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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시대 소비자 정책과 법제정비 시급하다
연기영 동국대 법대 명예교수 | 승인 2018.10.24 17:29

[여성소비자신문] 지난 2016년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결을 계기로 제4차 산업혁명시대가 눈앞에 와 있음을 실감하고 필자는 이미 ‘인공지능로봇시대의 소비자보호’에 대한 대책이 시급함을 역설한 바 있다(여성소비자신문 2017년 12월).

4차산업혁명시대 소비자문제

여기서는 4차 산업혁명시대 전반에 펼쳐지고 있는 가상세계가 물리세계와 융합된 시스템(CPS: Cyber-Physical System)의 변화 속에서 소비자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과 법제도의 혁신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주지하다시피 4차산업혁명은 초연결을 통해 사물과 사람이 생성한 데이터를 수집한 인공지능이 빅데이터의 분석을 통해 새로운 페러다임을 구축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엄청난 기술의 진보를 가져오는 4차산업혁명시대에는 새로운 물품, 새로운 서비스, 새로운 시스템 등에 의해 소비생활에서 소비자의 역량을 강화하는 소비자혁명을 주는데 반해 새로운 위험 내지 불확실성으로 인한 새로운 소비자문제가 발생한다.

최근에 우리사회를 불안하게 하고 있는 BMW 차량 화재 사건, 가습기살균제 사건, 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 홈플러스와 신용카드사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 등에서 심각한 소비자피해를 실감하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2016년 지능정보사회 중장기 종합대책, 2017년 4차산업혁명 전략을 100대 국정과제의 하나로 제시하고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설치했고, 국회에서는 지능정보사회 기본법안, 제4차 산업혁명 촉진 기본법안, 로봇기본법안 등 입법이 제안되어 있다.

그러나 소비자주권 확립을 위한 내용은 뒤로 밀려 있고 제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인공지능, 로봇,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자율주행자동차, 드론, 3D프린팅, 블록체인 등 핵심 신기술 및 산업발전에 중심을 두고 있어 문제가 많다.

이제 제4차 산업혁명 실현 주체는 정부, 기업, 소비자 등 3주체이기 때문에 그동안 정부와 기업위주의 논의에서 벗어나 소비자가 이 4차 산업혁명을 성공적으로 이끌 경제사회적 주체임을 분명히 인식해야 할 때이다.

4차산업혁명시대 어떤 소비자사회가 오고 있나

첫째, 초자동화, 초지능화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사회이다. 인공지능, 로봇, 자율자동차, 드론 등의 신기술로 소비자가 스마트한 소비생활을 영위한다. 스마트소비자는 창의적이고 프로슈머적인 측면도 있지만, 신기술에 의존한 물품이나 서비스의 선택으로 인하여 소비자의 생명과 건강 등 안전을 위협하게 된다.

둘째, 데이터소비자 기반사회이다. 빅데이터, 인공지능, 데이터마이닝 등의 신기술에 의한 기업의 마케팅 전략은 과도한 데이터 수집 및 이용으로 인해 소비자의 프라이버시와 개인정보의 침해상황은 점점 더 심각해질 것이다. 상품 구매나 서비스의 선택은 소비자들을 소외시킨 채 기업이 가진 빅테이터에 따라 이루어질 우려가 있다. 이른바 소비자들의 정체성위기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초연결 감시 소비자사회이다. 사물인터넷, 5G, SNS 등에 의해 생산, 유통, 소비가 하나의 플렛폼에서 소통되는 초연결사회이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가상공간과 현실세계가 융합된 시스템 속에서 사람, 사물 등이 서로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정보가 생성 수집되고 공유 활용되는 사회이다.

또한 빅데이터, 인공지능, 블랙박스, CCTV 등으로 소비자들은 모든 영역에서 감시를 받으며 생활한다. 소비자거래 내역이 감시 시스템에 저장되고 소비자의 정체성을 상실하게 될 수 있다. 이러한 사회는 소비자의 프라이버시와 안전이 보장되지 않고, 특히 사이버 보안이  취약해 질 염려가 있다.

