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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 제로 사회를 위한 반 플라스틱 운동
강창원 건국대학교 명예교수 | 승인 2018.07.18 14:43

[여성소비자신문]온 세계가 플라스틱과의 전쟁 중이다. 유엔에서도 지난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즈음하여 2018년도 주제를 ‘플라스틱 오염으로부터의 탈출(Beat Plastic Pollution)󰡑로 선정 발표하였다.

문재인 대통령도 ‘플라스틱 없는 하루󰡑를 제안하였다. 오늘날의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포장지, 식품용기, 자동차는 물론 건물에 이르기까지 플라스틱 없는 일상생활은 상상하기조차 힘들다. 가히 플라스틱 시대라고 할 수 있다.

플라스틱의 등장은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의 삶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켜준 물질혁명이었다. 플라스틱은 지구상의 제한된 자원인 돌, 쇠, 나무를 대신할 수 있는 소재로 개발되어 가볍고 편리할 뿐만 아니라 신속한 대량 생산이 가능하였기에 인간 생활의 편의성은 물론 다양한 산업 발전이 이루어졌다.

오늘날의 4차 산업혁명의 기틀을 마련해주었고 자연의 파괴와 훼손을 막는데도 기여하는 바가 크다. 그 결과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물건 가운데 60% 이상이 플라스틱으로서 이제는 오히려 우리의 환경과 생태계를 파괴하는 공해물질로 변하고 있어 반 플라스틱(anti-plastic) 운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통계에 의하면 전 세계적으로 연간 3억톤 이상의 플라스틱이 생산되고 사용 후 재사용 되거나 재활용 즉 리사이클링(recycling) 과정을 통하여 회수되지만 연간 1천만톤 이상은 바다로 휩쓸려 들어가 자연계 생태교란을 일으킨다고 한다.

전 세계의 재활용 플라스틱 폐기물 거래량 가운데 절반가량을 수입하던 중국이 플라스틱 공해의 심각성을 깨닫고 올해 1월부터 수입을 중단하였다. 그 결과 우리나라에서도 4월에 비닐류 플라스틱을 포함한 일부 재활용품의 수거 중단사태로 재활용 쓰레기 대란을 겪게 되었고 그제서야 우리 정부도 ‘재활용 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하는 등 대책 수립에 부산을 떨고 있다.

그나마 발표된 대책을 보면 2022년에는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30% 그리고 2030년에는 50%를 감축한다는 목표이다. 아울러 플라스틱 재활용 비율은 2022년에는 50% 그리고 2030년에는 70%로 높이는 목표를 세웠다.

이미 유럽 국가들은 플라스틱에 의한 환경오염 방지 대책으로 2015년부터 정부차원의 대책을 수립하였으나 여전히 플라스틱의 사용량에 큰 변화가 없게 되자 시민들의 자발적인 플라스틱 소비 안하기 운동 ‘플라스틱 어택(Plastic Attack)’ 캠페인이 시작되었다.

올해 3월 영국 남부지역에 위치한 작은 도시 케인샴(Keynsham)에서 주민 50여명이 슈퍼마켓에서 산 물품 포장에 쓰인 과도한 비닐, 플라스틱 상자들을 그 자리에 버리는 과대포장 근절운동이 시발점이 되었다.

그 후 이 캠페인의 동영상이 SNS를 통해 알려지자 유럽은 물론 홍콩에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환경단체 주관으로 대형마트 ‘과대포장 근절’, ‘플라스틱 쓰레기 근절’ 운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플라스틱의 편의성에 익숙해진 우리 국민들의 공감과 호응이 그다지 큰 것 같지 않다.

회수하거나 재활용되지 않는 플라스틱들이 자연계에 버려지거나 치약이나 화장품에 들어있는 플라스틱 알갱이들이 하수구를 통해서 생태계로 유입되면 이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계의 물리화학적인 작용으로 잘게 마모되면서 크기가 5mm 이하의 플라스틱 조각이 되고 이를 미세플라스틱(microplastic)이라고 부른다.

