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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순 전국농업기술자협회장 “국민 참여 프로그램으로 농업의 공익적 가치 알릴 것”
김성민 기자 | 승인 2018.09.18 18:51
정운순 전국농업기술자협회장 <사진=여성소비자신문>

[여성소비자신문 김성민 기자] 농업은 식량의 안정적 공급과 국민의 먹거리 안전 이외에도 국토의 환경 및 생태 보전, 전통문화 유지 등과 같은 공익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 국제사회에서는 20년 전부터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주목하고 이에 대해 활발히 논의해오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1998년 농업각료회의에서 농업이 수행하는 농업생산 외의 다원적 기능을 인정하고, 이를 회원국이 추구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농업의 공익적 가치가 다소 저평가된 측면이 있다. 이에 <여성소비자신문>은 전국농업기술자협회 정운순 회장을 만나 농업의 공익적 가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전국농업기술자협회의 역할에 대해서 소개해 달라.

“1960년대 우리 농업농촌은 농업에 대한 이해도 많이 부족하고 농사를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당시 현재 학교법인 건국대학교 설립자이신 유석창 박사님은 대한민국이 발전하려면 농업이 발전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이 협회를 창립하셨다.

유석창 박사님이 주창하신 3가지 목표가 있다. 농민의 정신혁명으로 민주적 협동화를, 농업의 기술혁명으로 과학적 전문화를, 농촌의 생활혁명으로 합리적 복지화를 이룩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협회는 우선 그 지역에서 농업을 주도하고 그 마을을 이끌어 나가는 선도 농가 지도자를 양성하는 데 앞장 섰다. 당시 건국대학교 여름·겨울 방학 때 학교의 기숙사, 강당 등을 이용해서 전국에 있는 5만여 명의 농민을 대상으로 숙식 교육을 진행했다. 건국대학교의 농업 박사 등 교수진을 통해 정신교육, 기술교육, 생활교육을 했고 선도 농가를 길러냈다.

이후 2대 회장이신 류달영 박사가 현재 서울특별시 용산구 이촌로에 농촌기술진흥관을 건립했고, 현재까지 농업인과 도시민을 위한 농업교육의 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초기에는 축산, 특용작물, 비닐하우스 등 품목 기술 교육이 주를 이뤘다.

그 당시에는 농촌진흥청, 농림축산식품부 등이 있었지만 이런 교육을 진행하는 곳은 없었다. 우리 협회만이 이런 생각을 가지고 꾸준히 교육을 진행해 해왔는데, 그러다가 90년대부터 우리나라가 농업에 대해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농촌진흥청, 농림축산식품부 등에서도 농민을 대상으로 한 교육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우리 협회는 이 나라 농업의 근간을 이루는 역할을 해왔다고 자부한다.”

-전국농업기술자협회의 비전과 가치는 무엇인가.

“농업은 공익적 가치가 크다고 생각한다. 농업은 우리가 식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만들어줬을 뿐만 아니라 자연을 지키고 환경을 지키는 생명 산업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돈을 주고 농산물을 구입하다 보니 이 모든 것들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그 가치를 잊고 살게 되어 버린 것 같다. 따라서 우리 협회는 교육과 홍보를 통해 국민들이 농업의 공익적 가치에 대헤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최근까지 헌법에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공식화하겠다는 논의가 진행됐다는 것을 보면 이제는 정부도 이 부분에 주목하고 있는 것 같다.”

-회장님 취임 전·후 전국농업기술자협회에 어떤 변화가 있었다고 보시는가.

“그동안 우리 협회는 농업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을 통해 농촌의 새로운 변화를 주도해 왔다. 문제는 지금 우리나라의 농업 인구가 250만명으로 전 국민의 5%에 불과한 점이다. 그러다 보니 농업인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협회에서는 귀농, 귀촌, 창업농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과거 농업인들의 교육장에서 이제는 도시민, 직장생활을 하다 퇴직하신 분 등 농업에 관심을 가지고 준비하시는 분들이 오시는 교육의 장이 된 것이다.

이런 사회적 흐름 속에서 현재 우리 협회도 큰 변화의 기로에 서 있는 것 같다. 60년대부터 90년대까지는 농업의 정신과 기술, 생활혁명을 위한 교육에 역점을 뒀고, 생산력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면 이제는 품질에 더 나아서는 농업을 파는 시대로 전환해야 할 때라고 본다. 농업환경, 농업 자연을 도시민들에게 팔자는 것이다.

이에 도시민들에게 농업의 자연과 환경을 팔 수 있는 교육과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준비 중이다. 특히 100세 시대를 맞아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도시민들이 농업의 자연환경을 통해 치유농업을 경험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

정운순 전국농업기술자협회장 <사진=여성소비자신문>

-농촌 현장의 노동 인력 부족과 고령농업인 지원 등의 문제는 아직 현재진행형인 것 같다.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필요하다고 보시는가.

