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남도훈기자] 코스피 상장기업인 영풍제지는 세간엔 별로 알려지지 않은 회사다. 상장사지만 소비재도 아니고, 임직원도 100여 명에 불과해 자세한 속사정에 대해 아는 사람은 없다.

영풍제지의 실적은 준수한 편이다. 영풍제지는 지난 1970년 설립해 경기도 평택의 공장에서 화섬, 면방업계의 섬유봉, 실패 원자재인 지관용원지와 골판지상자용 라이나원지를 생산하고 있으며 2012년 3분기 누적 매출 873억원, 순이익 86억원을 올렸다.

이무진 회장(79)은 자신이 보유한 지분 51.28% 전량을 서른다섯 살이나 어린 아내 노미정 부회장(44)에게 넘겨줬다. 증여일 종가 주당 1만 6800원을 기준으로 삼으면 총 증여가액은 207억원, 사실상 노 부회장이 영풍제지의 주인이 된 것이다.

이 일이 화제가 된 것은 이무진 회장과 노미정 부회장 간 나이 차이가 크다는 것 하나만으로 화제가 된 것은 아니다.

이무진 회장에게는 전 처에게서 얻은 아들이 있었다. 장남 이택섭 전 사장(56)과 차남 이택노 전 상무(53)가 그들이다. 하지만 이택섭 전 사장은 2002년부터 2009년 3월까지 역임 후 회사를 나갔다. 당시 이택선 전 사장이 가진 지분은 3%수준이었는데 이마저도 모두 팔고 나갔다.

2009~2012년 임기 3년의 등기이사로 선임된 이택노 전 상무는 임기 연장없이 임기가 끝났다. 현재 이 두 아들들이 보유한 영풍제지의 지분은 단 한 주도 없다.

하루아침에 손녀뻘 재혼녀가 나이 많은 전 처의 아들들을 제치고 영풍제지의 주인이 된 것이다.

한 가지 더 놀라운 사실은 이무진 회장과 노미정 부회장이 결혼한 것은 불과 5년 전인 2008년의 일이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두 부부 사이에서 두 명의 자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남 이택섭 전 사장은 아버지와 노미정 부회장이 결혼하는 것을 보고 대표직을 관둔 것이다.

영풍제지 측은 노미정 부회장 관련 지분 증여 배경이나 신상 등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영풍제지 관계자는 “지극히 개인적인 사안으로 아는 것도, 할 얘기도 없다”고 전했다.

노미정 부회장이 언제 부회장직을 맡은 지는 정확하지 않다. 2012년 3월 29일 올라온 2011년 사업보고서에서 부회장(미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린 것으로 보아 2011년이라고 추정할 뿐이다. 사업보고서에는 노미정 부회장의 출생년월(1969.04), 담당업무(경영총괄), 재직기간(1개월) 등이 기재돼 있다. 그러나 주요경력엔 아무 것도 기재돼 있지 않다.

노미정 부회장은 지난 2012년 8월 30일 15억원 가량을 들여 영풍제지 지분 4.36%(9만 6730주)를 사들였다. 그리고 2012년 12월 26일 이무진 회장은 노미정 부회장에게 영풍제지 주식 113만 8452주(지분율 51.28%)를 증여했다. 노 부회장은 기존 보유분 4.36%에 51.28%를 합해 총 55.64%의 최대주주가 됐다.

노미정 부회장의 주소지는 ‘경기도 구리시’로 그는 2010년에 매입한 시가 10억 원대 아파트 한 채를 소유하고 있다.

이무진 회장의 주소지로 등록된 서울 광진구 아파트 또한 노미정 부회장의 소유로 그녀는 2012년 5월 14억 8000만원을 들여 이 집을 샀다. 공개적으로 드러나 있는 이무진 회장의 재산은 대부분 노미정 부회장의 것이 된 것이다.

남도훈 기자  hundo@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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