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웅열 회장, 이규호 전무

[여성소비자신문 김성민 기자] 23년간 코오롱그룹의 경영을 이끌어온 이웅열 회장이 내년부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오너 4세인 이규호 전무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코오롱그룹은 내년 1월 1일부터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이 그룹 회장직을 비롯해 지주회사인 ㈜코오롱과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계열사의 모든 직책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지난 1996년 1월 회장직에 오른 지 23년 만이다.

이 회장은 지난 28일 오전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위치한 코오롱원앤온리(One&Only) 타워에서 임직원 200여명이 참석한 성공퍼즐세션 말미에 예고 없이 연단에 올라 “내년부터 그동안 몸담았던 회사를 떠난다”며 “앞으로 그룹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룹 임직원들에게 생중계된 세션 후 이 회장은 사내 인트라넷에 올린 ‘임직원들에게 보내는 서신’을 통해서 퇴임을 공식화했다.

이 회장이 전격 은퇴를 선언하면서 앞으로 코오롱그룹의 세대교체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이다.

우선 코오롱그룹은 지주사 중심으로 각 계열사 책임 경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2019년도 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유석진 ㈜코오롱 대표이사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시켜 지주회사를 이끌도록 했다. 유 대표이사 사장은 2013년 ㈜코오롱 전무로 영입돼 전략기획 업무를 맡아오다 지난해 대표이사 부사장에 발탁 승진했다.

또한 유 대표이사 사장은 신설되는 ‘원&온니위원회’의 위원장을 겸임한다. 원&온니위원회는 주요 계열사 사장단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로 그룹의 아이덴티티, 장기 경영 방향, 대규모 투자, 계열사 간 협력 및 이해 충돌 등 주요 경영 현안을 조율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아울러 이 회장의 아들이자 그룹 오너 4세인 이규호 ㈜코오롱 전략기획담당 상무는 전무로 승진해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임명됐다. 이 COO는 그룹의 패션 사업 부문을 총괄 운영한다.

그룹 관계자는 “이 회장이 이 전무에게 바로 그룹 경영권을 물려주는 대신 그룹의 핵심 사업 부문을 총괄 운영하도록 해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토록 한 것”이라며 “그룹을 이끌 때까지 경영 경험과 능력을 충실하게 쌓아가는 과정을 중시한 결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오롱그룹은 ‘장자 승계’ 원칙을 이어왔기 때문에 향후 이 전무가 그룹 경영을 맡게 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전무는 영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코넬대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했다. 이후 군에 입대해 병장으로 만기 제대하고, 일병 때는 레바논 평화유지군에 지원하기도 했다.

지난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 차장으로 입사해 코오롱글로벌, 코오롱인더스트리 경영진단실 상무를 지냈다.

지난 1월 코오롱글로벌 자회사인 코오롱하우스비전 사업부에서 분할, 설립된 공유부동산서비스업체 리베토의 지분 15%를 보유하고 있으며, 대표를 맡고 있다.

김성민 기자  smk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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