“현재 농촌에서 농업에 종사하고 계신 분들은 작게는 몇천 평, 많게는 일만 평, 이만 평을 일구고 있는 소농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소농들의 경우 농작물 생산만으로 생계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이에 관광, 생산물을 가공해서 판매하는 등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 하나는 농어촌공사에서 도농 교류를 진행하고 있다. 도시민이 농촌을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인데 이런 프로그램도 우리가 많이 만들어서 단지 농업을 체험하는 것을 뛰어넘어 소비까지 이어질 수 있는 시스템으로 개발하면 좋을 것 같다.”

-최근 최저임금 인상 등에 따라 인건비 부담이 가중돼 농가의 고충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시나.

“최저임금이 어느 수준에 도달했기 때문에 과거처럼 인력을 사서 농업 일을 하는 것은 어렵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인건비가 덜 들어가는 방법으로 농사를 지을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최근 농가에는 스마트팜이라는 개념도 확산되고 있고 농약 방제 등에 드론을 많이 활용하려고 한다.

스마트팜의 경우 하우스 농장에 물을 주거나, 분사에 사료를 주는 것 모두 자동으로 조정할 수 있어 인건비 절감에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문제는 스마트팜이나 드론을 이용하기까지의 교육비가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특히 스마트팜의 경우 시설비도 상당하다.

농업인들은 사실상 정부의 지원 없이는 이런 교육들을 받기가 힘들다. 중·소농들이 이런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더욱이 이런 상황에서 기업농이 농업에 진출하게 되면 현재 농업인들은 정말 더 힘든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내년부터 시행을 앞둔 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PLS)에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농약 검출문제는 굉장히 중요한 사안이다. 현재 농가에서는 매번 풀을 뽑을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논에 제초제를 매년 한 번 주는 것도 아니고 두 번 많게는 세 번씩 주게 되는 일도 있다고 한다. 문제는 오랜 기간 동안 독성의 농약을 이용했기 때문에 토양 내에 농약이 잔류해 있을 가능성이 높고 이런 농약이 없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정부는 당장 내년부터 전반적으로 기준치의 농약이 나오면 농산물을 판매할 수 없도록 했다. 이에 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PLS) 경우 유예기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 제도의 정착을 위해 현재 농가에서 보유 중인 독성 농약을 정부가 수거하고 보상금을 지급해야한고 생각한다. 지금 정부에서 지원하며 사용을 유도하는 저독성 농약은 사실 잘 듣지 않는다고 한다. 해서 풀을 안 나게 하고 해충을 죽이려면 수차례 농약을 줘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우리나라 토양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농지는 화학비료와 농약사용 등으로 산성화되고 척박해졌다.

현재 정부에서 원하는 사람만 무상으로 토양을 개량할 수 있도록 석회나 규산질을 제공해주고 있다. 문제는 이것들이 돌가루라서 무겁고 또 귀찮기 때문에 실제로 농가에서 이를 시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정부와 농협에서 토양개량을 제도화해서 정기적으로 할 수 있는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

정운순 전국농업기술자협회장 <사진=여성소비자신문>

-회장님은 임기 내 어떤 사업에 가장 중점을 둘 예정인가.

“공무원들은 30년 이상 근속 시 연금을 받고 있다. 사실 우리 농업인들은 대한민국 국민들의 생명 산업을 지켜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후에 대한 보장이 부족하다.

저는 회장직에 나올 때 우리나라 농업을 위해 고생하신 원로 농업인들을 위한 복지타운을 설립할 계획을 밝혔고, 현재 진행 중이다. 복지타운을 통해 원로 농업인들의 노고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고자 하는 것이 임기 내 가장 큰 목표이다.

또 최근 이개호 신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5개월여간의 농정 수장(장관) 공백 끝에 취임했다. 지난 8월 20일 농업인단체장과의 상견례에서 저는 신임 장관께 농정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앞으로 농정 수장이 자진하여 사퇴하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는 당부의 말씀을 드렸다.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란 직책은 농업의 수반자로 우리나라의 농업을 책임지고 지켜가야 할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자신의 일신을 위해 이런 것들을 저버리고 장관직을 사임하는 일들이 많았다. 이런 전례는 빨리 개선되어야 한다.

보통 전직 장관이 아무리 좋은 정책을 내놓았더라고 해도 다른 장관이 취임하게 되면 그 정책을 안 한다. 새로운 정책을 만들어야 본의 실적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실정이 안타깝다.

이개호 신임 장관은 전라남도 담양 출신으로 국회의원 당시에도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으로 일하셨고, 누구보다도 농업인의 입장을 이해하고 좋은 정책을 펼쳐나가 주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성민 기자  smk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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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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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상복 2018-09-20 22:21:41

    정운순 전국농업기술자협회장님의 인터뷰내용 잘 보았습니다. 사) 한국농촌교육농장협회도 농업농촌의 다양한 자원을 바탕으로 농업농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학교교육과 연계한 다양한 농촌 체험 교육활동을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양 단체의 상호 협력과 교류를 통해 우리 농업에 큰 변화와 발전을 기대합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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