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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달의 교육칼럼 ②]꿈꾸고 계획하는 일은 성공의 첫 걸음
조영달 서울대학교 사회교육과 교수 | 승인 2018.11.07 11:41

[여성소비자신문]오늘의 삶은 새로운 시대로 옮아가는 과정에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지능정보 사회가 그러하고, 세계가 활짝 열려 있음이 그러하며, 환경오염과 에너지 부족에 대한 위기감이 그러하다. 또한 최근 한반도는 비핵화와 평화의 논의가 활발하다. 어쩌면 과거 산업혁명시대가 이와 비슷할지 모른다.

우리의 삶은 어떠한 변화할까?

한 가지 분명해 보이는 것은 앞으로의 일을 알기 어려우며, 기존의 방식으로 문제해결이 어렵다는 점이다. 열심히 일하고 아무리 애써도 내 생각과는 다른 일이 자주 일어난다. 때로는 외국의 경제사정 때문에 내가 직장을 그만 두기도 한다. 정말로 내 삶이 불확실하고, 살아가는 데에 많은 고려가 필요해 보인다. 때로는 창의적인 해법이 필요하다. 한마디로 우리는 지금 답이 없는 시대를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면 앞으로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자녀를 위한 교육은 어떠해야 하나?

한 두 가지가 분명해 보인다. 즉 누구도 답을 줄 수 없는 상황에서 해결책은 스스로 찾을 수 밖에 없다는 점이며 그러면서도 동시에 이 때문에 인간의 모습이 일그러지지는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전자는 좀 더 깊이 생각하고 스스로 성찰하면서 계획하고 창의적인 해법을 찾아갈 수 있는 지적 능력을 기르는 일에 해당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가족이나 다른 사람들에게도 인간의 도리를 다하도록 해야 하며, 남과 공존하고 서로 도움을 주고 받으면서 살아가는 일은 후자에 관련될 것이다. 사실 세상에 그 누구도 혼자 살 수는 없다. 아무리 훌륭한 설계사도,  나무를 자르고 벽돌을 나르는 사람이 있어야 집을 지을 수 있다.

이렇게 길러진 자녀는 자신의 시대를 이끌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시대를 이끈 인물들은 대부분 스스로 꿈꾸며, 자신의 삶을 계획하고, 다른 사람들을 포용하고 믿음을 준 사람들이었다. 아마도 친구로서, 엄한 스승으로서, 어떤 형태로든 부모의 역할은 매우 클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할 수는 있지만, 실제로 자녀를 이렇게 키우기란 쉽지 않다. 저 자신, 우선 이렇게 깊이 생각하면서 자녀를 대하지 못했으며, 생각이 있어도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다.  사실 대화로 자녀를 이해하려 노력하기 어려웠고, 얼굴색을 온화하게 유지하기가 힘들었다. 친구처럼 지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곧바로 역정을 내기도 했다. 아마도 울며, 웃으며, 사랑하며 지내온 세월이 아니었나 싶다.

이제 스스로를 반성하는 의미를 담아 좀 더 자세하게 여러 항목으로 나누어 자녀의 교육에 관련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이는 필자의 책 '한국교육 4.0'에 실린 글들을 재구성한 것이기도 하다. 앞에서 말씀드린 시대상을 전제로 창의와 자율성을 지닌 자녀, 인간의 도리를 다하는 자녀, 그리고 세상을 이끌 수 있는 자녀의 모습을 그려보려는 것이 제 야심찬 계획이다. 우리의 교육이 '따뜻하고 북돋우는 교육'으로 거듭날 수 있으리라 꿈꾸어 보면서.

