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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이 만난 여성농업인 CEO]정경숙 동동바구 블루베리 농장 대표 "생산자와 소비자가 평등한 파트너십으로 윈윈하자"
김희정 기자 | 승인 2018.08.23 11:33

[여성소비자신문 김희정 기자] ‘동동바구’란 옛부터 전해 내려오는 지명이며 홍수가 날 때 주변은 모두 물에 잠기고 동네 앞 큰 바위만 동동 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부쳐진 이름이다.

동동바구 블루베리 농장은 1977년부터 지금까지 대를 이어오면서 농업을 천직으로 알고 블루베리와 다육식물, 녹용을 1차로 생산하고 블루베리를 이용한 2차 제조 가공과 3차 서비스 산업인 농촌진흥청 지정 교육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6차산업 인증 농가로서 웰니스(Wellness)를 추구하는 작지만 강한 농업을 표방하고 있다.

<여성소비자신문>은 경남 함안군 칠원읍 삼칠로에서 불루베리 농장을 운영하며 함안농부협동조합도 운영하고 있는 정경숙 대표를 만나 그의 40년 농부 인생에 대해 들어봤다. 정 대표는 이곳 블루베리 농장에서 나무공방과 농장 체험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정경숙 대표는 동동바구 농장에서 재배된 블루베리는 다른 농장의 블루베리와 달리 특화된 공법을 갖고 있다고 말을 꺼냈다.

“다른 유실수와는 다르게 흙 대신 피트모스(pest moss)라 하여 이끼 등이 오랜 시간 부식되어 퇴적된 것으로서 강한 산성의 블루베리 전용 흙으로 심고 산 속의 독립된 농가이기 때문에 타 농가의 농약이나 기타 오염될 염려가 전혀 없으며 늘 새로운 품종을 교체하고 깨끗한 지하수를 관수하고 있어요.”

정 대표는 최근 블루베리 쌀누룩 소금도 개발해 가공품으로 내놓았다. “블루베리 쌀누룩 소금은, 블루베리에 다량 함유되어 있는 가바 등 여러 가지 영양소와 시력회복, 시력개선에 도움이 되는 안토시아닌, 노화방지에 도움 되는 항산화물질, 100여 가지가 넘는 효소가 들어있는 쌀누룩이 만나면서 염도가 1/2~1/4 수준으로 낮은 저염식 소금이 됩니다.

일본에서 오랫동안 생활하시면서 일본의 쌀누룩을 우리나라에 전파하신 분이 울산에 계신답니다. 아주 유명한 선생님이시죠. 그 선생님의 저서와 서울에 계시는 또 다른 고수 선생님을 만나면서 더욱 매력을 느꼈습니다.

때로는 블루베리를 너무 많이 넣어서 실패도 하고, 누룩의 색깔이 곱게 나오지 않아서 버리기도 하구요, 고두 밥 찌기, 쌀 불리기 등등 처음에는 어려웠답니다. 누구라도 몇 번 해보시면 금방 잘하실 수 있구요, 특별한 기술이 아니랍니다. 단지 바람과 시간이 기다려 주어야겠지요.

약 8년 전부터 경상남도 우리음식연구회 회원으로 발효음식에 늘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저희가 농사짓고 있는 블루베리 원물을 소비시킨다는 목적으로 약 3년 전부터는 블루베리누룩소금을 만들어서 지인들과 나누어 먹기도 하다가 상품으로 개발했습니다. 2017년 (사)생활개선회에서 주최하는 브랜드 ‘농맘’에 선정되면서 더욱 제품에 확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동동바구 블루베리 농장에서 생산되는 가공품 중 ‘달콤한 수작 블루베리 콘피츄르’가 인기가 있다.

“‘달콤한 수작 블루베리 콘피츄르’는 프랑스 말로 과일이나 채소를 절인다는 뜻이에요. 유기농 설탕을 쓰기는 하지만 설탕의 비율을 최소한으로 하면서 장시간 낮은 불에서 만드니까 알맹이가 쫀득쫀득 하니 식감이 뛰어나죠. 바게트에, 플레인 요거트, 과일이나 야채의 샐러드드레싱 소스에 넣어도 아주 고급스럽고 맛있는 요리가 됩니다.”

