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금감원이 저축은행 14개사에 대한 현장검사를 조만간 마무리하고 연내 모범규준 개정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7월 “대출금리 산정체계 합리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며 올 하반기 내로 ▲금리산정체계 구축 업무협약(MOU) 운영실태에 대한 현장 점검 ▲금리산정체계 모범규준 개정 ▲경영진 면담 등을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페퍼, JT 친애, 애큐온저축은행을 시작으로 현장 점검을 진행 중이다. 이들 3개사에 대한 점검은 완료된 것으로 전해졌다. SBI, OK, 웰컴 등 나머지 저축은행들의 점검은 12월 초께 마무리될 전망이다.

금감원은 조사를 마치는 대로 금리산정체계 모범규준 개정안을 마련하고 이를 이르면 연말부터 적용 및 시행해 저축은행 금리를 낮춰 차주들의 부담을 완화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금감원의 이같은 계획을 두고 각각 상반된 주장이 제기된다. 가계부채 관리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는 한편 중금리 정책이 저신용 차주를 권역 밖으로 몰아내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무위원회 소속 전해철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제출받은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저축은행 상위 15곳의 5월 말 대출 현황을 기준으로 가계신용대출에서 금리가 연 24%를 초과하는 대출 잔액은 3조9천240억원 수준이었다.

법정 최고금리는 2017년 연 27.9%에서 2018년 2월부터 연 24%로 낮아졌지만 2017년 말 기준으로 법정 최고금리를 넘는 대출잔액이 4조9195억 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고금리 대출잔액은 20.2% 줄어들었다는 게 전 의원 측 주장이다.

고금리 대출 차주 수는 70만7천명에서 52만1천명으로 26.3% 감소했지만 이는 큰 폭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금융당국은 저신용 차주의 금리 부담을 낮추고자 올해 2월 법정 최고금리를 인하했지만 기존 대출에는 적용되지는 않았다.

전해철 의원은 "금융기관들이 최고금리 인하 취지에 맞춰 기존 대출자 부담을 줄이는 것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도록 금융당국이 더 독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무위 소속 김선동 의원(자유한국당)은 저신용자 대출자 수가 줄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저축은행과 대부업체가 부실률 관리를 위해 저신용자 대출 심사를 엄격하게 강화하고 신용대출 공급 규모를 축소하면서 저소득층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이다.

11일 김 의원 측은 저축은행 상위 20개사 신용대출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상반기 대비 2018년 상반기에 신규 신용대출자 중 저신용자 대출자 수가 20.5% 하락해 1만 8000명이나 감소했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이 저축은행 상위 20개사를 대상으로 신용등급별 신규대출자 수를 조사한 결과 2018년 상반기 대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476억 원 증가했지만 신규대출자 수는 2000명 감소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중신용자 대출 확대를 위해 사잇돌 대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4~6등급 중신용자 대출자 수는 2만 4000명 증가한 반면 저 신용자는 1만8000명 감소했다. 저 신용자 대출 배제는 대부업에서도 발견됐다. 2017년 상반기 대비 2018년 상반기 대출자 수는 18.3%, 9만7359명 감소했다.

김 의원은 특히 7~10등급에 해당하는 저신용자 숫자가 22.7% 급감하며 더 큰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민들을 위해 법정 최고금리를 인하하겠다는 취지와 무색하게 서민들만 피해를 보게 되는 결과가 발생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가 최고금리 20% 인하계획을 밀어붙이고 있는데 부작용 발생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저소득층 지원 예산을 충분히 확보하는 등 사전대책을 먼저 내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 업계 관계자는 “금리산정 체계를 모든 은행에 동일하게 적용하기란 어려운 일이라는 지적은 이전부터 나왔던 것”이라며 “금융사 수익 악화로 또 다른 부작용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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