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페이스북 갈무리

[여성소비자신문 김성민 기자] 국내에서 몸이나 얼굴에 문신 시술을 받은 사람이 1300만명에 이를 것이란 추정이 나왔다. 우리나라 인구 약 4명 중 1명이 문신 경험이 있다는 이야기다.

이는 과거 마니아 계층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문신이 최근 대중화되고, 한번 시술만으로도 땀이나 물에 지워지지 않고 수년간 화장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반영구화장이 인기를 끌면서 문신 시술을 받은 사람이 많아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문신 시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관련 부작용 사례도 늘고있어 문신용 염료의 안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문신용 염료 제품이란 신체부위(피부)에 시술하는 염료로 피부 속까지 침투해 반영구·영구적인 기능을 가지는 화학제품을 말한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1월 21일 서울 종로구 서울글로벌센터빌딩 9층 국제회의장에서 ‘소비자 입장에서의 문신용 염료 안전관리 방안’을 주제로 ‘제8회 식품·의약품 안전 열린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에는 소비자·업계·학계·의학 및 법률 전문가 등이 참여해 문신용 염료 제품 안전관리 현황을 공유하고 향후 관리방안 등을 논의했다.

문신용 염료는 현재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환경부가 제품 안전관리를 담당하고 있지만 사람의 몸에 직접 적용되는 특성을 고려해 오는 2020년부터 식약처가 문신용 염료 제품의 제조부터 수입, 판매 등 모든 단계에서 안전관리 기준을 설정하고 관리할 예정이다.

이날 포럼에 주제 발표에는 김성남 (주)더스탠다드 대표이사, 김종민 환경부 사무관, 박정수 세명대학교 교수가 참석해 ‘문신용 염료의 산업동향’, ‘문신용 염료 제품 안전관리 현황’, ‘제외국 관리현황 및 부작용 사례’에 대해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안윤옥 서울대학교 교수의 좌장하에 패널토론과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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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김성남 (주)더스탠다드 대표는 국내 문신 시장에 대해 “국내 문신(tattoo, 전신) 이용자는 300만명, 반영구문신(micro pigment, 눈썹·입술) 이용자는 1000만명으로 추산된다. 만약 소비자가 10년에 1회꼴로 문신 시술을 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100만명이 시술을 받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문신에 쓰이는 염료가 1병당 10∼15㎖ 용량으로 10회 시술이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간 10만병이 소비된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했다.

이처럼 문신 시술이 급격히 증가하자 환경부는 지난 2015년 문신용 염료를 ‘위해우려제품’으로 지정하고 관리했다. 비소 등 17종의 함량을 제한하고, 클로로포름 등 64종의 사용은 제한하는 안전기준도 마련했다.

위해우려제품이란 국민의 건강이나 환경에 위해성이 있다고 우려되어 환경부장관이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과의 협의를 거쳐 고시한 제품으로, 일반 소비자들이 주로 생활용으로 사용하는 세정제, 방향제, 문신용 염료 등 23개 종이다.

위해우려제품은 시장에 유통되기 전 반드시 유해물질 안전기준 적합 여부를 확인하는 자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2016년 시중에 판매되는 문신용 연료를 대상으로 유해물질 함유량 시험을 진행한 결과, 안전기준에 부적합한 제품이 무더기로 발견되어 문신용 염료에 대한 안전성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 소비자원은 시중에 판매되는 반영구화장용 염료 25개를 수거해 유해물질의 함유량을 검사했다. 그 결과 총 12개 제품(48.0%)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중금속이 검출됐다. 특히 이중 1개 제품에서는 최다 6종의 중금속이 중복 검출되는 등 여러 중금속이 기준치 이상 동시에 검출된 제품도 6개에 달했다.

카드뮴과 비소는 각각 2개 제품에서 기준치 대비 최대 3배, 5배 검출됐는데, 이 물질들은 국제암연구소(IARC)에 따른 인체발암물질 1군 물질로 분류된다.

6개 제품에서 최대 5.5배 검출된 납은 장기간 다량 노출될 경우 중추신경장애를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제품별 최대 30배 이상 검출된 아연과 구리, 4개 제품에서 검출된 사용제한물질인 니켈은 장기간 반복 노출 시 피부염 등을 일으킬 우려가 있었다.

이에 정부는 사람의 몸에 직접 침투하는 문신용 염료의 특징을 고려해 오는 2020년부터는 식약처가 제품 제조·수입·판매 모든 단계에서 안전관리 기준을 설정하고 관리하도록 했다.

현재 정부와 업계는 문신용 염료를 어떤 품목으로 분류할지 논의 중이다. 염료는 위생용품이나 화장품, 의료기기 등으로 분류될 수 있다.

이와 관련 김 대표는 문신용 염료의 특징을 반영해 품목을 분류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그는 “문신용 염료가 관리 강도가 센 의료기기로 분류될 경우, 국내 대다수 제조사·수입사가 과도한 인허가비용 등으로 식약처의 허가를 포기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사용자들은 해외직구로 공업용잉크를 구매해 사용하게 될 것이고, 염료로 인한 부작용 사례가 빈번해 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화장품으로 문신용 염료를 분류할 경우 국내 대다수 제조사·수입사가 식약처 허가를 받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렇다면 식약처는 제조사·수입사 인허가관리, 품목허가관리, 공장품질관리, 생산질적관리, 안정성정보보고 등을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외의 문신염료 관리제도를 보면, 미국은 화장품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유럽은 공산품으로 분류해 ‘유해 소비재 제품 긴급경보시스템’으로 관리 중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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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김종민 환경부 사무관은 문신용 염료에 대한 안전관리 정책 수립 시 고려해야할 점을 제시했다.

그는 “소비자 안전과 규제 부담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 문신용 염료 제품의 관리 음성화 등 소비자 안전을 위협하는 반작용이 생기지 않도록 해당산업 전반의 실태를 면밀히 고려하여 제도를 설계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신용 염료 산업은 뷰티 산업의 일부로서 경제적 가치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관리품목 분류 시 일부 고려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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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발표를 맡은 박정수 세명대학교 교수는 각 국가별 문신용 염료 관리현황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시술자에게 허가를 해준다. 영국은 시술자 허가는 없지만 업소 개설 시에 위생교육을 받도록 한다. 또한 시술 전에 동의서를 받게 한다. 프랑스의 경우에도 시술자 허가와 업소 개설 시에 위생교육을 받도록 하고 있으며, 문신을 받는 사람에게 서면 설명문을 제공하도록 되어 있다. 또한 국가 차원의 문신 유해사례 모니터링 시스템을 운영중이다”라고 설명했다.

김성민 기자  smk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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