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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미래세대 위해 일회용품 줄여야" 일회용컵 이어 비닐 등 규제 방안 입법예고
한지안 기자 | 승인 2018.08.17 10:53
사진제공=뉴시스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서울 시내 대형 프렌차이즈 커피점에 들어가 주문을 하니 '매장에서 음료를 전부 드시고 가시냐'는 질문이 돌아왔다. 음료를 다 마시기 전에 나갈 계획이 있더라도 매장 내에서는 머그컵을 사용해야 한다는 말이었다. 남은 음료는 매장을 떠날 때 일회용 잔으로 옮겨준다고 커피점 직원은 설명했다.

이달 2일 정부의 일회용품 사용 규제가 시행된 이후 생긴 신풍경이다. 환경부는 지난 5월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50% 감축하고 재활용률을 기존 34%에서 70%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종합대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우리나라 국민 한 사람이 1년에 쓰는 플라스틱은 98kg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일회용품 규제 시행 이후 현장에서는 설거지 문제, 매장에 비치된 잔의 개수, 플라스틱 빨대 사용 등으로 인한 혼선이 빚어졌다. 일각에서는 커피점을 방문하는 고객들이 일회용 컵을 요구하는데 이를 거절하기가 어렵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회용품 사용 여부를 점검하지만 지자체별로 점검 기준이 달라 문제라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현장 상황을 반영해 대처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20일 환경부는 “자발적 협약 대상 21개 브랜드와 간담회를 갖고 다회용 컵 제공 등 협약 이행 모니터링 결과를 설명하는 하는 한편 업체들의 적극적인 개선조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날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자원순환사회연대가 자발적 협약 업체 21개 브랜드의 226개 매장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 중 99%의 업체가 텀블러 사용 시 할인 등 혜택을 제공했다. 다회용 컵 권유는 업체별로 편차가 컸다. 자원순환연대에 따르면 전체 협약 업체들의 다회용 컵 권유 비율은 44.3%였다.

스타벅스(70.3%), 엔제리너스커피(75%), 탐앤탐스(78.9%), 롯데리아(72.3%)가 다회용 컵 권유 비율이 높았고 KFC, 파파이스, 빽다방, 크리스피크림, 이디야커피 등은 다회용 컵 권유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들은 일선 매장에 7월 초에 다회용 컵이 배포되어 점검 당시 다회용 컵 우선 제공 실적이 저조했다고 설명했다.

협약 업체들은 “다회용 컵 제공을 위한 일선 매장의 교육과 공지 등을 통해 협약을 철저히 이행할 계획”이라며 8월부터 진행될 현장점검에 대해 “지자체별로 통일된 점검기준에 따라 점검을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플라스틱 빨대 사용량에 대한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협력업체는 빨대가 필요 없는 컵 뚜껑, 종이 빨대 등을 주요 대안으로 내놓고 있다. 엔제리너스커피, 던킨도너츠, 배스킨라빈스 등은 빨대가 필요 없는 컵 뚜껑을 출시한다는 계획이고 스타벅스와 빽다방은 이에 더해 종이 빨대 도입도 고려 중이다.

이에 더해 환경부는 14일 일회용품 사용 감소를 독려하겠다며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에 참여하는 커피전문점에 머그잔과 식기세척기 등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자발적 협약을 체결한 커피전문점을 대상으로 식기세척기 74대와 머그잔 2만여 개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환경부와 한국전자제품자원순환공제조합은 14일 서울 종로구 이디야커피 종로3가점에서 식기세척기와 머그잔 증정 행사를 진행했다. 공제조합은 이디야커피와 빽다방 가맹점 중 20평 이하인 소규모 매장 1331개를 대상으로 머그잔을 지원하고, 커피베이 등 7개 브랜드의 74개 매장을 대상으로 식기세척기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디야커피 본사는 자발적 협약 이행 독려를 위해 전 가맹점에 약 9만개의 다회용 컵을 무상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그간 현장에서 제기된 머그잔과 유리잔 등 다회용 컵 부족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사진제공=뉴시스

한편 환경부는 플라스틱 컵 규제를 바탕으로 비닐봉지에 대한 규제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환경부는 지난 2일 일회용 비닐 등에 대한 규제를 입법 예고했다. 대규모 점포 · 슈퍼마켓에 대해 일회용 봉투 사용 원천 금지를 도입하고 제과점 등은 일회용 봉투 무상제공 금지 대상에 추가한다는 내용이다.

환경부는 2일 “일회용 봉투의 사용을 억제하고 생산자책임 재활용 품목에 비닐 5종을 추가하는 내용의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자원재활용법)' 하위법령 개정안을 40일 동안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현재는 무상제공만 금지하고 있는 대규모 대형마트 · 슈퍼마켓에서의 일회용 봉투 사용을 전면 금지한다는 뜻이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이 금지되는 업체 수는 대규모 점포 2천 곳, 슈퍼마켓 1만1천 곳 등 총 1만3천 곳이다.

“대형마트 등은 2010년부터 환경부와 자발적 협약을 맺어 이미 비닐쇼핑백을 재사용 종량제 봉투, 빈박스, 장바구니 등으로 대체했다”며 “슈퍼마켓의 경우도 재사용 종량제 봉투 등 대체재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게 환경부의 설명이다.

환경부는 이번 개정안 시행이 전체 비닐 폐기물을 줄이는 데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2010년 기준으로 EU의 1인당 연간 비닐봉지 사용량은 198개다. 우리나라는 1인당 연간 약 3~400장을 소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동안은 일회용 봉투 무상제공금지 대상 업종에 포함되지 않았던 전국 1만 8천여 개 제과점도 일회용 비닐봉지를 무상으로 제공할 수 없게 된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제과점 등은 비닐봉지 다량 사용 업소이나 그간 규제를 받지 않았다”며 “2개 대형 프랜차이즈 제과업체의 연간 비닐봉지 사용량이 약 2억3천만 장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환경부는 “폐비닐의 경우 이물질 다량 혼입 등의 이유로 재활용에 드는 비용이 높아 생산자가 낸 분담금을 이용하여 재활용업체에 지원금이 지원되어야만 원활한 재활용이 가능한 구조”라며 “현행제도는 생산자 분담금 납부 대상에 포장재만 포함되고 세탁소 비닐 등은 제외되어 재활용업체의 부담이 가중되는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환경부는 이번 개정안과 별도로 비닐 재활용의무생산자의 재활용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생산자 분담금을 인상하고 재활용의무 규율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앞서 환경부는 비닐 재활용에 드는 비용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생산업계 및 재활용업계와 협의해 올해 7월부터 적용되는 비닐의 생산자 분담금을 1㎏당 326원으로, 재활용 지원금 단가를 1㎏당 293원으로 각각 6.2%와 8.1% 상향한 바 있다.

이에 더해 비닐의 재활용의무율 상향도 추진한다. 환경부는 “현재 66.6%인 재활용의무 규율을 2022년 기준 90.0%(장기 재활용 목표율)로 상향하여 내년도 재활용의무율부터 조정될 수 있도록 관련 고시 개정을 진행 중” 이라고 밝혔다.

환경부는 입법예고 기간 동안 이해 관계자, 국민 등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개정안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신선경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관은 "사용 규제와 생산자 책임 강화만으로는 폐기물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조금 불편하더라도 환경과 미래세대를 위해 1회용품의 사용을 줄이는 등 소비자의 자발적인 참여와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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