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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국형 학교급식 집단 식중독, 보다 철저한 대응 필요해고질적인 후진국형 집단 식중독 사고의 실상
연기영 동국대 법대 명예교수 | 승인 2018.09.21 21:21

[여성소비자신문] 학교보건위생에 비상이 걸렸다. 온 나라가 학교급식 식중독 사고로 몸살을 앓고 있다. 2천2백명이 넘는 전국 유치원생과 초·중·고생이 살모넬라균에 오염된 ‘우리밀 초코블라썸케익’을 먹고 집단 식중독에 걸려 난리법석이 났다.

식약처가 문제의 제품을 수거해 검사한 결과 빵 위에 올라간 크림에서 살모넬라균이 검출됐다. 난백액(분리된 달걀흰자)을 제공한 회사와 케이크를 만든 회사는 둘 다 식약처에서 ‘해썹(HACCP·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 인증을 받은 업체이기 때문에 더욱 충격적이다.

이번 초코케이크 식중독 사고로 친환경·바른 먹을거리 음식문화를 형성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는 당해 회사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게 되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 회사에 대해 유통판매 중지 조처를 내렸다. 당해 회사도 고객의 불안 해소를 위해 유통 중인 제품을 자진 회수하고 판매 중단 조치를 했다. 또한, 아파트 장터에서 판매한 콩국과 식혜에서 세균이 무더기로 검출되기도 했다.

급식 사고는 매년 연례행사처럼 끊이지 않고 반복된다. 해마다 평균 38건의 식중독 사고가 발생해 학생 2500여명이 생사기로에서 위협을 받아 오고 있다. 2014년에는 인천의 학생급식소에서 열무김치를 먹고 1000여명이 넘는 학생들이 대규모 식중독에 걸려 소비자들을 긴장시킨바 있다.

2006년에는 CJ푸드시스템(현 CJ프레시웨이)이 위탁급식을 운영하던 25개 학교에서 식중독 의심환자 1700여명이 발생한 바 있다. 이 사고로 납품업체 제품에 문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CJ푸드시스템은 위탁급식시장에서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역대 최악의 대형 식중독 사건으로 우리 역사에 기록된 것으로는 1977년 ‘급식빵 식중독 사건’일 것이다. 그 당시 신문에는 ‘서울시내 52개교 초등학생 7872명 집단 급식빵사건 식중독'이라는 충격적 사건이 실렸다. 빵 속 슈크림에서 포도상구균이 검출됐다고 검찰수사에서 밝혀졌다. 아동 15만명에게 빵을 공급하는 업체의 위생 실태는 엉망이었다. 계란과 우유가 들어간 슈크림 빵을 섭씨 25도의 상온에서 50시간 이상 놔뒀다가 화물트럭 짐칸에 실어 수송했으니 말이다.

1978년 9월에는 서울과 파주에서 번데기를 먹은 어린이들 중 10명이 사망하고 27명이 중태에 빠진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이사건 관계자를 체포하면서 맹독성 농약 파라티온을 보관한 포대에 번데기를 담아 농약이 묻어 복통과 구토 증세를 일으킨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사건 이후 40여년 만에 일어난 이번 ‘급식 초코케이크 식중독사건’도 학교급식 때 받은 빵·과자류를 먹고 수천 명이 피해를 본 점에서 그때의 사고와 대단히 유사하다. 식품의 생산‧유통에 종사하는 사업자들의 수준이 40여 년간 변하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니 그저 수치스러울 뿐이다.

매년 잇따른 각종 먹거리 사고가 40여년간 여전히 일어나고 있어 식품 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은 하늘을 치솟고 있다.

사전 예방대책은 무엇인가

첫째, 식품의 생산‧유통‧소비의 전 과정에 관여하는 사업자들의 안전성 교육을 철저히 실시해야 한다. 사업체의 전체사원에게 제조물책임관련 기본교육을 실시한다. 그 내용은 법률지식, 사례, 상품안전성, 제조물책임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 등이다. 특히, 제품의 설계자에게 안전교육을 실시한다. 식품의 결함은 설계단계에서 원인이 발생하여 생산된 상품전체에 결함을 가져올 경우가 많다. 설계, 원료구매, 생산, 판매, 보관, 홍보, 광고 등 전 사업부서에 소속하는 관리자들에 대한 안전성 교육이 필수불가결하다. 또한, 제품의 생산과 유통에 관여하는 판매회사와 협력회사의 사원들에게도 식품 위험성을 예방하기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

둘째, 식품제조업자는 신상품의 경우는 과학기술 및 의학적 시험·검사를 철저히 한다. 사고정보 수립체계 확립하여 사고정보를 충분히 수집·검토하여 사고 예방에 심혈을 기울려야 한다.

