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정효정 기자] 성 평등한 고용환경 조성을 위해 정부는 물론, 많은 여성․시민단체들이 노력을 하고 있으나 아직 직장 내 성희롱, 임신․출산 및 육아휴직 등 모성과 관련된 문제들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민우회는 지난 2012년 고용평등상담 279건 중 직장 내 성희롱 상담이 125건으로 전체 상담의 44.8%를 차지했다고 16일 밝혔다.

또한, 임신․출산과 관련해 해고나 불이익을 받았거나 산전후휴가 등으로 인해 불이익을 받은 건수는 52건(18.64%)으로 나타났다.

민우회에 따르면 임신․출산 및 육아휴직을 포함한 모성 관련 상담이 지난 2011년 30%에서 전체 88건(31.54%)로 증가했으며,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비정규직 여성의 상담 건수는 61건으로 전체의 21.86%를 차지했으며, 근로기준법 관련 상담이 20.43%를 차지했다.

현재 일하는 여성들의 60%가 비정규직이며, 정규직 남성들과의 임금을 대비했을 때 4.3% 수준의 임금만을 받고 있다.

문제는 이와 같은 비정규직의 경우 직장 내 성희롱이나 인권 침해 등에 빈번하게 노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비정규직의 성희롱 상담은 전체 성희롱 상담 중 36.1%였으며, 그 중 간접고용노동자의 성희롱 상담은 12%를 차지했다.

민우회는 “비정규직 여성은 불안한 고용형태 때문에 결혼과 임신 단계부터 장벽에 부딪히고 육아휴직 등 모성보호 제도는 아예 사용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라며 “일․생활 양립 제도가 정규직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비정규직을 비롯한 남성과 여성 모든 노동자를 위한 제로로 접근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전체 상담의 44.8%를 차지한 직장 내 성희롱의 경우 사업주 및 상사에 의한 성희롱 상담은 87.5%에 달하며, 공공기관 및 공기업에서 접수된 성희롱 상담은 26건으로 전체의 20.8%에 이른다고 전했다.

이에 민우회는 “피해자가 신뢰하고 문제제기할 수 있도록 고충처리기구를 내실화하고, 현재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성희롱 예방 교육에 대한 철저한 감독과 지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임신․출산과 관련한 여성 노동자들의 현실과 정부의 저출산 정책이 따로 논다는 비판도 제기했다.

민우회 상담 결과를 살펴보면 산전후휴가 등 인심․출산을 이유로 한 불이익이나 부당 해고 관련 상담은 전체의 18.64%(52건), 육아휴직 관련 상담은 36건(12.9%)로 모성 관련 상담은 총 88건으로 전체의 31.54%를 차지하고 있다.

민우회는 “산전후휴가나 육아휴직에 대한 요구를 했다는 것만으로 권고사직을 요구받은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산전후휴가와 육아휴직 등을 통해 임금, 인사, 휴가 등에 대한 불이익을 받는 경우도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전체 상담의 6.1%(17건)을 차지하고 있는 직장 내 왕따의 경우 수많은 여성 노동차별 사례에서 노동권의 약화 및 침해 양상 중 하나로 발견되고 있다고 민우회는 밝혔다.

이에 대해 민우회는 “직장 내 왕따가 일어나는 주요 계기는 비정규직 등 고용조건의 악화와 성희롱 문제제기 이후, 그리고 임신․출산․양육 등 여성 노동자에 대한 적대적인 사회 인식에 있다”고 말했다.
 

정효정 기자  hj@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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