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여성 파워인터뷰
뮤지컬 ‘넌센스’ 출연진 “넌센스는 관객과 배우가 하나 되는 작품”
한지안 기자 | 승인 2018.12.10 19:14
사진=여성소비자신문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넌센스’는 1991년 초연 이후 꾸준히 대중의 사랑을 받는 국내 최장수 뮤지컬 중 하나다. 한정된 장소, 적은 수의 등장인물로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은 탄탄한 대본과 배우들의 역량에 달려있다. 평일 낮 공연 후 극장을 찾아 무대에서 내려온 그들과 대화를 나눴다.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 서로가 가족 같다는 배우들의 얼굴에는 공연 후의 지친 기색 없이 작품에 대한 사랑과 즐거움만 있었다. <여성소비자신문>이 뮤지컬 ‘넌센스’의 출연진과 만나봤다. 이하 일문일답.

사진=여성소비자신문 '원장수녀 메리 레지나' 역 민시양

경력 및 역할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민시양 원장 수녀 메리 레지나 역을 맡고 있다. 넌센스로 데뷔를 했고 13년째 공연하고 있다. 나의 힘듦, 어려움 등 여러 가지를 겪으면서 같이 성장해 온 터라 각별한 공연이다.

김하연 로버트 앤 역할을 맡았다. 넌센스에 합류한 지 2년째다. 로버트 앤은 간단하게 말해 사고뭉치 수녀다. 나름의 아픔을 겪었던 과거가 있고, 소년원에서 좋은 원장님을 만나 하나님을 알게 되면서 작중 배경이 되는 수녀원에 함께 하게 된 인물이다.

박보영 엠네지아 역. 5시즌째 넌센스를 공연하고 있다. 엠네지아는 십자가에 머리를 맞아 기억상실에 걸린 상태에서 넌센스 시리즈의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인물이다. 이 역할을 맡은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재밌게 즐겁게 하고 있다.

신시온 허버트 역할을 맡았다. 원장 수녀 다음의 2인자로 원장 수녀가 힘들거나 부족한 면이 있을 때 옆에서 보조하는 교육 수녀 역할이다. 가끔은 투닥거리지만 원장 수녀를 존경하고 사랑하고. 공연에서도 그런 장면이 많다. 개그 감이 있는 수녀님이라 유머러스하다. 예비 수녀들을 가르치고 때도 ‘즐겁게, 재밌게’ 하기 때문에 수녀님들이 따라오는 그런 역할이다.

고샛별 메리 레오 수녀 역을 맡았다. 2015년 팬텀으로 데뷔해 두 시즌째 넌센스를 하고 있다. 레오 수녀는 발레를 사랑하고, 허버트 수녀님과 함께 다른 수녀님들의 가르침을 받으면서 지내는 예비 수녀다.

사진=여성소비자신문 '교육수녀 허버트' 역 신시온

‘넌센스’는 어떤 공연인가. 관객들이 어떤 부분에 집중해야 하나. 또 꾸준히 대중의 사랑을 받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박보영 넌센스의 최대 장점은 ‘아무 생각 없이 와서 즐겁게 웃고 갈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극 중에 관객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준비해 둔 넘버들이 있고 또 우리 안에서 일어나는 사실적인 상황들이 흘러가는 곡들도 있다. 그런 것들을 생각하면서 상황에 몰입하다 보면 굉장히 재밌게 보실 수 있을 것 같다.

신시온 대본이 탄탄한 작품이다. 또 일반 관객들이 사실 수녀님들을 일상적으로 흔하게 접하는 건 아니지 않나. 그런 것에 대한 호기심도 있는 것 같고. 수녀님들의 일반적인 이미지와 다른, 사실적인 상황으로 흘러가는 내용을 흥미로워 하시는 것 같다.

무대 준비 과정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 배우로서 어떤 것들을 중요하게 여기시는지.

박보영 넌센스는 다른 공연보다 배우 한 사람 한 사람이 맡게 되는 노래 등 분량이 아주 많다. 사실 대극장 뮤지컬에 출연하는 것보다 체력적 소모가 훨씬 커서 컨디션 조절이 중요하다. 잘하려고 배우들 모두 노력하고 있다.

민시양 가장 중요한 것은 배우의 역량이라는 생각이 든다. 수녀님 다섯 명만 나오는 이야기를 장면 전환이나 시점 변화 없이 두 시간을 끌고 가야 하는 상황이다. 노래뿐 아니라 연기 등 여러 가지가 다 조합된 배우가 서야 한다. 이 때문에 신인들의 등용문인 동시에 신인들이 서보지 못하고 가는 무대이기도 하다.