식품의 설계단계에서는 관련 법률의 기준에 합당한지, 설계의 기술적 방법 등에 문제가 없는지를 확인한다. 아울러 제품에 사용되어진 재료의 성질, 상품의 화학적 성질 및 금속성분 등의 안전성을 검사하고, 그 안전성을 판단하기 위하여 사용된 검사방법과 검사기록 및 기능시험결과를 완전하고 정확하게 보존하여야 한다. 이는 후에 발생할 사고원인의 파악에 대비하고 식품의 안전성 개선을 위한 기초자료가 된다.

셋째, 상품취급설명서에 소비자가 용법에 맞게 사용할 수 있도록 식품의 안전과 관련된 사항을 정확하고 자세하게 설명한다. 식품의 조리방법, 제품의 안전한 사용을 위하여 필요한 보존방법 및 모니터링에 관한 사항, 재료의 부식이나 수명에 관한 사항, 사고시의 긴급대처방안, 판매자·대리점·고객 등 상품을 취급하는 자에 대한 상품의 사용·사용범위·잠재적 위험에 관한 정보와 오용 정보, 위험성에 대한 경고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

넷째, 사업자는 자율적으로 식품안전전담 기구를 설치하여 운영해야 한다.식품의 생산결정, 제조, 판매 등 모든 단계에서 제품의 안전성 여부를 조사·분석하고 안전성 향상을 위한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전담기구를 둔다. 그리고 사원교육전담 기구를 운영한다. 아울러 고객의 불만 및 피해를 처리하는 소비자상담센터를 운영해야 한다.

사후대책은

첫째, 식품위생법상의 책임을 진다. 현행 ‘식품위생법’은 유독·유해물질이 들어 있거나 병을 일으키는 미생물에 오염된 식품 등을 판매하거나 판매할 목적으로 가공·조리한 영업자가 처벌 대상이다. 영업정지 등을 받은 경우 위해식품 등의 판매금액까지만 과징금을 부과한다. 그런데 현행법상 불법행위로 얻거나, 얻게 될 경제적 이득에 비해 과징금 부과의 제재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식중독 급식 케이크 사건’을 계기로 위해식품을 제조·가공·판매한 불량 업체에 대한 처벌이 강화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제윤경 의원이 발의한 ‘식품위생법 일부개정법률안’에는 위해식품 판매 등의 불법행위에 최대 5배까지 과징금을 부과하고, 과징금 및 벌금 부과기준을 명확히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식품 안전은 우리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문제이므로 보다 엄격하게 제재를 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둘째, 제조물책임법상의 책임을 묻는다. 제조물책임법상의 식품의 결함에 대하여는 위험책임(무과실책임)을 지며, 징벌적 손해배상을 포함한 민사상의 손해배상책임을 진다. 지난번 가습기살균제 피해사건, 생리대 유해성 패해사건 등으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와 입증책임완화를 도입한 제조물책임법이 작년 4월에 개정되어 올해 4월 19일 시행에 들어갔다. 그러나 징벌적손해배상을 3배 이내로 제한되어 있어 재발방지의 실효성이 없다고 본다. 이 제도의 실효성을 담보하는 보다 강력한 제재방안이 도입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형사책임이다. 즉, 식품의 위험성으로 인해 생명이나 신체를 침해한 경우에는 형법상 살인죄, 상해죄, 과실 치사상죄, 사기죄 등의 책임을 질 수 있다. 물론 식품 관련 특별법에 따른 형사책임도 문제가 된다.

제품 판매자에게도 위험을 회피할 주의의무를 위반하면 일정한 형사책임지게 된다. 소비자의 안전성을 해치는 위험이 노출되고 알려진 경우에는 당해제품의 판매를 중지하며, 소비자들에게 고지할 의무와 함께 리콜에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식중독 사고의 원인은 일차적으로 식품의 생산‧유통에 가담하는 가공업체나 외식업체에 있으나, 이들을 관리ㆍ감독해야 할 관련 국가기관의 책임도 막중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사고예방을 위한 24시간 철저한 모니터링과 위험정보체계를 구축하여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켜나가야 한다.

연기영 동국대 법대 명예교수  yeunky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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