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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성폭력 수사 수박겉핥기 되지 않기를
한지안 기자 | 승인 2018.11.07 23:01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소위 ‘리벤지포르노’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그간 여성계는 꾸준히 불법촬영물 확산을 막아야 한다, 피해자들이 겪는 2차 가해를 멈춰달라, 촬영 및 유포한 범죄자를 처벌해 달라며 목소리를 내 왔다.

양진호 전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실 소유주로 있었다는 위디스크‧파일노리의 불법음란물 문제도 마찬가지다. 이미 몇 달전부터 고발된 바 있는 그의 불법 음란물 유통에 ‘갑질’이 엮이면서 이제야 이목이 쏠렸다. 그나마 최근 한국사회가 갑질에 분노하고 있는 덕에 그의 불법음란물 유통도 함께 회자되고있지만, 이 같은 상황을 과연 다행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와 녹색당 등 16개 단체는 지난 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음란물 유통을 개인의 폭행이나 도적성 문제로 치부하기 보다 '음란물 웹하드 카르텔'에 주목해야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9개월 간의 수사 끝에 양진호의 출국금지가 이뤄지고 구속이 임박한 시점에 2년 전 제보 받았다던 내용이 왜 갑자기 폭로됐느냐”는 것이다.

이들 여성단체들에 따르면 ‘웹하드 4각 카르텔’은 업로더-필터링 업체-웹하드 업체-디지털 장의사 업체로 구성된다. 양 전 회장이 실 소유주인 ‘위디스크’는 필터링업체 ‘뮤레카’를 인수해 불법음란물을 제대로 걸러내지 않도록 했고, 위디스크는 뮤레카가 걸러내지 않은 음란물은 시장에 유통하며 헤비업로더들을 지속적으로 관리한 동시에 뮤레카는 디지털장의사 업체 ‘나를찾아줘’를 운영했다.

이들의 주장은 양 전 회장에게 ‘갑질’을 당한 직원들이 리벤지포르노 유통의 공범이라는 것이다. 본인이 일하는 사이트에 어떤 ‘자료’가 유통되고 있는지 모를리는 없다는 합리적인 의심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해당 업체의 직원들이 양 전 회장에게 구타와 욕설 등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경찰은 마땅히 폭력을 행사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 다만 리벤지 포르노로 인한 여성들의 피해와 양 전 회장의 갑질에 대한 수사 속도에 차이가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한지안 기자  hann923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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