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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소상공인연합회가 30일 KT아현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이날 KT에 구체적인 복구 일정을 제시할 것, 영업 피해에 대해 보상할 것, 황창규 KT 회장이 사과하고 사퇴할 것 등을 요구했다.

이날 이근재 한국외식업중앙회 서울시협의회장에 따르면 외식업계의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다. 이 회장은 "닭고기를 받으면 유통기한이 2~3일인데 배달 주문도, 손님도 안 와서 식재료를 전부 폐기처분하게 생긴 상황이었다"며 "언제 전화선이 연결될지 모르기 때문에 재료를 미리 주문해 둘 수도 없고 망연자실한 상태로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식업은 대체로 임대사업자이기 때문에 일주일 간 장사를 안하면 그 한 달은 망하는 달로 봐야 한다"며 "현재까지 장사를 못하고 있는데도 KT는 언제 사태가 수습되는지 얘기해 준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인터넷 연결이 필수적인 PC방 업계에서도 피해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상화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서울지부장은 "PC방은 거의 주말 장사라고 보면 되는데 안 그래도 장사가 잘 안 되는 상황에서 24일 오전부터 완전히 불통이 됐다"며 "지금까지 그 피해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부와 국회를 향해서는 재난지역 선포에 준하는 대책을 마련할 것, KT에 무과실책임을 요구할 것, 실효성 있는 집단소송제 법제화에 착수할 것 등을 요구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앞으로 언제 영업을 재개할 수 있을지 몰라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그런데 KT도, 정부도 뚜렷한 대책이나 성의 있는 답변을 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보상만큼 중요한 것은 KT가 빨리 복구 상황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를 알려주고 성의있는 자세로 복구에 임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렇게 문제제기를 하는 데도 제대로 된 대화에도 나서지 않는다는 점에서 황 회장과 임원들의 즉각적인 사과와 사퇴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KT는 29일 동케이블 기반 인터넷 이용고객에게 총 3개월 이용요금 감면, 동케이블 기반 일반전화(PSTN) 이용고객에게 총 6개월 이용요금 감면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KT는 앞서 26일 “오전 11시 기준 서울 서북부 일대 지역의 통신 장애 복구율이 무선 84%, 인터넷 회선 98% 완료됐다”고 밝힌 바 있지만 동케이블의 경우 복구가 더딘 상황이다. 굵기와 무게 때문에 맨홀로 빼내는 것이 불가능한데다 안전상의 문제로 통신구에 들어갈 수 없어서다.

이번 화재는 지난 24일 오전 11시12분께 KT 아현빌딩 지하 4m 깊이에 위치한 통신구에서 발생했다. 불은 약 10시간 만인 같은 날 오후 9시26분께 진화됐다. 지난 25일 경찰과 소방, 한국전력 등이 1차 감식을 실시한 결과 아현 빌딩 지하 1층 통신구의 약 79m가 화재로 소실됐다.

화재원인은 5G 하루 앞둔 이날까지 밝혀지지 않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전기안전공사는 26일 2차 정밀 합동감식을 진행했다. 외부 요인에 따른 화재 가능성은 낮지만 통신구 내부 연소로 발화지점을 찾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한지안 기자  hann923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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