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김성민 기자] 국내 생명보험사 빅3 중 한곳인 교보생명이 창사 60년만에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교보생명이 상장할 경우 생명보험사 가운데서는 6번째, 빅3 생명보험사 중에서는 마지막 상장사가 된다.

교보생명은 지난 11일 열린 정기이사회에서 자본확충을 위한 IPO추진을 결의했다. 상장을 추진하게 된 배경에 대해 교보생명은 "오는 2022년부터 새롭게 도입되는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자본을 확충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교보생명의 RBC(지급여력비율)은 지난 9월 말 기준 292%로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훨씬 웃돈다. RBC은 보험회사의 보험금 지급 여력을 평가하는 지표다.

하지만 오는 2022년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와 보험금 지급 능력을 새로 평가하는 K-ICS가 시행될 경우 RBC은 대폭 하락하게 된다. 이에 추가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는 게 교보생명의 판단일 것이란 분석이다.

그동안 교보생명은 매년 약 5000억원을 내부유보금으로 쌓아왔다. 지난해 7월에는 5억 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도 발행했다.

지난 7월에는 이사회에서 증자 추진을 공식화한 뒤 8월에는 크레디트스위스(CS)와 NH투자증권 두 곳을 주관사로 선정해 IPO를 준비해왔다.

상장시기는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추진 중이다. 앞으로 교보생명은 주관사를 추가로 선정하고 지정감사인 감사와 상장 예비심사, 증권신고서 제출, 공모 등의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최근 국내 증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교보생명이 IPO를 추진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재무적투자자(FI)의 풋옵션 행사와 무관치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풋옵션은 보유 중인 지분을 일정한 가격에 되팔 권리를 말한다.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IMM프라이빗에쿼티, 베어링PEA, 싱가포르투자청(GIC)로 구성된 FI는 지난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 24.0%를 인수하면서, 2015년 말까지 교보생명의 IPO가 이뤄지지 않으면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지분을 되사야 한다는 풋옵션 계약을 포함했다.

하지만 당초 약속한 기한에서 3년이 지났시점까지 교보생명의 IPO가 이뤄지지 않자 최근 FI는풋옵션 행사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으로 FI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교보생명 관계자는 <여성소비자신문>과의 통화에서 “풋옵션 행사는 신창재 회장과 FI 주주간의 문제이기 때문에 회사가 공식적으로 언급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만약 교보생명이 IPO에 성공할 경우 상장 생명보험사는 총 6곳으로 늘어난다. 앞서 동양생명은 지난 2009년 10월 생보사 가운데 처음으로 증시에 입성했다. 이어 이듬해 3월과 5월에는 한화생명과 삼성생명이 상장에 성공했다. 이후 지난 2015년 7월 미래에셋생명과 지난해 5월 오렌지라이프도 상장 대열에 합류했다. 

한편, 지난 1958년 설립된 교보생명은 지난 9월 기준 총자산 약 107조원, 보유계약자 430여명, 보유계약 305조원에 이른다. 신용등급은 무디스 기준 4년 연속 A1, ROE는 지난 2004년 이후 대형사 1위를 기록했다.

교보생명 관계사로는 교보증권과 교보문고, 교보라이프플래닛, 교보AXA자산운용, KCA손해사정, 교보정보통신, 교보리얼코, 생보부동산신탁 등이 있다.

김성민 기자  smk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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