동동바구 블루베리 농장에서는 그밖에 ‘블루베리즙 100’이 가공품으로 생산되고 있다. ‘블루베리즙 100’은 황토 옹기에서 수증기로 익힌 아주 진한 블루베리 원액이며 이밖에도 꽃사슴 녹용이 생산되고 있다.

녹색의 푸르름이 이불이 되어주는 동글동글 자연 체험 학습장

동동바구 농장에서는 종달새 보다 예쁜 어린이집 친구들이 농장체험을 하기 위해 종종 들른다.

“요즘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청소년들이 많이 오는 편이에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또는 학교 안에서 체계적인 지식들과 단체생활에 대한 것들을 잘 배우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이들 행동 특성상 움직이고 싶은 욕구가 더 크죠.

아무 조건 없이 넓은 잔디밭에서 뒹굴고 뛰어 노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스트레스에서 해방되고 에너지 충전이 되는 것 같아 보는 제가 더 기분이 좋아 진답니다. 행여 안전사고 날까봐 긴장은 하지만 농장에 도착할 때와는 전혀 다른 표정으로 가기 싫다고, 조금만 더 있다 가면 안 되냐고 저의 등 뒤에서 허리를 고사리 같은 손으로 껴안을 때 정말 그것이 제가 이 아이들에게 보잘 것 없지만 이 작은 공간을 내어 주는 제일 큰 기쁨이죠.

지금 우리 아이들은 거의 비슷한 환경에 놓여 있습니다. 너무 날카로워져 있어요. 사각 건물의 병원에서 태어나서 사각형의 아파트, 사각형의 어린이집, 사각형의 유치원, 사각형의 학교, 온통 사각형의 틀 안에 있다가 스폰지처럼 폭신폭신한 잔디밭과 온통 녹색의 푸르름이 이불이 되어주는 동글동글 자연에서 단 몇 시간만이라도 땀 뻘뻘 흘리면서 뛰어 노는 것이 결코 작은 것이 아니랍니다.

목공 체험을 하다 보면 가끔 ADHD나 과잉행동 장애를 가진 친구들이 의외로 차분하게 잘 하는 모습들을 발견할 때가 있어요. 담임선생님도 깜짝 놀라시죠. 교실에서의 행동과 전혀 다르다구요. 나무를 오감으로 느끼다 보면 심신의 편안함을 느낀답니다. 저도 그러니까요. 그래서 아이들과 청소년들에게 부드러운 곡선의 자연을 자주자주 접하게 해 주는 것이 우리들이 해야 할 책임인 것 같습니다."

정경숙 대표가 경남 함안에서 특별히 블루베리 농사를 짓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

“특별한 계기라기보다는 함안이 남편의 고향이구요, 남편은 늘 새로운 것을 경험해 보는 편이라 블루베리도 우리나라에 들어온지 그리 오래 되지 않아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블루베리도 다육식물도 목공도 모두 취미 생활이 이제는 체험교육농장이라는 이런 일을 하게 되었고 이 일을 하다 보니 천사들을 만나게 되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40년간 농사를 짓다보면 어려움도 많았을 것 같다. 정 대표는 어떻게 어려움을 극복했을까.

“어려움이라~~하하, 어려움 많았죠. 워낙에 많은 일들을 겪었기에 어떤 작가의 책 제목처럼 “웬만해선 아무렇지도 않다”입니다. 이 지면에 다 말씀 못 드려요 너무 많아서요. 그런 시간들이 쌓여서 버틸 수 있는 단단한 기둥이 되지 않았을까요?"

올해는 폭염으로 인해 동동바구 블루베리 농장뿐만 아니라 모든 농가나 건설 현장이나 노동을 하시는 분들이 정말 힘든 여름이기도 했다. “폭염이 내리쬐는 그 자리에 고스란히 내리쬐는 태양을 모두 받으며 서 있어야 하는 식물들이며 동물들도 마찬가지로 힘든 여름이었겠지요.

