에너지 정책이 가능하다.”

-‘해외건설 촉진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 의결됐다. 당시 이 법을 개정하게 된 동기는 무엇이며, 개정안에 따라 앞으로 기대되는 효과에 관해 설명해 주신다면.

“국토교통위원회에 배정받고 점검해 보니 우리나라는 대형 SOC 개발사업 수요가 줄어들어 건설업계가 위기에 빠져있었다. 해외로 진출을 해야 하는데, 그 나라의 정책 등 정보도 충분히 숙지하지 못한 채 뛰어드는 기업도 많았다. 우리나라에서 하던 방식으로 해외에서도 수주를 하니, 다른 나라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예로부터 건설업 자체는 강하지 않은가. 국가가 조금 더 지원을 하고 사전에 정보를 충분히 제공받으면 기업들도 경쟁력을 갖추고, 국가 경제에도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대선후보 시절 이런 필요성을 여러차례 언급한 바 있다.

이 법에 따라 지난 6월에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가 공식 출범했다. 이제 해외 건설 수주를 위한 발판이 마련됐으니, 체계적 지원을 통해 실제 수주전에서 많은 성과가 나기를 기대한다.”

-최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살균제를 개발·유통한 SK케미칼(현 SK디스커버리)과 애경산업을 검찰에 다시 고발했다. 의료전문 변호사의 경력을 가지고 있는데 ‘가습기 살균제’ 사태를 어떻게 보시는가.

“가습기 살균제 문제와 관련해 옥시를 비롯한 몇 개 기업에 대해서는 수사와 기소, 책임자 처벌이 이뤄졌다. 하지만 여전히 SK와 애경 등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책임은 커녕 피해자들에게 최소한의 사과와 배상도 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고의나 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분명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리고 피해자들이 제대로 된 사과와 보상을 받아야 한다.”

-정치인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무엇인가. 국민에게 어떤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으신가.

“‘세상을 바꾸는 도구’가 되고 싶다는 것이 작은 소망이다. 저는 힘들고 아픈 사람을 보면 그냥 지나치기가 힘들다. 그 분들의 눈물을 보면 어떤 느낌이 오기보다도 먼저 가슴이 아프다.

변호사가 되었다가, 다시 정치인이 된 이유는 힘없고, 아픈 사람들을 돕기 위해서이다. 그러다보니 지금까지 어려운 분들을 많이 만났고, 지금도 만나고 있다. 나름대로는 그분들을 위해 열심히 일 해 왔다고 자부하기도 한다. 그런 일을 통해 어떤 보상을 바라지도 않고, 그저 소명대로 일할 수 있다는 것이 좋다.

누군가를 위해 일하는 내 모습을 볼 때, 삶을 살아가는 진정한 가치가 느껴지고 마냥 행복해진다. 이 행복은 그 어떤 명예나 금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저에게는 크다. 그 행복감에 중독되어, 그 행복감에 힘을 얻어 하루하루 나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도구로서의 제가 앞으로 어떻게 더 쓰여질 수 있을지는 현재로서는 잘 모르겠지만, 지금까지대로, 계속 열심히 해 나가려고 한다. 국민 여러분께, 힘들고 아픈 사람들을 돕기 위해 세상을 바꾼 도구로 기억될 수 있다면 좋겠다.”

김성민 기자  smk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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