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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순태 국제여성총연맹한국본회 회장 "도시 소비자, 여성농업인 스토리에 관심 가져야"
한지안 기자 | 승인 2018.11.12 17:35
사진=여성소비자신문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11월 6일 농협중앙회 대강당에서 ‘2018 제4회 도농협동희망포럼’이 개최됐다. 국민과 함께하는 도농협동연수원(원장 권갑하) 개원 2주년 기념식을 겸한 이 날 포럼에는 도농협동국민운동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단체 및 기업의 임원과 회원 300여 명이 참석했다.

국제여성총연맹한국본회 조순태 회장은 이날 도시와 농촌이 힘을 합쳐 농촌 사랑을 실천하고 국가 경제 발전을 견인하는 ‘도농협동 국민운동’에 동참하고 농산물 소비를 촉진하는 운동에 앞장선 공로로 도농협동공헌상을 받았다. 1978년 설립된 국제여성총연맹한국본회는 여성의 인권 향상과 권익 보호를 위해 ‘도농교류협력단’ 활동 등을 전개하고 있다. 여성소비자신문이 그를 만나 도농교류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11월 5일 농협에서 진행한 도농교류협력 시상식에서 도농협동공헌상을 수상하셨다. 도농교류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를 말씀해주신다면.

도농연수원 개원식에 참석했을 당시 어울림 가정 연수를 받게 됐다. 그때 중년 여성 농업인들과 협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당시 연수에 중년 여성 농업인 40여 명이 함께 참여했는데, 이분들이 스토리텔링을 하셨다. 귀농하게 된 계기나 농사를 짓게 된 배경, 서울에서 살다 프로 농업인이 된 이야기 등을 들으면서 ‘저분들이 여기까지 오는 동안 얼마나 애를 썼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사실 도시에서는 매일 바쁘게 살다 보니 앞뒤를 돌아보기 어렵지 않나. 그런데 그 순간 여성 농업인들이 보였다.

최근 국제회의에서도 여성농업인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공정생산을 하면 공정 소비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예를 들어 김치의 경우에도 중국에서 만든 것과 국산의 가격을 도저히 맞출 수가 없다. 좋은 것을 사고 싶다면서 저렴한 가격만을 찾을 수는 없다는 거다. 공정생산을 하면서 공정소비를 해야 서로 상생이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중년 여성 농업인들로부터 현장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말 눈물겨운 말씀들을 하시더라. 온 가족이 매달려 농사를 지었는데 1년 소득이 80만원 적자가 났다는 경우도 있었다. 한국이 잘 살기 위해서는 농촌이 잘살아야 한다. 농촌이 건강해야 도시도 건강하다.

도농교류에 관심을 갖다보니 발견한 사실이 있다. 예전 여성들은 누군가의 엄마, 누군가의 며느리로 남편의 뒤에만 숨어있었다. 그러나 지금 중년 여성 농업인들은 자신의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농업 CEO라는 것에, 도시소비자들에게 존중과 인정을 받았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품고 감동을 받더라. 그분들을 상품으로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응원해야 한다. 그런 것 때문에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사진=여성소비자신문

도농교류를 위해 어떤 활동을 하셨는가. 또 여성 소비자로서 느끼는 도농교류의 필요성은 무엇인가.

사실 그동안은 도농활동을 하지 않았는데, 이번 김병원 농협 회장님이 취임하시면서 생긴 도농협동연수원에서 농촌의 현실을 알게 됐다. 연수원 개원식에 다녀오고 그들의 스토리를 들으면서 우리가 무궁무진하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사실을 느꼈다. 또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멘토 멘티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문학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그들의 삶이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인문학이더라. 우리가 사회를 따듯하고 밝게 하고 다른 것들이 덧붙여지면 농업인이라는 직업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시대가 온 것 같고, 그것이 희망인 것 같다. 농업에는 경력단절이랄 것이 없지 않나.

