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 2018.12.18 화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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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명숙의 행복한 시 읽기] 이 시대의 여자에게
구명숙 숙명여자대학교 명예교수 | 승인 2018.11.29 16:00

[여성소비자신문] 이 시대의 여자에게

구이람

 

‘八字 걸음 걸으면

팔자 사납다

一字로 걸어라!’

걸음걸이 하나도 여자,

남자가 따로 있는가?

 

앉음새도 나빌레라, 사뿐히

말씨도 소곤소곤

어여삐

여자는 여자답게!라는데

 

군자는 大路行 이라고?

군자들이 정치판을 갈 之字로

흔들며 걸어가는데

 

그러면, 아이는 누가 낳지요?

-시평-

1879년 ‘인형의 집’ 노라는 무조건 순종하며 가정만을 위해 살아가야하는, 놀이인형에 불과한 당시 여성적 삶을 과감히 박차고 집을 나온다. 자아실현을 위해 관습 속 주어진 여성의 운명을 탈출한 시도이다.

시 “이 시대의 여자에게”는 남성과 여성의 차이를 아는가? 그 두 성 사이에 왜 차별이 존재 하는가?를 새삼 느끼고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양성평등 실현을 위한 노력은 노라의 탈출 행위 이후 지금까지 줄기차게 전개되어 오고 있지만, 여전히 남성중심 사회에서 남녀 차별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남성들은 걸음걸이, 말씨 하나까지 여성적이어야 한다는 종속적 관습을 버리지 못한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여성들 또한 그런 의식 하에 자유롭지 못하다면, 여성 스스로 참다운 인간 삶을 산다고 할 수 있을까? 차별을 극복하기 위해 벗어버릴 것은 과감히 버리면서 남을 섬기고 배려하는 섬세한 여성성을 키워가는 당당함을 품어야 할 것이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며 차별을 넘어 화합하는 초월적 평등사회로 가지 않는 한, 여성들은 행복한 마음으로 아이를 낳을 수 없을 것이다. 아니, 아예 낳지 않을 것이라 여겨진다.

구명숙 숙명여자대학교 명예교수  k9350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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