사진=여성소비자신문 '엠네지아 수녀' 역 박보영

극 안에서 선호하는 곡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민시양 맨 마지막에 허버트 수녀님이 불러주시는 ‘성령 충만해’라는 엔딩곡. 정말 좋다. R&B 소울 풍에 템포 변화도 있고, 허버트 수녀님이 너무 잘 부르기도 하지만 그 곡이 (극의) 엑기스인 것 같다. ‘여기 계신 분들이 거룩한 분들이고 지금 이 순간이 우리의 천국이다. 다른 곳에서 천국을 찾을 것이 아니고 성자, 성인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여기 오는 분들이 그런 능력을 잠재적으로 가진 분들이다. 바로 이곳이 행복하고 거룩해서 천국’이라는 노래다. 메시지도, 노래도, 멜로디도 넌센스 최고가 아닐까 생각한다.

신시온 허버트로서 가장 좋은 곡은 엠네지아 수녀가 기억을 찾을 때 부르는 노래다. 엠네지아 수녀에게 배경이 되는 수녀원에 오기 전의 기억이 전혀 없기 때문에 이 사람이 누군지인지 알 수 없는 그런 상황인데, 어떤 것에 대한 기억이 나려고 하다가 또 다른 생각이 나는 반전에 반전을 표현하는 곡이다. 신시온이라는 배우로서는 ‘성령 충만해’다. 저는 이름도 ‘시온’으로 성경에 나오는 성읍의 이름이고 모태 신앙인데, ‘성령 충만해’라는 곡을 부르면서도 (신앙의 중심을) 잘 못 잡았었다. 그런데 제 입으로 성령 충만하다는 노래를 5년 동안 부르다 보니 (하나님의) 부르심을 느꼈다. 이 음악이 은혜롭다는 것을 초반에는 모르고 부르기 시작했지만 이제는 더더욱 (좋아지고 있다).

김하연 저는 ‘성령 충만해’를 좋아하는 이유가 약간 다르다. 넌센스는 체력 소모도 크고, 제 캐릭터를 가지고 가야 하는 것에 있어서 정신적인 소모도 있다. 사실 공연을 하다 보면 김하연의 마음에 어려움이 온다. 로버트 앤으로서 공연에 임해야 하는데. 그래서 공연을 하다가도 이 곡을 들으면 감사함을 많이 느낀다. 실제로 무대에서 눈물이 날 것 같은 때가 아주 많다. 노래를 너무 은혜롭게 부르시기도 하지만 관객들을 축복하는 마음도 생기면서 ‘내가 이렇게 관객들한테 축복한다고 말해줄 수 있는 공연을 한다는 게 정말 감사한 일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것에서 또다시 감사함을 찾고. 힘들지만 다시 넌센스 공연에 오게 하는, 제게는 원동력이 되는 곡이다.

사진=여성소비자신문 '로버트 앤 수녀' 역 민시양

박보영 ‘신시온이 부르는 성령 충만해’. 그 곡이 좋은 이유는 앞서 다 말씀해 주셨다. 다만 좋은 곡이라 해도 관객들에게 마음을 다해 불러주지 않으면 기교만 화려할 뿐이다. 그 노래를 부르는 동안 다섯 명이 다 무대에 나와 있지 않나. 사람들이 기교에 환호하는지, 기교도 노래도 좋지만 마음에 감동하는지가 전부 보인다. 단순히 ‘노래 잘한다’ 인지 아니면 그 노래를 진심으로 받았는지. 다른 배우님들도 잘하시는데, 신시온 배우님이 정말 진심을 담아 관객들한테 전달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저희도 그 노래를 같이 부르면서 느끼기 때문에 가장 좋다.

고샛별 저는 개인적으로 ‘드라이브 인’을 가장 좋아한다. 애증의 곡이라서(웃음). 처음 들었을 때부터 좋아하는 스타일의 노래였다. 그 곡 때문에 고생을 좀 했지만 가장 좋아하는 곡이다.

민시양 그게 화음이 좀 어렵다. 배우들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갑자기 감정을 추슬러 노래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 각각 힘들 거다. 로버트 앤도 솔로 스타일로 부르다가 감정을 확 잡아 누르면서 노래를 바로 해야 하고, 중간 음도 어려워서 각자에게 쉽지 않은 노래다.

신시온 넌센스에서 우리가 절대음감으로 잡아야 하는 곡이 몇 가지 있다. 시작을 해야 하는데 반주가 깔려있지 않은 상태에서 첫 음만 알려주거나, 노래를 한창 부르다가 중간에 멈춰서 대사를 하고 반주도 없이 음을 찾아가야 하는 곡들이다. 그런데 유일한 아카펠라가 드라이브인이다. 사람의 목소리 세 가지 톤으로 반주 없이 음을 끌고 가는 게 어렵지만 좋다.

