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여성가족부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19일 전문직여성한국연맹(Business&Professional Women, BPW)이 창립 50주년을 맞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BPW한국연맹은 1968년 부산클럽 창립 이후 서울, 북부산, 대구클럽이 각각 창립되면서 1969년 9월 BPW 세계연맹에 정회원으로 가입했다. 1970년 2월 10일 정식으로 한국연맹으로 출범했다.

BPW한국연맹 이정희 회장은 이날 “1968년 1월 부산에서 태동한 전문직여성 한국연맹은 NGO가 낯설고 전문직 여성이란 말조차 생소했던 시대 여성에 대한 사회적 차별과 편견에 당당히 맞섰다”며 말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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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인사말을 통해 “누구의 도움도 없이 연대의 힘으로 폐습을 거부하고 누려야 할 권리를 거두었지만 여전히 ‘유리천장’은 두텁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은 법 조항에 머물러 있고 경력단절은 여성을 표현하는 새로운 수식어가 됐다”며 “이는 BPW한국연맹이 여성권익 보호를 위해 힘 쏟는 이유”라고 말했다.

또 “BPW세계연맹의 일원으로서 UN의 지속가능개발목표 실현을 위한 전 세계적 노력에 동참하고 글로벌 시민으로서 전 세계 회원들과의 네트워크를 더 강화하는 한편 우리 주변과 더불어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일에 앞장서자”고 당부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은 “오늘날 대한민국이 겪고 있는 저출산ㆍ저성장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열쇠는 여성 인재들에게 있다”며 “최근 발표된 맥킨지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에서 성 평등이 실현되면 2025년까지 GDP가 9% 추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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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어느 때보다 여성들이 마음껏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차별 없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여성가족부는 차별 없는 일터 만들기에 앞장설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또 “제가 장관으로 임명받아서 몇가지의 우선순위를 두고자 하는 사업을 이미 50년이 된 BPW에서 먼저하고 계셨다”며 “어렵게 시작된 일들을 이제는 더 넓게 확산시키는 역할을 해야 하지 않을까 다시한번 다짐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후 세계여성단체협의회 김정숙 회장의 축사가 이어졌다. 김 회장은 “BPW한국연맹은 국내창립이래 여성들이 정치, 경제 등 사회 모든 분야에서 좀더 적극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연대를 강화하고 법과 제도를 바꾸는 일에 앞장서왔다”며 “또 한국여성단체협의회의 중요한 회원단체로서 오랫동안 단체의 발전과 대한민국 여성들의 목소리를 결집하는데 함께 앞장서는데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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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회장은 또 “BPW는 주요 여성 이슈가 있을때마다 전문직 여성들의 차별 철폐 뿐 아니라 대한민국여성들의 인권과 지위 향상을 위해 앞장서 주셨다”며 “대한민국 모든 여성들이 한목소리로 제도 개선을 위해 힘쓰는데도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BPW한국연맹은 이날 행사에서 비전 선포식을 진행하고 “전문직 여성들이 각 분야에서 쌓은 전문성을 국가와 사회발전에 기여하는데 선도적 역할을 한다. 예측 불가능한 시대의 흐름을 미리 감지하고 강한 유대감으로 위대한 미래를 설계해 나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중대한 정책 의사결정에 남녀가 동등한 역할과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평등사회 구현과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어나간다”고 발표했다.

이어 오 준 세이브더칠드런 이사장의 기조 강연이 이어졌다. ‘지속가능개발목표와 여성 권한 강화’를 주제로 발표한 오 이사장은 “지속 가능개발 목표는 2015년 9월 전 세계 정상들이 유엔에 모여 채택한 17개의 발전 목표”라며 “그 핵심 원칙의 하나는 ‘모두 함께 가는 세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의 세계에서 모두 함께 가는 세상의 실현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 여성의 동등한 사회 참여다. 지속가능개발목표의 5번째는 이를 반영해 ‘성 평등의 달성과 여성 및 소녀의 권한 강화”라며 “지난 수십 년간 전 세계 여성의 사회참여는 꾸준히 확대되어 왔지만 일하는 여성을 위한 사회적 여건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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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이사장은 “물리적 환경이나 제도 개선 등은 쉬운 부분”이라며 “정말 어려운 것은 오랫동안 자리 잡은 경쟁적이고 성과 지향적인 업무문화”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업무 문화에서는 아무리 많은 여성이 직업을 갖게 되어도 ‘전업 직장인’이 되지 않는 한 고충이 클 수밖에 없다”며 “남녀평등과 여성의 사회 참여가 정착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업무문화도 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 이사장은 또 “부부 중 한쪽만이 사회에 참여하던 시대에 비해 근로 인력이 두 배가 되었으므로 이론상 일 인당 근로시간이 반으로 줄어도 되는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근로시간이 반으로 줄지는 않더라도 모든 근로자가 직장과 가사를 함께 맡는다는 전제의 새로운 근로 문화의 정착이 필요하다. 우선은 성 평등의 실현을 위하여 정부와 사회가 노력을 계속하며 사회의 성과와 구성원들의 복지 사이에서 접점을 찾아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연맹 회원들은 이날 UN지속가능개발목표의 이행을 위해 결의한다고 밝히고 ‘5대 전략적 실천과제’를 발표했다. 이후 故 김현자 BPW한국연맹 초대회장과 박영혜 14대 BPW한국연맹 회장에게 BPW한국연맹 50주년 특별 공로상이 수여됐다.

공로상은 김 전 회장의 가족이 대리 수상했다. 김 전 회장은 이화여대에 재학하며 학생 YWCA 초대회장을 맡은 인물이다. 그는 미국 YWCA의 초청으로 6·25전쟁 중 미국 유학길에 올랐고 귀국 후 YWCA연합회 이사로 활동했다. 이후 당시 주한 미국BPW 회우 부장을 맡은 루실 던함 여사를 만나 BPW를 창설했다.

김 전 회장의 자녀들은 이날 소감문을 통해 “어머니는 유명하고 연륜이 있어서 BPW회장을 한 것이 아니고 오히려 회장을 함으로써 성장할 수 있었다고 하셨다. BPW활동은 어머니의 시야를 넓혀주고 국내외로 많은 친구와 동지를 만나게 해주었고, 어머니는 ‘중견 전문직 여성 사업가들이 모인 발랄한 그룹’ BPW를 무척이나 아끼고 사랑하셨다”고 회상했다.

이날 김 전 회장과 함께 공로상을 받은 박 전 회장은 BPW한국연맹 25주년 당시 임기를 지냈으며 ‘BPW골드어워드’를 고안했다. 연맹의 사단법인화 및 외교부(당시 외무부) 소속을 이뤘다. 그는 이날 “BPW와 함께 인생의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됐다”며 “이 상은 어느 누구에게 주어지는 것이라기보다 일하는 아름다움에 주어지는 것”이라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한지안 기자  hann923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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