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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자동차산업의 위기로 본 제조혁신 전략지식협동조합 좋은 나라
김용진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 승인 2018.11.26 13:41

[여성소비자신문] 한국에서 자동차산업은 제조업 생산의 13%를 차지하고 부가가치 12%를 만들어 내며, 전체 고용의 약 12%를 담당하는 매우 중요한 산업영역이다.

여기에다가 철강, 비철금속, 유리 등 소재부터 운송, 정비, 광고, 금융 등 서비스, 그리고 건설업에 이르기까지 모든 산업영역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산업이다.

이런 자동차산업이 지금 위기를 맞고 있다. GM의 군산공장 폐쇄, 내수 및 수출 부진에 따라 연생산 400만대 이하로 떨어진 자동차 및 부품 생산량의 급격한 감소,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적자 누적, 건실했던 자동차 부품업체의 파산 혹은 법정관리, 자동차 부품업체 대표의 과로에 의한 사망 등 많은 문제점을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한국의 자동차산업이 생존하고 다시 성장할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일까? 이글은 자동차산업의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으로 자동차 자체와 부품 경쟁력 향상, 디지털변혁을 통한 자동차산업 생태계 재구축, 자동차산업 구조조정, 협업과 협동을 통한 규모의 경제 확보, 글로벌화 등 5가지를 제안하고 있다. 이러한 제안들이 한국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을 되찾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최근 2-3년간 한국경제가 경쟁력의 위기를 맞고 있다는 경고음이 계속 들려오고 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막론하고 위기라는 얘기이다.

특히, 제조업의 경우 조선, 자동차 등 한국 경제를 견인해 왔던 주력산업이 무너지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를 제외한 모든 제조업이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다.

조선산업의 경우는, 내수 기반이 워낙에 취약하고 글로벌 시장 자체가 심각한 불황을 겪고 있는데다가 핵심기술들은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대형사 위주의 산업구조이다 보니 중소형사들의 입지가 매우 취약해져 있다.

한국자동차산업 또한 막대한 사회적 갈등을 불러왔던 GM의 군산공장 폐쇄, 내수 및 수출 부진에 따라 연생산 400만대 이하로 떨어진 자동차 및 부품 생산량의 급격한 감소,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적자 누적, 건실했던 자동차 부품업체의 파산 혹은 법정관리, 자동차 부품업체 대표의 과로에 의한 사망 등 많은 문제점을 나타내고 있다.

더구나 내년부터는 메모리 반도체 또한 수요가 둔화될 것이라고 한다. 한국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던 조선산업과 자동차산업 등 주력산업들이 이대로 주저앉는 것은 아닌가 하는 조바심이 몰려온다.

한국에서 자동차산업은 매우 특별하다. 물론 조선산업이 국내 수출 및 고용의 7%, 제조업 생산의 4%를 차지하는 시스템 산업으로서 전후방 파급효과를 통해 경제성장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자동차산업은 제조업 생산의 13%를 차지하고, 부가가치 12%를 만들어 내며, 전체 고용의 약 12%를 담당하고 있다.

이처럼 자동차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한국경제에 차지하는 산업 그 자체의 중요성도 크지만, 전후방 연관효과가 가장 큰 산업으로 철강, 비철금속, 유리 등 소재부터 운송, 정비, 광고, 금융 등 서비스, 그리고 건설업에 이르기까지 모든 산업영역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산업이다. 국가경제에 관한 투입과 산출규모로 보면, 산업별 자동차산업 투입액은 140조원 규모이며, 자동차 산업에 투입되는 62조8000억원을 제외한 타 산업의 투입규모는 77조2000억원 정도이다.

이러한 객관적인 숫자와는 별개로 자동차산업은 지금까지 한국 사람들에게 국가적 자존심이었다. 아무것도 없던 시절 포니가 수출되고 미국에서 굴러다니는 걸 보면서 우리 동포들의 가슴은 뜨거워졌고, 남미나 유럽에서 한국 자동차를 길거리에서 보는 사람들도 조국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다.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이기도 했고, 한국의 경제성장을 나타내는 지표이기도 했다.