저희는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모르지만 삼월에 잠깐 냉해를 입어서 수확량이 거의 반 정도였어요. 체험활동을 통해 모든 수확량을 소진했습니다. 오히려 체험객들을 모두 받지 못해 많이 송구했었습니다. 그리고 농장마다 사정은 조금씩 다를 수도 있지만 남부 지방은 조금 수확이 일찍 끝난다고 보시면 됩니다."

동동바구 블루베리 농장은 원래 한해 약 4톤 정도의 블루베리를 수확하는데 올해는 그 절반 정도를 수확했다.

동동바구 블루베리 농장은 가족농이며 승계농이다. 2년 전 서울에서 대기업에 다니던 아들이 귀농했다. 농장을 통해 벌어들이는 매출은 귀농한 아들과 파트타임 1명을 포함해 4명의 인건비 정도를 번다고 생각하면 된단다.

정 대표는 아침 6시 정도에 일어나 먼저 그날 할일을 체크한다. 식사준비 등 주부들이 하는 일을 모두 마친 다음에는 소속되어 있는 5~6군데 단체 등 대외활동이 있는 날이면 외출을 하고 꼭 들어야 하는 교육이 있으면 꼭 챙겨 듣느다. 체험교육이 많은 달은 특별한 외출을 하기 힘들다. 수업준비를 하거나 가끔씩 원고 쓸 일 있으면 글도 쓰면서 일상을 보낸다.

정 대표는 ‘혼자하면 놀이가 되고 함께 하면 문화가 된다’는 신념 하에 함안농부협동조합을 설립했다.

“2014년 ‘강소농’ 교육을 받던 13명의 자율 모임체에서 만났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 의견이나 생각이 같은 분들만 남더군요. 시니어 3명과 멋진 청년 4명 이렇게 럭키 세븐으로 구성해 함안 농부협동조합을 설립했습니다. 우리들은 주작목이 다 달라요. 그래서 더 사업하기가 좋은 것 같습니다. 품목별 모임하고는 또 다른 것 같아요. 이제 겨우 첫돌 지났으니 걸음마 단계지요. 곧 후속 상품이 나올 겁니다. 지금 연구하고 있는 중이니까요. 계획대로 된다면 마을이나 함안군 농산물도 함께 소비할 수 있는 조합으로 만들 겁니다."

정경숙 대표는 중년여성CEO중앙연합회에 가입해 감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중여농’(중년여성농업CEO중앙연합회)도 1년 조금 넘었습니다. 명칭에서 이미 느끼셨겠지만 농업 현장에서 어느 정도 모두 열정을 가지고 사시는 분들이라 성공하셨습니다. 하지만 전국 각지에 흩어져 계시니 한 번 만나기가 엄청 힘이 든답니다. 하지만 중앙회장님의 공정농업을 지향하는 사업 방향에 걸맞게 각 지회장님들의 열정과 회원님들의 협조로 조금씩 탄력이 붙고 있습니다.

저희 중여농에서 지향하는 공정생산 공정소비 공정여행이라는 슬로건 아래 우리 여성 농업인들이 우리의 힘으로 공정이란 단어를 쓰면서 농업에 임해 보자는 것입니다. 스스로도 놀랍니다. 우리가 아는 만큼 보인다고 이만큼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중여농 이현주 회장님의 수많은 발품과 저희를 아껴주시고 지지해 주시는 많은 분들의 격려와 용기 주심이 있어서 가능 하리라 여겨집니다."

중년여성농업CEO중앙연합회 회원들을 만나면 늘 공정생산, 공정소비, 공정 여행의 가치에 대해 강조한다. 정 대표는 “이제는 숨기려고 해도 숨겨지지 않는 세상입니다. 농업도 마찬가지입니다.그리고 소비자들도 너무 똑똑 하셔서 그 분들의 요구 사항이 무엇인지 어떤 것을 궁금해 하시는지, 요구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 그 알고자함을 투명하게 제시해 드리자는 것입니다.