넷째,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 블랙박스 소비사회이다. 사업자와 소비자가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의 신기술을 활용하여 자동화된 의사결정을 하게 되는 블랙박스사회이다. 이러한 사회의 소비자는 소비의 선택을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 등에 의존하게 되어 합리적인 의사결정과 선택의 기회를 박탈당하게 된다.

이상과 같이 소비사회의 패턴이 변화하여 소비자들은 사이버보안 침해와 프라이버시 침해 등으로 인하여 인간의 존엄성과 행복추구에 대한 불안과 위협에 시달리게 된다. 새로운 시스템의 오작동, 새로운 물품과 서비스의 결함과 부적합성의 증가로 인하여 소비자주권의 침해가 일상화 될 수 있다. 이에 대한 새로운 소비자 정책의 대안과 법제의 정비가 필수 불가결한 과제인 것이다.

시급한 소비자 정책대안과 법제정비

우선 제4차 산업혁명에 따라 소비자편익에 기여하는 신기술 촉진이라는 관점에서 소비자주권의 보장을 위한 소비자기본권의 확대와 소비자권익증진에 관한 국가의 책무를 강화하는 기본방향이 설정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토대로 패러다임을 도출하고 구체적인 소비자정책과 법제 정비의 방안을 정립해야 한다.

첫째, 소비자개인정보기본권의 보장을 확실히 하기 위해 소비자기본법에 명시되고 관련 법제의 정비가 필요하다. 현재 개인정보보호관련 규정은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호보호 등에 관한 법률,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등에 부처별, 산업별로 흩어져 규정되어 있다. 이제 융합기술을 중심으로 한 4차산업혁명시대에는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법제정비가 시급하다.

둘째, 인공지능, 로봇, 자율주행자동차, 드론, 3D프린팅, 빅데이터 등 핵심 신기술로 부터 인간의 생명, 신체 및 재산상의 위해예방과 사후 구제 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할 필요가 있다. 위해에 대한 사전예방을 위해 소비자 용품의 생산, 유통 및 무역을 규제하는 정책과 법제가 마련되어야 한다.

정부와 기업은 신기술의 위해나 불확실성에 관한 사전 예방적 관리와 규제에 최우선적인 노력을 촉진하는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제품의 강제적 자발적 리콜시스템과 자진수거 및 파기 등을 강화하는 법규의 개정이 필요하다. 소비자기본법을 비롯하여 제조물책임법, 제품안전법, 식품안전법, 자동차관리법, 약사법의 개정이 필요하다.

셋째, 제4차 산업혁명 새로운 핵심기술 분야의 윤리위원회 설치와 운영에 관한 정책과 법제정비가 필요하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일환으로 새로운 기술에 의한 새로운 물품 및 용역을 상용화함에 있어서 법적인 제재만으로 규제하기 어렵기 때문에 소비자안전을 위한 윤리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신 기술영역에 설치되는 윤리위원회는 인문과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등 모든 학문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넷째, 소비자 안전보장을 위해 신기술 국제표준이나 국내표준을 제정하는 정책과 법제가 마련되어야 한다. 소비자에게 선택권과 예측가능성을 보장하여 소비자 주권을 확립하는 방안이다. 이미 인공지능, 로봇, 자율주행자동차, 드론, 의료기기(3D프린팅) 등의 경우에는 ISO(국제표준화기구)에 의한 국제표준이나 국내표준을 시행하여 소비자안전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지속적인 관찰과 규제가 시행되어야 한다.

다섯째, 스마트계약의 법적 기반이 마련되어야 한다. 특히, 불록체인 등 소비자신용계약의 법적 성질과 약관규제법의 정비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제 4차산업혁명시대에 적합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소비자정책과 소비자법제의 정비를 통해 소비자주권의 확립이 시급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싶다.

연기영 동국대 법대 명예교수  yeunk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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