사진=여성소비자신문 '메리 레오 예비 수녀'역 고샛별

기독교의 메시지를 전하는 데 있어서는 어떤가.

민시양 배경 자체가 성당이기도 하고 여기 있는 수녀님들 자체가 그래서 기본적으로 가톨릭 신앙에 관한 이야기다. 원작도 외국 원작이 있고.

박보영 배역이 수녀고 배경이 수녀원이고. 사실 그래서 보러오기 전에 거부감을 느끼는 분도 있을 수 있지만 종교극은 아니라 교리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다. 누구에게나 다가갈 수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기 때문에 마음을 열어주시면 (함께) 즐길 수 있다.

민시양 넌센스의 수녀님들은 개구쟁이도 있고 현실적이다. 원장 수녀 다워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기도 하는, 그런 일상적인 모습들이 저희 안에 다 들어 있다. 서로 부딪히고 갈등을 겪고 화합하고 화해하고 그런 것들을 보면 넌센스는 우리 얘기다. 사는 이야기. 그래서 관객들이 웃고, 공감하고, 재밌게 보고 가시는 것 같다.

신시온 진심으로 저희보고 정말 수녀님이냐고 묻기도 한다. 저희가 교회 다니는 다섯 사람이라, 믿음 있는 분들이 대본 분석 하기에도 훨씬 좋다고 생각한다. 저는 모태신앙인데도 교회에 마음이 잘 안 가고, 억지로 끌려가는 것 같다가도 ‘이게 이런 건가’ 하는 느낌이 들면서부터 대본이 다시 보이기 시작하고 이런 은혜를 주시는구나, 이게 다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거구나 하고 보이기 시작하더라. 믿음이 있는 배우들이 훨씬 더 깊게 들어가는 것 같고 관객들이 ‘정말 천주교 신자인가’ 생각하실 수 있게끔 연기할 수 있는 것 같다.

김하연 (공연이 끝나고) 나갈 때 저희가 다 교회를 다니다 보니 ‘진짜’로 관객들을 향해 사랑을 주고 있다는 걸 느끼고 가신다고 생각한다. 다들 너무 재밌게 보고 가시는 것 같고. 저희가 믿다 보니 그게 담기고, 마지막에 축복할 때도 정말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고 주다 보니 그것을 받고 가시는 것 같다.

신시온 저는 이 공연이 최고라고 생각하는데, 대본 자체가 그렇다. 다른 공연을 가도 ‘그래서 이 공연이 주고 싶은 메시지가 뭘까’ 싶을 때가 있다. 무대가 화려해서 눈을 즐겁게 한다거나 또는 주인공들이 돋보인다고만 남는 공연들이 많지 않나. 그런데 이 공연은 배우들이 대본 자체에만 충실해 줘도 즐겁고, 재밌고, 배꼽 빠지고. 기억 찾을 때 좋고 행복해서 우시는 분들도 있고, 거룩하다고 할 때 같이 은혜받기도 한다. 관객들이 믿음이 있는 분들이든 아니든 박수를 쳐 주신다. 그때 하나가 됐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관객과 배우가 하나가 됐다는 느낌을 받게 하는 공연이 많이 있을까? 저는 잘 모르겠다.

박보영 저는 모든 뮤지컬을 통틀어 남녀노소 모두가 재밌게 볼 수 있는 작품은 넌센스가 유일하다고 생각한다. 모든 연령층을 아우를 수 있다는 것이 작품의 힘인 것 같다. 지금 공연에 대한 애정도가 최고조다. 앞으로 더 올라갈 수도 있고. 매 공연 끝날 때마다 배우들끼리 ‘너무 재밌었다’ 한다. 이렇게 하고 싶어 하고 즐거워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공연을 만드는데 관객들이 재미 없게 보실 수가 있을까. 두 번 세 번 보셔도 재밌을 거다. 많은 분이 오셔서 보셨으면 좋겠다. 자신 있다.

신시온 배우들끼리 소통도 좋다. 원장 수녀님을 비롯해 중심을 잡고 있기 때문에 배우들이 실제로 이 수녀원에서 몇십 년을 함께한 것처럼 서로에 대해 잘 알고. 눈빛만 봐도 알기 때문에 컨디션이 좋다, 안 좋다 알리지 않아도 안다. 지금도 굉장히 탄탄한데, 해마다 더 탄탄해질 것 같다. 관객분들도 그걸 느끼실 것 같다. 연기만 하려고 모인 배우들이 아닌 정말 가족 같은 사람들이 되어버려서, 관객들이 보기에도 그게 느껴지지 않을까.

한지안 기자  hann9239@daum.net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지안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