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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란 무엇인가
조영달 서울대학교 사회교육과 교수 | 승인 2018.09.21 14:41

[여성소비자신문] 교육이란 말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말들 중의 하나이다. 학교교육, 평생교육, 유아교육, 자녀교육, 직업교육, 원격교육, 수면교육 등 우리는 교육이란 말을 빈번히 접한다. 때로는 장난으로 “너 교육 좀 받아야겠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런데 우리는 이 ‘교육’이란 말을 쓰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국어사전에서는 교육을 ‘지식과 기술 따위를 가르치며 인격을 길러 줌’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 사전적 정의 외에도 교육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수많은 학자들이 다양한 정의를 내려왔다.

고대 서양에서는 ‘나타난 것 말고 그 바탕을 이루는 것에 물음을 던지면서 자신을 더욱 깊이 알아가는 과정’을 교육이라 정의했으며, 동양의 고전에서는 ‘사물의 이치를 터득하고 올바르고 성실한 마음과 뜻을 지녀야 함’을 강조하였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소크라테스와 공자는 이러한 생각을 대표한다. 그들은 ‘너 자신을 알라’거나 ‘스스로 마음과 행실을 닦아 수양할 것(修身)’을 강조했다. 이러한 생각들은 교육이 스스로 반성하고 고민하면서 이성의 잠재력을 키우는 활동과 깊이 관계되어 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근래에는 교육에서 가르치고 배우는 사람 사이의 상호작용이 중요하다고 강조되기도 하였다. 예를 들어 논리로 따져서 하는 대화보다는 보다 자유롭고 마음에서 우러나는 대화가 교육에서는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교육의 대화를 ‘시적(詩的)’인 것이라 말하기도 한다. 또한 배우는 사람 각자가 지닌 현재의 관심에 따라 다양한 경험을 추구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만나고 이야기하면서 스스로 깨닫고 커나간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하였다.

당연히 교육은 시민들의 삶에 필요한 여러 기능을 제공하기도 한다. 기성세대는 어린 세대에게 사회인이 지녀야 할 시민의식을 심어주며, 시민 개개인은 학교에서 직업적인 측면과 사회인으로 잘 활동할 수 있는 기능을 익히게 된다.

그 과정에서 어떤 사람들은 높은 수준의 기술을 익혀 사회에서 크게 대우받기도 한다. 이러한 교육은 어느 정도 국가의 영향력 아래 자리하며, 흔히 교육이 사회화의 기능을 담당한다거나, ‘국적 있는 교육’이라 말할 때의 교육은 이 의미가 크다.

최근에는 현재의 상태를 벗어나 더 나은 새로운 상황으로 옮겨가는 중심에 교육이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현재의 굳어진 상태를 벗어나 좀 더 자유롭고 유연한 사회를 만들거나 기존 상황에서는 드러나지 않은 새로운 진리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교육이 깊이 관련되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어떤 이들은 지식 이전에 양심을, 자기 이익 이전에 다른 사람 그 자체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를 강조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교육에서는 기존의 틀을 뛰어 넘어 생각의 폭을 넓히고 깊이를 더하여 새로운 것을 볼 수 있는 진리탐구가 중요해진다.

이와 같이 교육에 대한 생각에는 여러 흐름이 존재한다. 교육은 스스로 성찰하면서 이성의 잠재력을 넓히는 과정이고 차원과 수준을 높이거나 새로움을 더하는 과정이며 이러한 일들이 이루어지는 데에는 마음에서 우러나는 자유로운 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는 교육 그 자체로 가치로운 측면이다.

물론 교육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시민들은 자신의 삶에 필요한 여러 기능을 익혀 생활의 도구로 삼기도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생활에 유용한 기술을 익히거나 고급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이수하는 것은 보상을 추구하는 수단이다. 우리는 이러한 측면을 교육의 도구적 측면이라 한다.

오늘날 우리는 교육을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많은 사람들에게 교육은 보상(지위, 부 등)을 잘 받을 수 있게 해주는 도구로 인식되어 있다. 고급기술을 익혀 높은 연봉을 받으려 교육에 임하고 세칭 잘 알려진 대학에 진학하여 대기업에 취직하려 교육을 받는다.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직장에 취직해야지”는 어른들의 자녀를 향한 인사말이 되어 버린 상황이다. 교육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IT 인력을 양성하자는 국가의 제안도 이와 유사한 맥락이다. 교육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높이자는 생각이나 교육을 불평등 극복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것 역시 조금은 다른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교육을 수단이나 도구로 바라보는 것이다.

물론 교육에는 어떤 일을 잘하게 해주는 기능과 도구적인 측면이 분명히 있다. 그렇지만 이를 교육의 전부라고 생각한다면 이는 크게 잘못된 것이다. 스스로 반성하고 고민하면서 이성의 잠재력을 키우는 기쁨이나 지금보다 나은 새로움을 만들어내는 즐거움은 개인 자신에게, 사회에 있어서도 정말 중요한 교육적 가치이다. 이 교육적 가치는 어떤 면에서는 교육이 지닌 가치 중에서 가장 소중한 가치일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할 때에 우리는 ‘개인은 스스로 성장하는 기쁨을 누리면서 공부하고, 사회는 미래를 향한 새로운 문명을 건설하는 꿈’을 꿀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앞서 이야기한 교육의 도구적이고 수단적인 측면만을 강조하게 되면 이러한 꿈에 커다란 한계와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어떠한가? 학생들이 교육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는 공부 잘해서 좋은 대학에 가라는 것이며, 열심히 공부해서 높은 지위와 부(富)를 쌓으라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 학생들이 직업 기술과 유용한 기능을 익히는 일도 중요하지만 스스로를 성찰하고 새로운 진리를 위해 고민하는 일에도 커다란 관심이 필요하다.

이제는 우리의 생각이 바뀌어야 할 때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스스로 반성하고 깊이 생각하라”고, “의미 있는 새로운 일에 매진하라”는 말도 자주 해야 하지 않을까!

조영달 서울대학교 사회교육과 교수  ydcho@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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