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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엠베(BMW) 자동차 화재대란 어떻게 해결돼야 하나
연기영 동국대학교 법대 명예교수 | 승인 2018.08.24 14:14

[여성소비자신문]자동차 화재대란 무엇이 문제인가?

올해 들어 베엠베 화재사고만 40건이 발생했다. 처음에는 화재가 집중된 BMW 520d 모델이나 320d모델에만 관심이 쏠리면서 베엠베코리아가 해당모델의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모듈에 결함이 있어 화재가 났다고 발표한 후에 해당부품을 교체하면 문제가 해결된다고 장담했다.

그러나 다른 차종에도 잇달아 화재가 발생하고 있어 베엠베 브랜드 전체로 소비자 불신이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베엠베코리아는 지난 8월 20일 현재 전국 61개 서비스센터에서 42개 차종 10만6317대의 리콜(결함시정)에 들어갔다고 발표했다. 이미 유럽에서도 같은 화재원인으로 32만대의 베엠베 차량을 리콜조치했다.

이러한 리콜이 계획대로 연말까지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부품수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져야하는데 독일에서 불량확보도 어렵고 공수능력에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국토부는 지난 8월 14일 화재사고가 발생해 논란이 되고 있는 베엠베 리콜 차량을 대상으로 '자동차관리법' 제37조에 따라 점검명령과 함께 운행정지명령을 발동해 달라고 지자체장에게 요청했다.

그런데 문제는 리콜과 병행해 긴급안전진단을 받은 베엠베자동차에서 또다시 불이 나는 사고가 발생하여 소비자들의 불안을 더욱 커지고 있다.

자동차는 2만~4만여개의 부품이 결합되어 상호작용을 하며 움직인다. 다만 최근에 소프트웨어를 장착하는 1억개 부품 이상의 라인코드(Code of Line)와 4억개 이상의 부품이 결합되어 움직이는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화재원인이 단순하게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의구심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베엠베 측은 배기가스재순환 장치(EGR)에서 발생하는 냉각수의 누수 때문에 주행 중인 차량에 화재가 발생했다고 배수진을 치고 있지만, 소프트웨어나 다른 하드웨어의 결함도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한 실정이다. 베엠베 측이 자체적으로 소프트웨어의 문제점을 알고 있으면서도 은폐하고 있다는 개연성과 의구심을 피해자인 소비자들은 가지게 된다.

2015년 9월 미국에서 발생한 폭스바겐디젤 사건에서 차량의 소프트웨어를 조작해 발생한 것이 확인됐던 사건이 생각난다. 또한 지난 3월 베엠베코리아가 환경부에 배기가스재순환 장치(EGR)의 결함에 대한 시정계획서를 제출하면서 소프트웨어의 업데이트를 개선방안으로 제시한 이유도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번 베엠베 화재사고와 관련해서 다른 독일디젤차의 잇따른 화재사고 또는 화재 위험에 따른 리콜 이 조심스럽게 실시되고 있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벤츠와 아우디·폭스바겐 등 독일차 브랜드들 모두 화재 가능성이 잠재한 차량의 리콜 또는 무상수리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비단 독일차 업체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국내외 업체들이 제조‧유통되고 있는 차량에 대하여도 위험가능성을 진단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차량 화재가 대규모 리콜 사태로 번진 가운데 자동차 검사를 받지 않은 차량이 전국적으로 무려 113만대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지난 8월 21일 국교통안전공단이 국회 임종성의원에게 제출한 ‘자동차 검사 미필 차량 현황’자료에 나타난 내용이다. 정부의 허술한 차량 관리로 위험한 시한폭탄인 도처의 차량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셈이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첫째, 원인규명부터 철저하게 해야 한다. 철저하고 개관적인 원인규명이 이루어지려면 우선 올바른 원인규명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제품사고에 있어 분쟁해결은 제조자․소비자간의 사고원인에 대한 의견의 차이가 쟁점이 되는 경우가 많고, 분쟁의 신속하고 공평한 해결을 위해서는 원인규명이 대단히 중요하다. 현재 제품사고에 관련한 원인규명은 대부분 대기업에 의해 행해지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가 불만을 가지지 않는 수 없다. 좀 더 소비자가 신뢰성을 가질 수 있는 접근이 용이하고 전문성과 중립성을 겸비한 원인규명체제의 정비가 필요하다.