그 후 몇 십 년 간 우리의 자동차산업은 기하급수적인 성장을 해왔고 우리는 그것을 선진국의 징표로 받아들였다. 후진국치고 자동차를 만들어 내는 나라가 없기도 하려니와 우리처럼 빨리 성장했던 나라도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속성장을 하면서 세계 5대 자동차 생산대국으로 불리던 한국이 2017년 기준 중국, 미국, 일본, 독일, 인도에 이어 세계 6위의 자동차 생산국으로 내려앉았다. 우리나라는 2017년 기준 약 411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했다. 중국, 인도, 멕시코 등 신흥국들 또한 고용효과가 큰 자동차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 속에서 멕시코가 한국을 바짝 쫓아오면서 향후 몇 년 이내에 자동차 생산량에서 한국을 따라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완성차들의 수출과 내수판매가 감소하고 글로벌시장에서의 경쟁력도 취약해지면서 성장과정에서 가려져 있던 문제점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자동차산업이 급격하게 성장하는 동안에 수요를 따라잡기 위해 우리 자동차산업은 산업생태계의 건강성을 따져보거나, 경쟁력을 점검해 보거나 미래를 위해 새로운 생태계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설령 자동차산업의 새로운 미래를 위해 뭔가를 바꿔야 한다는 생각은 했다고 하더라도 체계적인 접근을 못했던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현재 한국의 자동차산업 생태계는 매우 후진적이다. 첫째는 부품에서 완성차까지 가는 공급사슬이 전속거래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수직적 하청관계로 이루어져 있어 부품업체 자체의 제품/시장 경쟁력이 취약하다.

완성차기업 의존도가 거의 80%에 이른다. 부품업체들 스스로 디자인할 역량도, 새로운 제품을 만들고 시장을 개척할 역량도 축적되어 있지 않다.

둘째는 일반적으로 수출기업에 비해 내수기업의 영업이익률이 낮은 것처럼 내수 중심인 부품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은 늘 낮다. 더군다나 매년 비용절감이라는 차원에서 부품공급가를 낮추라는 요구를 받는다.

그래서 혁신이나 R&D에 투자할 돈이 없다. 그러니 기존의 제품이나 기술에 매달리게 되고, 위기상황이 오면 정부의 지원에 의존하게 된다.

셋째는 글로벌 경쟁력이 취약하다는 것이다. 부품업체의 글로벌 진출은 늘 완성차업체의 요청에 의해 이루어져 왔고 해외동반 진출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어 왔다. 따라서 부품업체들에게는 스스로 시장을 이해하고 시장이 요구하는 솔루션을 만들 역량이 없다.

부품업체만 글로벌경쟁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다. 완성차업체들의 문제는 더 크다. 한국의 완성차업체들은 최근에 시장대응에 실패하고 제품전략에서 실패하여 글로벌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IMF 외환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 때, 남미나, 동유럽, 러시아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던 기업가 정신은 이미 실종된 것처럼 보인다.

아세안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데도 기존 시장에 대응하느라 진출하지 못했고, SUV가 대세인 상황에서도 승용차에만 매달려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했으며 시장에서는 새로운 기술을 요구하는데 전통적인 접근으로 차를 만들다가 소비자들에게 외면당해 왔다.

미국이나 중국에서의 대폭적인 시장점유율 하락은 이러한 현상을 잘 말해주고 있다. 이 결과로 완성차업체들은 자신뿐만 아니라 자신들에게 전적으로 의존하여 성장해 오던 부품업체들도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이처럼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한국의 자동차산업이 생존하고 다시 성장할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일까? 가장 기본적으로는 자동차 자체와 부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시장의 요구에 맞는 자동차를 만들 수 있어야 하고 이러한 자동차에 맞는 좋은 품질의 부품들이 만들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보다 많은 R&D 투자가 필요하다.

한국 자동차 산업 전체의 R&D 투자는 경쟁사나 경쟁국의 R&D 투자에 비해 그 규모가 절반 혹은 2/3정도에 불과하다. 이를 대폭 늘릴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물론 이러한 R&D투자는 제품 혹은 부품에도 필요하지만 생산 기술의 효율화에도 필요하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디지털변혁(Digital Transformation) 물결을 수용하고 디자인, 생산, 판매 프로세스 모두를 디지털로 변화시켜서 고객의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물론 여기에는 자동차에 관한 연구의 품질을 높이는 것도 포함된다. 한국은 자동차산업에 대한 연구 기반이 매우 취약하다.

지금은 대부분 경영자들의 감에 의한 전략 방향 설정을 통해 미래전략을 결정한다.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하는 데는 많은 노력과 돈이 들어간다. 한국에서는 이러한 연구를 불필요한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데이터에 기반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이를 토대로 회사의 전략이 만들어질 수 있는 토대를 갖추는 것은 미래 경쟁력 향상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다.

둘째는 자동차산업 생태계를 바꾸어야 한다. 디지털변혁은 부품의 생산과 거래에 있어 표준화와 모듈화를 요구한다. 이러한 표준화와 모듈화를 기반으로 경쟁력 있는 부품들이 만들어져야 글로벌경쟁이 가능해진다.

이렇게 생태계가 변화하면 부품업체도 특정한 완성차업체에 매달리지 않고 자유롭게 글로벌화를 추진할 수 있다.

