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여성소비자신문 김성민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야심차게 추진해온 이마트의 미국 시장 진출에 속도가 붙고 있다. 이마트는 최근 미국 서부지역의 현지 유통기업을 인수했다. 그동안 이마트가 해외 현지기업을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마트는 지난 7일 미국 서부지역을 거점으로 운영 중인 '굿푸드 홀딩스(Good Food Holdings)'를 인수하기로 했다. 인수 금액은 2억7500만 달러, 한화로 3075억원 상당이다.

굿푸드 홀딩스는 '브리스톨 팜스(Bristol Farms)', '레이지 에이커스(Lazy Acres)', '메트로폴리탄 마켓(Metropolitan Market)' 등 3개 유통 브랜드를 보유한 지주회사다. 로스앤젤레스(LA), 시애틀 등 서부 지역에 모두 24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고급스러운 내부 인테리어가 돋보일 뿐만 아니라 신선·헬스·식음서비스 등에 차별화된 콘텐츠를 갖췄다는 게 이마트 측 설명이다.

특히 브리스톨 팜스는 프리미엄 그로서리 스토어로 LA와 샌디에고에 12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또 다른 프리미엄 그로서리 스토어인 메트로폴리탄 마켓은 시애틀에 7개 매장을 가지고 있다. 레이지 에이커스는 건강식품과 뷰티 상품군에 강점을 둔 내츄럴 그로서리 스토어로서 LA와 샌디에고에 5개 매장을 보유 중이다. 굿푸드 홀딩스의 연매출은 6700억원, 임직원 수는 3100명 정도로, 이마트는 인수 후에도 현지 경영진을 그대로 유지해 운영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이갑수 이마트 사장은 "미국 시장에 새롭게 도전하는 만큼 차근차근 준비해 장기적 관점에서 가시적 성과를 도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마트는 이번 인수를 통해 미국 사업을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2005년부터 미국에서 직소싱을 해오고 있다. 지난 2013년 미국 현지 법인 'E-Mart America Inc.'을 설립했다. 특히 최근에는 내년 하반기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다운타운에 'PK마켓'(가칭) 미국 1호점을 열기 위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PK마켓은 식료품점과 레스토랑을 결합한 ‘그로서란트’ 형태의 매장이다. 매장에는 라이브 랍스터 바(시푸드), 부처스 테이블(스테이크), 비빔밥, 스시 등 아시아 음식을 즐길 수 있는 푸드코트가 들어설 전망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 3월 간담회에서 해외시장 진출에 있어 "규제 없이 무한경쟁이 펼쳐지는 미국 등 선진국 시장에 역점을 두려고 한다"며 "중국시장에서의 실패를 교훈 삼아 규제가 없는 선진국에서 사업을 펼쳐보고 싶다"며 미국 시장 진출에 대한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한 바 있다.

김성민 기자  smk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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