우선 화재원인을 배기가스재순환 장치(EGR)의 결함에 한정해서는 안 된다.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데 베엠베 차량 화재 40건 중에서 리콜대상 차량이 아닌 차량에서 11건이나 화재가 발생했다는 점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또한 같은 회사에서 생산된 배기가스재순환 장치(EGR)를 조립하여 생산한 다른 국・내외 자동차는 화재가 없거나 화재 발생률이 극히 저조하다는 점이다. 아울러 설계변경에 따른 결함의 발생 가능성과 엔진구조 자체의 결함가능성 등도 검토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자동차를 기술을 분석하고 판정하는 연구기관에 감정을 의뢰하고 감정결과를 공개하는 제도가 구비되어야 한다. 아울러 가계 이해관계인들이 참여하는 검증기구도 정부산하에 설치되어야 한다. 현재 국토교통부에서는 제작자에게 관련자료를 제출하도록 요청할 수 있으나 이를 테만할 경우에도 1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기 때문에 실효성이 없다. 해당 업체의 늑장리콜, 신고지연, 허위자료제출, 거짓진술, 조사거부, 조사비협조 등의 경우에는 강력한 조치가 따르도록 자동차관리법 등 관계법령을 개정해야 한다.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늑장리콜의 경우 수조, 수천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겨우 몇백억원의 과징금(자동차관리법 제74조에 따라 매출액의 1%)을 부과할 수 있을 뿐이다. 미국에서는 토요타 급발진사고 발생시에 늑장리콜을 이유로 무려 1조3천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것을 보면 쉽게 이해가 간다.

세계적으로 가장 강력하고 효과적인 신고채널을 보유하고 있는 곳은 역시 미국교통부(NHTSA)으로 알려져 있다. 신고를 하고 조사가 착수되면 미국교통부는 생산자가 결함을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결함을 5일 이내 신고하지 않으면 과징금을 부과한다.

자동차·항공기·열차 사고의 원인 분석과 관련해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는 미국의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와 같은 국가 기구가 설립되어야 한다. 또한 이런 기관에 화재 원인이나 결함에 대한 분석과 감정을 의뢰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둘째, 헌행법상 미흡한 법제를 정비해야 한다. 소비자집단소송이나 단체소송제도와 함께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확대하여 전면적으로 시행할 필요가 있다.

2008년 1월부터 소비자기본법에 도입된 ‘소비자단체소송’은 소비자 권익침해 행위를 금지·중지시키는 소송으로 제한하고 있어 실효성이 없는 제도가 됐다. 이 제도는 소송요건이 너무 엄격하고 변호사강제주의로 인한 소송의 어려움이 있고, 손해배상청구권을 인정하지 않아 유명무실한 제도이다. 따라서 독일, 프랑스, 영국 등에서 정착된 제도와 같이 단순한 금지 청구 외에 손해배상청구권까지 인정하는 것이 옳다.

또한 소송허가나 변호사강제주의 규정을 삭제하고, 소비자단체소송의 소 제기 적격 단체의 범위를 더욱 확대하여 본 제도의 활용 기회를 넓혀야 할 것이다.

또한 미국에서 정착된 집단소송제도의 도입도 필요하다. 미국식 집단소송제도는 피해자 가운데 1인 또는 다수가 소송을 제기하고 이 판결의 효력이 피해자 집단 전체에 미치는 것이 특징이다. 소비자 집단소송법 제정이 시급히 요청된다.

아울러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확대 도입되어야 한다. 가해자의 고의적‧악의적 불법행위가 재발되지 않도록 제재적‧억제적 효과를 거두기 위해 미국이나 유럽에서 거의 모든 소비자피해구제를 위해 정착된 제도가 바로 징벌적 손해배상이다.

올해 4월 19일부터 개정된 제조물책임법이 시행됨에 따라 제조업자가 제조물의 결함을 알면서도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결과로 생명 또는 신체에 중대한 손해를 입은 자가 있는 경우, 그 손해의 3배를 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손해배상 책임을 지도록 하였다. 그러나 최대한 손해의 3배까지만 인정하여 실효성에 한계가 있다. 미국이나 유럽처럼 징벌적 배상한도를 대폭 높이는 방향으로 제조물책임법이나 자동차관리법을 개정하여 소비자주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될 수 있도록 하루 속히 법제를 정비해야 할 것이다.

 

 

 

연기영 동국대학교 법대 명예교수  yeunky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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