미세플라스틱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더 작은 입자로 쪼개져서 나노플라스틱(nanoplastic)이 된다. 이들 미세 및 나노플라스틱은 강과 바다 그리고 토양은 물론 공기를 오염시킨다. 그 결과물에서 서식하는 각종 미세조류, 물벼룩, 물고기와 같은 먹이사슬을 따라 우리의 음식이나 음료를 통하여 최종적으로 사람의 몸으로 전이된다.

대서양에서 수심이 300~600m에 사는 심해어의 70% 이상이 미세플라스틱에 오염되어있다는 최근 보도가 플라스틱 공해의 심각성을 잘 말해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플라스틱의 소각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또한 호흡기를 통한 흡입의 심각성 때문에 미세플라스틱을 ‘살인입자’, ‘죽음의 알갱이’로 불리워지고 있다.

이 때문에 자국의 재활용산업의 발달을 위해 외국으로부터 재활용 플라스틱을 대량 수입해오던 중국에서 환경오염과 주민들의 건강을 심각하게 손상시키는 유해산업으로 규제를 시작한 것이다.

중국에서 재활용 폐기물 수입 금지 조치의 심각성을 간파한 유럽연합(EU)의회는 플라스틱 감량, 재사용, 재활용을 강력하게 추진하기 위한 재활용 순환경제대책(Circular Economy Package, CEP)을 만들었고 영국도 플라스틱 법안(Plastic Pact)으로서 슈퍼마켓 일회용 비닐봉투, 일회용 포장 사용금지, 발생량 100% 재활용을 추진하고 있다.

이 모두가 플라스틱 폐기물의 연소처리를 막아 100% 물질순환 즉 ‘폐기물 제로(Zero waste)’를 목표로 하는 환경정책이다.

전 세계에서 맨 먼저 ‘폐기물 제로’ 운동을 선언한 나라는 뉴질랜드이다. 지방의회에서 2020년까지 매립쓰레기 제로(Zero Waste By 2020)를 구현하기 위해 중앙정부, 지방정부, 기업, 시민사회가 수행해 나가야할 역할을 규정하였다.

그 후 이태리와 네덜란드를 비롯한 유럽은 물론 미국 및 일본의 주요 도시들이 앞 다투어 폐기물 제로 운동에 착수하여 많은 진전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자원순환운동의 특징은 도시나 지방정부의 도움을 받아 주민들이 앞장서서 플라스틱 발생을 감량하고 재사용과 재활용 원칙을 준수해 나가는 것이다.

3년전 해양생물 전문가가 공개한 바다거북의 코에 꽂힌 플라스틱 빨대를 꺼내는 과정에서 피를 쏟아내며 고통스러워하는 동영상에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였고 미국 시애틀시는 올해 7월부터 시내 요식업소에서 빨대를 비롯한 일회용 플라스틱 숟가락, 포크, 칼 등의 사용을 금지하는 조례를 시행하였다.

미국의 대기업들도 이에 호응하여 세계적인 커피체인점 스타벅스가 2020년 이전에 전 세계 매장에서 플라스틱 빨대 사용중단을 선언하였다. 유럽연합도 3년 이내에 플라스틱 빨대나 용기 제품사용을 금지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던킨도너츠, 이케아, 플라스틱 장난감 레고 등 수많은 기업들이 플라스틱을 친환경물질로 대처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처럼 소비자들이 플라스틱의 환경교란과 개인 건강 위협을 알고 앞장서서 불편함과 경제적 부담을 감수하고라도 나 자신의 건강과 환경을 지키려할 때 정부도 기업도 협력자가 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번 반 플라스틱 운동이 폐기물 제로 사회로 나가는 강력한 추진력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강창원 건국대학교 명예교수  kkucwkang@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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