물론 생태계에는 완성차와 부품업체만 포함되는 것이 아니다. 디자인업체, 엔지니어링업체, 정보기술업체, 연구소 등 자동차산업에 지식을 제공하고 자동차산업에 근본적인 경쟁력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지식서비스업체가 포함되어야 한다. 지식서비스의 역량이 제품과 서비스가 통합되어가는 현재의 상황에서 산업생태계의 경쟁력을 결정한다.

셋째는, 자동차산업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 자동차부품 산업의 경쟁력이 뛰어나다고 말한다. 하지만 시장도 작은데 동일한 부품을 가지고 경쟁하는 회사도 많고 규모가 너무 작아 경쟁력이 없는 회사도 많다.

자동차산업에서 매출액 500억 이하의 규모는 별로 의미가 없다. 구조조정펀드와 같은 것을 만들어 부품회사 여럿을 인수·합병해서 규모를 키우거나, 투자를 하거나, 업종전환을 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물론 지금도 M&A를 위해 시장에 나와 있는 중소부품회사들은 많다. 하지만 그런 부품업체들의 경쟁력 문제 때문에 사려는 회사들이 없다는 게 문제다. 구조조정펀드와 같은 외부자금이 부품업체에 들어가게 되면 몇 가지 장점이 있다.

먼저 완성차업체와의 관계가 보다 수평적으로 바뀌게 되고, 시장확보를 위해 보다 글로벌지향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배구조 자체가 보다 독립적인 성격을 가지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창의적인 발상을 통해 기존의 사업과 새로운 사업을 통합하여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창출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넷째는 개별기업단위의 경쟁보다는 협업이나 협동을 통한 경쟁이 가능하도록 구조화해야 한다. 이 부분은 산업생태계 재편과도 관련이 깊다. 중소기업은 기본적으로 자원이나 인력이 부족해서 규모의 경제 이점을 누릴 수 없다. 더군다나 규모가 필요한 자동차산업에서 소규모 기업이 많다는 이야기는 산업의 경쟁력이 매우 취약하다는 이야기다.

기업의 규모를 키우는 것은 개별적인 노력으로는 어렵다. 하지만 개별기업들이 경쟁력을 가지는 부분들을 모으고 협력을 하게 되면 보다 쉽게 규모를 확장할 수 있다. 기존에도 중소기업들의 협업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는 있었다.

중소벤처기업부에서는 ‘중소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39조’에 따라 중소기업들의 원활한 협업 수행을 위하여 '중소기업간 협업사업 지원계획'을 운영해 왔고, 그 형태도 협업체 구성 및 운영 컨설팅 지원, 협업자금 융자지원, 협업정보 제공, 기술개발 지원 등 다양하다.

하지만 이러한 사업들이 협업지원이라고는 하지만 기본적인 초점이 개별기업들의 성장을 촉진하는데 주어져 있어 실질적으로 규모의 경제나 범위의 경제를 확보할 수 있는 형태로 운영되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지속적인 협력의 틀을 만들거나 운영하지 않았을 뿐 만 아니라 대부분의 협력이 일시적인 협력의 형태를 띠고 있었고, 기존 틀에서는 유일하게 특별목적법인(Special Purpose Company)만 지속 가능한 협업 형태를 지원했다.

협업이 지속 가능한 형태로 유지될 수 있는 틀이 없으면 기업들의 협업을 통해 만들어진 지적재산권이나 상표 등이 공동으로 관리되고 유지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결국 규모의 경제나 범위의 경제가 실현되지 못하고, 전문적 역량도 공유되지 못하므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도 어려워진다.

특히, R&D, 유통, 디자인, 시작품제작 등 정부의 지원 또한 개별기업단위보다는 협업이나 협동조합과 같은 단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효과적이다. 왜냐하면, 이러한 기능들은 기업경쟁력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면서도 회사의 인프라로서 작동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는 글로벌화이다. 한국은 시장이 매우 작다. 자동차산업의 생산능력은 이미 내수로 수용할 수 있는 양을 훌쩍 넘어서 있다. 해외로 나가지 않으면 더 이상 성장이 어렵다. 해외시장에서 경쟁을 해야 기업의 경쟁력도 강해진다.

앞서 이야기한 구조조정펀드나 협업화 모델은 글로벌화를 쉽게 해주지만 글로벌화의 핵심은 사람이다. 다양한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 복잡한 비즈니스모델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 고객에 맞는 디자인을 할 수 있는 사람, 복잡한 기술을 이해하고 새로운 제품을 설계할 수 있는 사람 등 글로벌화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자동차기업에 올 수 있도록 적극적인 인센티브제도를 설계하고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자동차 부품기업들의 상황으로 이런 사람들을 영입하는 것은 무척이나 어렵다. 개별 기업이 글로벌화에 필요한 사람을 유치하기 어렵다면 협동조합 방식으로 규모를 키워서 인력풀을 공유하는 것도 방법이다.
  
 

김용진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office.good61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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