지난 7월 양성평등 주간 기념식에 성남시 여성단체협의회와 중년여성농업인CEO 회원들과 연결을 해서 행사장 안에서는 기념식을 하고 바깥에서는 팜 마켓을 열도록 연결을 했다. 축제를 함께하는 거다. 점차적으로 이런 것들을 활성화하려고 한다.

도농교류는 소비자들의 수요에 따라 농업인들의 공급량이 결정되기 때문에 필요하다. 손실 없는 주문생산과 비슷한 셈이다. 소비자들은 누가 생산했는지를 생각하면서 먹고, 농업인들은 한꺼번에 많이 주문하는 것보다 (소량으로) 꾸준히 주문하는 사람이 가장 고마운 고객이라고 하더라. 생산자들에게 판로가 없다는 것도 문제다. 도시 사람들이 농촌에 관심을 갖고 어디서 누가 만들었는지 알아준다면, 또 주 소비자인 여성들의 의식이 바뀌면 농촌이 더 풍요로워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도농 상생을 위해 소비자와 생산자가 해야 할 일은. 또 소비자가 농업 농촌과 가까워지는 방법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보시는가.

생산자도 영리만 목적으로 하지 말고 양심적으로 공정생산 할 필요가 있다. 모두가 친환경이라고 주장하니 소비자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이다. 도농 교류로 소비자와 신뢰도를 쌓는 게 중요하다. 예를 들어 사과즙이니 배즙 등이라고 한다면 중국산 한약재나 중금속 등 문제가 많아 소비자가 안심하고 믿지 못하는데, 생산자와 서로 ‘아는 사이’가 된다면 신뢰도가 생겨서 이웃 사촌처럼 믿을 수 있게 되리라 본다.

생산자들도 소비자들을 이해해야 한다. 소비자들이 핵가족화되었다는 점, 어떻게 해야 만족도가 높을지(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또 요즘은 농촌도 과대포장이 많은데, 환경을 생각해 직거래하게 되면 간단하게 포장했으면 좋겠다. 소비자가 농업농촌과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스토리텔링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본다.

피서철을 피해 진행하는 여행 주간이라든지 힐링코스처럼, 농림부 등 정부 부처에서 프로그램을 고안해 도시 소비자가 부담 없이 농촌을 찾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소비자 단체나 지자체 등과 투자 및 연계해서 정부 지원사업이 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농촌에 대한 홍보가 더 필요하다.

도농이 함께 할 수 있는 정책을 제안한다면.

앞서 말한 것과 마찬가지다. 그런 일들을 민간에서 진행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니 제도화가 되어야 한다는 거다. 일본처럼 우리나라도 이제는 10년 후의 농촌을 대비하면서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본다. 1인 가구도 늘어나고 있는데, 도시 소비자의 여가 생활을 농촌으로 유도하면 노인 빈곤율 등에 투입되는 사회적 비용도 절약하고 건강한 가족문화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이다. 정부에서 그러한 문화를 정착시키고 생산자가 제공하는 것이 만족스럽다면 소비자들도 두 번 세 번 방문하게 하리라고 생각한다. 도시 소비자들이 조금 더 삶의 여유를 갖고 내 이웃을 돌아보면서 농촌에 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농촌 소득은 도시와 격차가 크다. 앞에 드러나는 농촌은 잘사는 기업형 농촌이고, 우리 주변에는 1년 농사를 지어 소득이 300만원 수준인 경우도 있다. 이 같은 농촌의 현실을 듣고 사회적으로 시각이 바뀌어야 할 필요가 있다. 또 이 모든 것이 결국 여성운동이라고 본다. 농촌여성들이 도시여성 못지않게 잘사는 세상을 만드는 것도 양성평등 사회 구축을 위한 한 가지 방법이다. 농촌 여성들의 지친 삶을 우리가 보듬어주고 위로하고, 그들이 제공하는 것에 감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비자들은 결과물만 보지만 그런 과정과 농민들을 존중해줘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한지안 기자  hann923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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