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종합물류 계열사 판토스의 지분을 매각한다.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매각 대금을 상속세 납부에 활용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앞서 ㈜LG는 4일 구 회장 등 LG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물류 계열사 판토스 지분 전량 19.9%(39만8000주)를 미래에셋대우에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매각 대금은 협상 중이며 1000억원 이하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등 총수 일가가 보유한 판토스 지분은 19.9%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일감몰아주기와 관련해 제한한 ‘총수 일가 보유 지분율 20%’를 넘기지는 않지만 내부 거래 비중이 69%에 달해 논란이 되어 왔다.

업계는 구 회장이 매각대금을 상속세 납부에 쓸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 6월 취임 당시에도 구 회장이 상속세 납부를 위해 판토스 지분을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이번 매각을 두고 LG측은 “LG 특수관계인이 판토스 지분을 보유하지 않기로 한 것은 ㈜LG와 LG상사, 판토스로 이어지는 출자구조로 단순화함으로써 지배구조와 경영 투명성을 높이는 데 대한 국민의 눈높이에 적극적으로 부응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또 ㈜LG가 보유한 LG CNS 지분 85%는 매각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구 회장은  지난달 12일 취임 이후 첫 현장 방문으로 서울 마곡지구 LG사이언스파크를 선택, 미래 준비 전략을 점검했다. LG사이언스파크는 국내 최대 규모의 융복합 연구개발(R&D) 단지로 그룹의 미래 먹거리 발굴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구 회장은 LG사이언스파크에서 진행 중인 성장사업과 미래사업 분야의 융복합 연구개발 현황을 점검했다. 또 전장부품과 차세대 디스플레이 제품 등을 살펴보고 경영진과 R&D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하며 "사이언스파크는 LG의 미래를 책임질 R&D 메카로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그 중요성이 계속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 공통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 빅데이터, 가상·증강현실(VR·AR) 분야에 집중하기 위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 회장은 지난달 17일 LS그룹 경기도 안양 사옥을 방문해 할아버지의 형제들인 구자엽 LS전선 회장, 구자균 LS산전 회장, 구자은 LS엠트론 회장 등을 만난 후 18일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들과 동행했다. 평양 행을 두고 업계에서는 구 회장이 LG그룹 총수로서 본격적인 경영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했다.

이후 행보로는 이달 말로 예정된 LG 계열사들의 업적보고회와 임원 인사가 예상되면서 재계의 시선이 몰린다.

앞서 구 회장은 지난 7월 취임 후 보름 만에 첫 번째 고위급 임원 인사로 ㈜LG 하현회 부회장과 LG유플러스 CEO 권영수 부회장의 자리를 맞바꾸고 주요 직책 중 하나인 인사팀장도 교체했다.

구 회장의 취임 당시에는 그가 6인 부회장단의 보좌를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다만 권 부회장과 하 부회장의 인사 이후로는 새 경영체제 확립을 위해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한상범 LG 디스플레이 부회장 등 고위급 임원들의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한편 구 회장이 이번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상임위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 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 대기업 총수를 증인으로 채택하지 않았다. 과도한 증인 채택을 막기 위해 도입된 국감 증인신청 실명제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번 국감에는 대기업 대표급들이 호출됐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과  조성진 LG전자 사장이 출석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을 비롯해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황창규 KT 회장 등 이통 3사 수장들과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 조성진 LG전자 사장 등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한지안 기자  hann923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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