소비자들도 내가 먹는 이 먹거리를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해서 식탁까지 왔는지를 알고 먹으면 훨씬 믿음이 갈 겁니다. 그리고 공정소비란 원래 공정무역에서 ‘착한 소비’란 내용으로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 생산자의 경제적 자립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생산자에게 유리한 무역 조건을 제공하는 것을 뜻하죠. 선진국의 부의 편중, 환경파괴, 노동력착취, 인권침해 등을 막기 위해서 등장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저희 중여농은 이것과는 약간 차이는 있습니다만 생산지에서 소비자들이 정확하게 정보를 알게해 드리는 것도 방법일 것입니다. 공정하게 생산하는 농산물에 대한 투명성과 존중을 바탕에 둔 현장에서의 먹거리가 생산자와 소비자의 평등한 파트너십으로 윈윈한다면 최상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공정여행에 관해서는 해마다 관광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약 10%로씩 늘어나는 추세랍니다.

이제 부터는 즐기기만 하는 여행에서 초래되었던 부작용이 많은 여행에서 벗어나 그 지역에 있은 문화유산을 알고 우리 농촌의 아름다운 것들에도 관심을 가지자는 것입니다. 다소 불편하더라도 농가에서 운영하는 숙소를 이용하고 농가에서는 관과 협조하여 산재해 있는 문화유산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알려드리고 농가에서 판매하는 우리 농산물과 인정도 구입하시고 아니면 또 다른 방법도 있습니다.  WWOOF(willing workers on organic farms)라는 시스템입니다. 농가에 봉사도 하고 숙식을 제공받는 겁니다. 실제로 저희 농장은 WWOOF KOREA에 등록되어 있는 농장입니다."

정 대표는 농사를 지으면서 가장 크게 느끼는 가치와 보람에 대해 “젊었을 때는 잘 몰랐어요. 그냥 단순히 맘 편하게 살 수 있는게 좋겠다 싶었습니다. 저도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가 시골 잔디밭 보고 결혼을 했거든요. 지금 뒤돌아보니 농업농촌의 다원적 가치도 절절하고 농업농촌이야 말로 나라를 구하는 일이란 걸 알았습니다.

자연과의 수많은 싸움에서 지탱해 올 수 있었던 것은 가족이라는 울타리겠지요. 아무리 농업의 중요성을 이야기해도 이해가 가지 않을 법도 한데 우리 보다 더 멋진 자기만의 색깔이 있는 농장을 만들겠다는 아들이 승계를 하겠다고 하니 고맙고 대견스럽고 그것이 가장 큰 보람이 아닌가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농사를 지으면서 그만큼 가족들의 도움은 절실했다. “저도 태어나기는 시골에서 태어났어요. 7남매 중 여섯째입니다. 농사일은 전혀 모르고 자랐어요. 중 1때 도시로 이사를 나왔거든요. 그래서 농업농촌이 얼마나 어려운지 모르고 아련한 동경과 낭만과 부드러움만 있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농업농촌이 도시에서 자란 사람에게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답니다. 하지만 힘든 일은 남편이 거의 다 하셨고, 아이들을 기르는데 좋은 점도 많지만 모든 문화적인 환경이나 조건이 불편한 점도 있었어요. 하지만 최대한 아이들에게 신경을 썼지요. 그렇다고 지금 도시의 엄마들이 하시는 것하고는 비교 할 수가 없답니다.

학습지 하나 제대로 할 수 있는 곳이 없었으니까요. 영어교재는 교육방송 테잎 틀어주는 것이 전부고, 한문 숙어는 교재를 직접 만들어서 쓰고, 그네며 시소, 미끄럼틀과 장난감들은 남편이 모두 손수 만들어서 주었지요.

제가 저의 부모님께 받은 담장도 대문도 없는 무릎학교 교육을 1/10 정도 전달해 주었다고 봐야겠지요. 중학교까지도 밤 10시가 되면 불 끄고 잤어요. 늘 아버지가 꽃을 심고 동물들과 교감하고 필요한건 가능하면 만들어 쓰고 이런 생활에서 오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들이 모두 마음이 따뜻하고 제 할 일 알아서 잘 한답니다. 저희 가족들은 오늘도 땅 한 평 마음 한 평 가꾸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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