우선 먼저 떠오르는 한 가지는 자녀의 성공적인 삶을 위한 첫 걸음은 미래를 생각하면서 스스로 꿈 꾸는 일이란 생각이 든다. 물론 꿈을 꾼다는 것은 스스로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자신의 처지가 어떠한지, 분명히 생각하는 일도 포함할 것이다. 이렇게 스스로 꿈꾸고 이를 위해 계획하는 능력은, 자녀의 인생에서 오로지 남의 도움으로 ‘빛바랜 훈장’을 다는 것보다 더욱 갚진 ‘승리’를 약속하리라 믿는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명확한 방향이 설정되지 않으면 아무 일도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사실 목적하는 항구의 방향을 모른다면 모든 바람이 역풍일 수 있으니까. 이 점에서 목표를 세우고 그 실천 계획을 짠다는 것은 우리의 삶에서 일에 대한 희망을 지니게 하고 그 목표를 향해 무엇인가를 이룩하게 한다.

직업 세계에서 성공한 사람들에게 “무엇이 오늘의 성공을 불러왔는가?”라고 물으면, 많은 경우에 “운도 좋았지만 항상 계획을 세우곤 했다”고 답한다고 한다. 사실 꿈과 계획은 곡식을 추수하기 위해 ‘씨를 뿌리는 일’과도 같으며, 인생이 무엇인가를 그저 가져다주기를 바라지 않고 ‘능동적으로 어떤 것을 성취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런데 계획을 위한 목표는 너무 고정적이거나 최종 산물일 필요는 없다. 그러기보다는 우리가 미래를 향해 나가도록 도와주는 것이어야 한다. 사실 법관, 의사, 교수와 같이 좋은 직업이나 박사학위 취득과 같은 목표는 너무 고정적이다. 우리의 삶은 역동적이어서 어떤 생활도  새롭게 충전하지 않으면 즐거움이 퇴색하고 타성에 젖게 된다. 그렇게 생각하면 교수가 되겠다는 목표보다는 새로운 이론을 연구하고 사람들을 교육시켜 세상의 정의와 진리를 세우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사실 우리는 흔히 ‘그 어딘가(좋은 직업 등)’가 실제로 있는 것으로 착각하지만, 사실은 오직 어딘가로 가고 있을 뿐이다. 영화에서는 바닷가 황혼 속에서 사랑을 이룬 두 남녀가 정겹게 걸어가면서 대단원이 내려지지만, 인생은 영화의 해피엔딩처럼 종착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끝없이 길고 갈래 많은 길을 걷는 것과 같다, 조금만 가도 새로운 일거리, 새로운 취미, 새로운 사람과의 만나게 된다.

그런데 이렇게 꿈을 꾸고 계획을 세워 나가는 과정에서 한 두가지 유념해야 할 사항들도 있다. 하나는 시간을 흘려보내지 않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의 일 년도 10분, 1시간이 모인 것이다. 유명한 피아니스트도  ‘한 시간 동안 곡의 한 소절을 익히는 일’을 꾸준히 되풀이 한 결과이다. 흘러간 한 시간은 전체 인생에서 결코 다시는 되돌아오지 않는다. 아무리 소중해도 되찾을 수 없다.

또한 갑작스러운 발전보다는 꾸준한 성장을 이끌어 내는 것이 좋다. 대개 가치있는 것들은 꾸준한 노력의 결과이다. 아름다운 정원도 많은 수목들을 오랜 시간 꾸준히 가꾼 결과이다. 직업 세계에서도, 교우 관계도, 화목한 가정도 모두 마찬가지이다. 어떤 일은 또한 그 문을 열고자 하면 긴 시간을 공들여야 하는 자질이나 자산이 필요하기도 하다. 인생에서 급격한 변화는 거의 잘 일어나지 않는다. 일어난다 하더라도 알고 보면 꾸준히 진행된 행동의 결과이다.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흐르는 강물이 바위를 깎아내리며, 보잘 것 없는 씨앗이 뿌려져 꾸준히 성장하여 어느새 커다란 숲이 되는 것이다.

좋은 삶이란 ‘오랜 시간의 힘’과 ‘꾸준한 인내’로 ‘꿈을 꾸고 실천하는 과정’이다.

조영달 서울대학교 사회교육과 교수  ydcho@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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